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테무 판치는데…" 대형마트 새벽배송 규제 드디어 풀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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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구 전국 최초로…
7월부터 대형마트 영업시간 제한 풀어
업계에선 "늦었지만 의미 있는 조치"
7월부터 대형마트 영업시간 제한 풀어
업계에선 "늦었지만 의미 있는 조치"
두 아이를 키우는 부모이자 야간근무가 잦은 IT회사 직장인 부부인 양모씨(43)·김모씨(42)는 밤늦게 퇴근을 하고 나면 종종 새벽배송 업체 앱(애플리케이션)을 켠다. 전날 장을 봐야 할 때가 있기 때문이다. 고기나 과일은 직접 눈으로 보고 구입하거나 가까운 마트에서 배송받고 싶지만 밤 10~12시가 되면 문을 닫아 주문할 수 없어서다.
이처럼 생활 양식 변화로 새벽 장보기나 새벽배송 등에 대한 수요가 늘었지만 국내 대형마트는 영업시간 규제로 새벽배송이 막혀 있었다. 그런데 서울 서초구가 전국에서 처음으로 대형마트 영업시간 제한을 대폭 풀었다. 이렇게 되면 이커머스처럼 대형마트도 새벽배송이 가능해진다. 소비자 편의와 선택권 제고, 대형마트 역차별 해소 차원에서 의미 있는 행보라는 평가가 나온다.
현행 유통산업발전법은 지자체장이 대형마트·기업형슈퍼마켓(SSM)에 영업시간 제한을 명령하거나 의무휴업일을 지정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지자체장이 오전 0~10시 범위에서 영업시간을 제한할 수 있고, 매월 공휴일 2일을 의무휴업일로 지정할 수 있다. 평일도 의무휴업일로 지정할 수 있지만 마트 노동조합·소상공인 단체 등 이해당사자와 합의 과정을 반드시 거쳐야 한다.
이에 따라 대부분 지자체에선 영업시간 제한을 적용하고 있다. 이를 서초구가 행정예고를 통해 온라인 영업시간 제한을 사실상 전면 해제한 것이다. 이번 조치를 적용받는 업체는 구 내 4개 대형마트(이마트 양재점·롯데마트 서초점·킴스클럽 강남점·코스트코 양재점)와 33개의 준대규모점포(롯데슈퍼·홈플러스 등)다. 구는 앞으로 유통업상생발전협의회를 개최, 최종 고시 공고 등의 절차를 거쳐 7월에 대형마트의 영업시간 제한을 변경하는 조치를 시행할 계획이다.
그간 대형마트가 새벽에 문을 닫는 동안 반사이익은 이커머스 업체들이 누렸다. 최근엔 ‘알테쉬(알리익스프레스·테무·쉬인)’로 대표되는 중국 유통업체들(C커머스)의 공세 수위가 높아지면서 국내 유통업계 역차별 논란도 나왔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주요 유통업체 중 대형마트의 매출 비중은 2014년 27.8%에서 꾸준히 하락해 지난해 12.7%로 급감했다. 온라인 유통업체의 매출 비중은 같은 기간 28.4%에서 50.5%로 배 가까이 뛰어올랐다. 이 같은 추세에 2019년 423개였던 대형마트는 2023년 401개로 22곳이 폐점했다.
그간 대형마트 영업시간 제한은 전국 점포를 물류 거점으로 삼아 인근 지역에 배송할 수 있는 사업 기회를 원천 차단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뒤늦게 정부나 지자체가 영업시간 제한을 풀어도 점포별 배송망 구축 비용과 효율성을 따져봐야 한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영업시간 규제가 없었다면 앞서 전국 대형마트들이 새벽배송 시스템을 도입했을 것”이라며 “이미 시장 판도가 이커머스 업체로 넘어간 상황이라 사업 효율성 등을 고려할 때 오프라인 유통업체가 곧바로 새벽배송을 도입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타이밍'은 아쉽단 얘기다. 정부가 뒤늦게 대형마트 영업 규제를 풀겠다고 했지만 나서는 지자체는 거의 없다. 지자체 조례 개정에 의존하기보다 정부가 나서 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현실적인 유통 환경과 맞지 않는 낡은 규제가 바뀌지 않는 동안 현 새벽배송 시스템에서 소외된 소비자들은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 이커머스 새벽배송은 물류센터 구축 현황과 효율성을 고려해 인구가 집중된 수도권과 6개 광역시(부산·대구·인천·광주·대전·울산), 인근 일부 지역에만 제공된다. 이들 지역을 제외한 나머지 중소도시에서는 새벽배송을 원해도 이용할 수 없는 셈이다.
