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성장 동력으로 떠오른 '지속가능성'
ESG(환경·사회·지배구조)가 기업 경영의 핵심으로 떠오른 지 수년이 지난 지금, 지속가능성 전략은 모든 산업의 생존에 선택이 아니라 필수 요소로 자리 잡았다. 비재무적 가치를 확장하자는 의미에서 시작된 ESG는 점차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하기 위한 실효성 있는 전략으로 나아가고 있다.

‘2024 KPMG 미국 최고경영자(CEO) 전망 조사’에 따르면 미국 CEO 대다수가 지속가능성 투자를 통해 5년 내 유의미한 수익성을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SG 전략은 인플레이션 극복, 공급망 개선 등을 제치고 기업 경영의 최우선 순위로 선정됐다. 기업이 지속가능성 전략을 고려할 때 향후 경제 수익과 성장까지 도모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의 지속가능성 목표를 달성하려면 지역 사회와의 신뢰가 우선 구축돼야 한다. 장기적인 가치 창출을 위해선 지정학적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지역사회 전반의 지속적인 투자를 촉진해야 하기 때문이다. 기업과 정부는 핵심 이해관계자 설정, 규제 조정, 형평성 추구 등 지속가능성 목표를 명확히 설정하고 공동 성장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사회적 문제를 명확히 파악하고 이를 개선하는 것에 기여한다면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할 수 있다. 글로벌 PC 브랜드 HP는 지역사회와 상생하고 자원 순환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한 ‘우리 순E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취약계층 5000여 명을 대상으로 자원순환 실천 및 디지털 형평성을 위한 교육을 하고 258㎏에 달하는 폐전자제품을 수거했다. 지속가능한 지역사회 발전과 탄소중립 환경 구축을 위해 시민들과 함께 노력하며 장기적인 순환 경제를 창출한다는 방침이다.

제조업계는 탄소 배출 및 폐기물을 최소화하기 위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순환형 제품과 서비스 제공 프로세스를 탄탄히 구축함으로써 지구와 상생하는 동시에 비즈니스의 성장 또한 가속화한다는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폐기물 감소에 따른 비용 절감을 미리 예측하는 서비스, 저비용 고품질의 재생 제품 가공법 등 실효성 있는 순환성 솔루션을 선보여 왔다.

일례로 포장재 기술의 투자는 유통 과정의 효율성을 높이는 동시에 고객의 지속가능성 목표를 지원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법이다. HP는 배송 과정에서 플라스틱 포장재를 추가하는 대신 제품 및 배송 정보를 상자에 바로 인쇄하는 포장 솔루션을 통해 매년 수t의 플라스틱 소비를 절감했다.

인공지능(AI)과 같은 첨단 기술도 지속가능성 분야에서 핵심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IBM 기업가치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국내 경영진 64%는 생성형 AI가 지속가능성 목표 달성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데 동의하고, 71%는 이를 위한 투자를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기업들은 AI 기술을 통해 매출 증대, 인력 개발, 리소스 효율 개선 등 다양한 성장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2년 내 모든 업계에 확산할 것으로 예측된다.

테크기업은 AI 장착 제품을 출시하며 전력 소모량을 절감할 기술을 선보였다. HP는 CES 2024에서 AI 기술로 전원 모드에 따라 주사율을 자동 전환하는 ‘자동 DDR(Auto Dynamic Refresh Rate)’ 기능을 공개했다. 배터리 시간을 최대 20% 늘려 전력을 크게 줄일 수 있는 방법이다.

지속가능성 전략은 사회적 책임을 달성한다는 당위적인 목표를 넘어 기업의 수익성 개선에도 도움을 준다는 점에서 충분한 투자 가치를 지니고 있다. 모든 기업이 장기적인 가치에 중점을 두고 사업 전반에 지속가능성 전략을 고려한다면 더 풍요로운 사회를 향한 긍정적인 변화를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