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인사에서 가장 강조하는 건 ‘능력과 성과에 따른 인사’다. 성별, 학벌, 지연 등을 배제하라는 것이 인사에 관한 구 회장의 제1의 주문이다. 이 같은 원칙은 그룹 내 여성 임원 비율에서 뚜렷하게 나타난다. LG그룹은 30대 그룹 중 전문 경영인에 여성 대표를 가장 많이 기용했고, 여성 사내이사 비율도 국내 6대 그룹 중 가장 높다.

26일 경제계에 따르면 지난해 30대 그룹 전 계열사 298곳의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LG그룹의 여성 사내이사 비율은 11.1%에 달했다. 사내이사 27명 중 3명이 여성이다. 이정애 LG생활건강 대표, 박애리 HS애드(옛 지투알) 대표, LG유플러스 최고재무책임자(CFO)에 오른 여명희 전무 등이다. 삼성전자(4.2%), SK그룹(3.6%)도 여성 사내이사 수가 3명으로 LG그룹과 같았는데, 전체 인원수와 비교하면 LG의 비율이 가장 높았다.

여성 사외이사 비율은 LG그룹이 올해 12명(31.6%)을 기록해 SK그룹(35.6%)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이어 삼성(27.4%), 롯데(24.2%), 현대자동차(23.6%), 포스코(13.6%) 순으로 조사됐다. 여성 임원 등용 문턱을 낮춘 덕분에 구 회장 취임 첫해인 2018년 2.9%(29명)에 불과하던 여성 임원 수는 올해 6.5%(61명)로 2배 넘게 증가했다.

LG 관계자는 “실력과 전문성을 겸비한 여성 인재를 기용해 리더십 다양성을 강화하고 있다”며 “성별, 출신과 상관없이 인재를 중용하는 경영 기조는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