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주요 대규모언어모델(LLM)과 기업 시스템을 연결해 주는 맞춤형 서비스를 줄줄이 선보인다. 오는 3분기 회의록을 작성해주는 인공지능(AI) 서비스를 내놓는 게 시작이다. 업종을 불문하고 모든 부서가 ‘AI 비서’를 10명쯤 거느리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사업 영역을 확장하기로 했다는 설명이다.

AI 비서 군단의 시대

26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올 3분기 기업용 AI 서비스 ‘회의록 작성 솔루션’을 출시한다. 하나의 특정 LLM을 사용하지 않고, 각 기업이 원하는 LLM을 적용해 맞춤형으로 제공하는 게 특징이다. AI가 사람 직원을 대신해 회의 내용을 요약하고 후속 업무 프로세스를 정리해준다.

SK텔레콤은 여러 영역에서 활약하는 ‘AI 비서 군단’을 준비 중이다. 법무와 인적자원(HR), 제조, 영업 등 서비스 범위에 제한을 걸어놓지 않았다. 자체 개발한 ‘에이닷엑스’ 외에 오픈AI ‘GPT 4’, 구글 ‘라마2’, 앤스로픽 ‘클로드2’ 등 다양한 LLM을 활용한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시스템 통합(SI) 프로젝트에 준하는 수준으로 고객 맞춤형 솔루션을 내놓겠다는 포석이다. 회사 관계자는 “요즘은 기업들이 ‘우리를 위한 맞춤형 AI 서비스를 쓸 방법이 없느냐’고 먼저 물어본다”며 “기업용 AI 비서 시장은 확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말했다.

지난 1월엔 ‘엔터프라이즈 AI 마켓’도 선보였다. AI 마켓은 기업 관리자가 생성형 AI 앱을 혼자서 만들 수 있게 한 제작 도구다. 코딩 지식 없이 간단한 명령어를 입력하는 것만으로 사내에서 쓸 수 있는 AI 서비스를 만들 수 있다. 이미 스타트업과 공공기관 등 200개사가 플랫폼을 체험 중이다.

SK텔레콤은 올해부터 AI 사업으로 돈을 벌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관련 투자도 늘리고 있다. 지난달 SK텔레콤 전체 인력 5286명 중 AI 인력은 40%(2118명)다. AI 인력 비중은 지난해 1월(1545명) 30%에서 10%포인트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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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끈 달아오른 AI 솔루션 시장

업계에선 기업용 AI 비서 시장과 범용 AI 비서 시장이 분리될 것으로 보고 있다. 날것 그대로의 LLM 서비스는 보안과 전문성 등에서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결산 보고서를 만들어줘”라고 요청했을 때 기업 내부의 보안 데이터를 활용해 해당 기업 내부 양식에 맞는 결과물을 내놓을 수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네이버, KT, LG 등도 기업용 AI 사업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기업 소비자 간 거래(B2C) 서비스로 기술력을 드러내고 수익은 기업 간 거래(B2B) 서비스로 올리겠다는 전략이다. 삼성SDS는 지난 2일 메일·메신저 대화 요약, 메일 초안 작성 등을 도와주는 기업용 생성 AI 서비스 ‘브리티 코파일럿’을 출시했다. SK C&C도 지난달 재무 정보와 시장 동향 파악에 최적화된 기업용 AI 솔루션 ‘솔루어’를 내놨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