소외 지역 고객의 새백배송 수요는 누적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대한상공회의소가 소비자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새벽배송 서비스가 없는 지역의 소비자 84%가 새벽배송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소비자 10명 중 9명은 "집 근처 대형마트가 새벽배송을 제공하면 이용하겠다"고 답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이처럼 생활 양식 변화로 새벽 장보기나 새벽배송 등에 대한 수요가 늘었지만 국내 대형마트는 영업시간 규제로 새벽배송이 막혀 있었다. 그런데 서울 서초구가 전국에서 처음으로 대형마트 영업시간 제한을 대폭 풀었다. 이렇게 되면 이커머스처럼 대형마트도 새벽배송이 가능해진다. 소비자 편의와 선택권 제고, 대형마트 역차별 해소 차원에서 의미 있는 행보라는 평가가 나온다.
서초구, 최초로 대형마트 영업시간 제한 푼다
서초구는 27일 대형마트 및 준대규모점포의 영업제한 시간을 기존 오전 0∼8시(8시간)에서 오전 2∼3시(1시간)로 변경하는 내용의 행정예고를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관내 대형마트는 사실상 영업시간 제한을 받지 않고 새벽배송을 포함한 전면적 온라인 영업이 가능하게 됐다. 지방자치단체가 국회와 정부보다 먼저 유통환경 변화에 대응해 규제를 개선한 것이다. 앞서 구는 지난 1월 서울 자치구 최초로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을 일요일에서 평일로 전환하기도 했다.현행 유통산업발전법은 지자체장이 대형마트·기업형슈퍼마켓(SSM)에 영업시간 제한을 명령하거나 의무휴업일을 지정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지자체장이 오전 0~10시 범위에서 영업시간을 제한할 수 있고, 매월 공휴일 2일을 의무휴업일로 지정할 수 있다. 평일도 의무휴업일로 지정할 수 있지만 마트 노동조합·소상공인 단체 등 이해당사자와 합의 과정을 반드시 거쳐야 한다.
이에 따라 대부분 지자체에선 영업시간 제한을 적용하고 있다. 이를 서초구가 행정예고를 통해 온라인 영업시간 제한을 사실상 전면 해제한 것이다. 이번 조치를 적용받는 업체는 구 내 4개 대형마트(이마트 양재점·롯데마트 서초점·킴스클럽 강남점·코스트코 양재점)와 33개의 준대규모점포(롯데슈퍼·홈플러스 등)다. 구는 앞으로 유통업상생발전협의회를 개최, 최종 고시 공고 등의 절차를 거쳐 7월에 대형마트의 영업시간 제한을 변경하는 조치를 시행할 계획이다.
그간 대형마트가 새벽에 문을 닫는 동안 반사이익은 이커머스 업체들이 누렸다. 최근엔 ‘알테쉬(알리익스프레스·테무·쉬인)’로 대표되는 중국 유통업체들(C커머스)의 공세 수위가 높아지면서 국내 유통업계 역차별 논란도 나왔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주요 유통업체 중 대형마트의 매출 비중은 2014년 27.8%에서 꾸준히 하락해 지난해 12.7%로 급감했다. 온라인 유통업체의 매출 비중은 같은 기간 28.4%에서 50.5%로 배 가까이 뛰어올랐다. 이 같은 추세에 2019년 423개였던 대형마트는 2023년 401개로 22곳이 폐점했다.
대형마트들 "규제 개선은 반갑지만…"
소비 침체로 위축된 대형마트 업계는 영업시간 제한이 풀리는 것 자체는 반기는 분위기다. 그간 부진했던 업황을 반전시키는 시작점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온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규제 형평성 관점에서 정책과 제도가 개선되어 가는 과정이라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며 “소비자 입장에서도 쇼핑 선택지가 넓어지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그간 대형마트 영업시간 제한은 전국 점포를 물류 거점으로 삼아 인근 지역에 배송할 수 있는 사업 기회를 원천 차단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뒤늦게 정부나 지자체가 영업시간 제한을 풀어도 점포별 배송망 구축 비용과 효율성을 따져봐야 한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영업시간 규제가 없었다면 앞서 전국 대형마트들이 새벽배송 시스템을 도입했을 것”이라며 “이미 시장 판도가 이커머스 업체로 넘어간 상황이라 사업 효율성 등을 고려할 때 오프라인 유통업체가 곧바로 새벽배송을 도입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타이밍'은 아쉽단 얘기다. 정부가 뒤늦게 대형마트 영업 규제를 풀겠다고 했지만 나서는 지자체는 거의 없다. 지자체 조례 개정에 의존하기보다 정부가 나서 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현실적인 유통 환경과 맞지 않는 낡은 규제가 바뀌지 않는 동안 현 새벽배송 시스템에서 소외된 소비자들은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 이커머스 새벽배송은 물류센터 구축 현황과 효율성을 고려해 인구가 집중된 수도권과 6개 광역시(부산·대구·인천·광주·대전·울산), 인근 일부 지역에만 제공된다. 이들 지역을 제외한 나머지 중소도시에서는 새벽배송을 원해도 이용할 수 없는 셈이다.
소외 지역 고객의 새백배송 수요는 누적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대한상공회의소가 소비자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새벽배송 서비스가 없는 지역의 소비자 84%가 새벽배송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소비자 10명 중 9명은 "집 근처 대형마트가 새벽배송을 제공하면 이용하겠다"고 답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