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비싸도 50만원이면 돼요"…SNS 광고 모델의 실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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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로 만든 '가상인간'이 광고 모델로
실사와 구분 어려울 정도로 정교해
맞춤형에 더 저렴한 가격으로 '각광'
"과대광고·초상권 등 역기능 우려도"
실사와 구분 어려울 정도로 정교해
맞춤형에 더 저렴한 가격으로 '각광'
"과대광고·초상권 등 역기능 우려도"
'인간'인 줄 알았는데, '인간'이 아니었다.
'10억 인플루언서' 로지, 롯데홈쇼핑과 SSG닷컴 쇼호스트인 루시와 와이티 등 버추얼 모델이 수년 전부터 등장하기 시작하더니 아예 생성형 인공지능(AI) 기술을 이용해 AI 모델을 제공하는 업체들까지 나타났다. 실제 모델을 섭외할 때보다 더 저렴한 가격으로 광고 제작이 가능하고, 업체 맞춤형 이미지를 제작하기 용이하다는 점에서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후문이다.
AI란 딥러닝 기술을 통해 텍스트, 이미지 등 기존 콘텐츠의 방대한 패턴을 학습한 뒤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것을 뜻한다. AI 모델 역시 AI가 실제 광고 모델의 이미지에서 학습한 여러 정보를 바탕으로 만들어낸 가상 인물이다. 최근엔 AI 기술이 발전하면서 실제 사람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정교해졌다는 평이다.
프리랜서 마켓 플랫폼인 크몽에 등록된 'AI 모델 제작 업체'는 개인과 사업자를 포함해 총 220여개에 달한다. 이들은 고객이 원하는 조건과 상품에 맞춰 실제 사람과 똑같은 광고 이미지를 만들어준다. 패션, 화장품, 전자기기 등 전혀 다른 업종도 소화할 수 있다. 지난해 8월부터 사업자 등록을 내고 본격적으로 AI 모델 제작업체를 운영 중인 30대 박모씨는 "AI 툴을 사용한다는 점에서 고객의 요청 사항이 어떤 것이든 반영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예 처음부터 제품 내용만 전달받고 모델 이미지를 만들거나, 옷만 입힌 마네킹 사진을 바탕으로 AI 이미지를 덧씌우기도 한다"며 "한 번은 실제 모델로 찍은 이미지 사진을 가져와 제품 컨셉에 맞게 얼굴을 다른 인종으로 바꿔 달라고 요청한 고객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핵심은 AI 모델은 말 그대로 실존 인물이 아니기 때문에 초상권 문제에서 자유롭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가격도 1만원대에서 최대 50만원까지 천차만별이다. 고객 요청에 따라 가격이 추가되는 식이다. 박씨는 "특히 손가락으로 제품을 쥐고 있는 모습 등은 고단위 작업이라 추가 요금을 받고 있다"며 "시간이 얼마나 들어가는 작업인지에 따라 가격이 다르지만, 10~20만원대에 형성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격대가 높지 않아도 한 달에 30건 정도 꾸준히 의뢰가 들어오고, 최근 이보다 더 느는 추세"고 덧붙였다.
고객 입장에선 실제 모델을 고용할 때보다 시간과 비용은 줄이고, 맞춤형 광고 이미지를 만들 수 있어 만족감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모델과 현장 직원 인건비는 물론 편집비 등 추가로 필요한 실제 모델 광고 비용보다 AI 모델을 통한 광고가 더 저렴하다.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는 30대 최모씨도 지난 3월 사회관계망네트워크(SNS)에 올릴 광고에 AI 모델을 활용했다. 그는 "40만원 정도가 들었는데 만약 실제 모델을 써서 광고를 진행했다면 아마 그 두 배는 들었을 것"이라며 "실제 사람과 똑같고, 오히려 AI란 점이 눈길을 끄는 요소도 됐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선 부작용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유명 연예인의 얼굴을 AI 학습에 활용하는 초상권에 대한 문제 제기는 꾸준히 이어지고 있고, 제품에 대한 과장, 과대, 허위 광고에 AI 모델이 사용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가령 다이어트 보조제의 경우, 실제로 효과 유무를 보여줄 수 없는 AI 모델이 실제 사람처럼 등장할 경우, 소비자들이 속기 쉽다는 것.
이러한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콘텐츠 산업 진흥법 개정이 추진됐다. 이 개정안은 AI를 통해 생성한 이미지 등 콘텐츠에 의무적으로 AI란 사실을 고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21대 국회에선 발의에 실패했다.
김명주 서울여대 정보보호학과 교수는 "이미 유럽연합(EU)에선 AI 여부를 반드시 표기하는 규제가 시행되고 있고, 미국도 작년 10월 행정 명령을 통해 이를 의무화했다"며 "우리나라만 아직 법안 추진이 지지부진한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김 교수는 또 "AI는 기술 발전 속도도 빠르고, 그 기술이 산업에 적용되는 건 더 빠르다"며 "충분히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을 파악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성진우 한경닷컴 기자 politpeter@hankyung.com
'10억 인플루언서' 로지, 롯데홈쇼핑과 SSG닷컴 쇼호스트인 루시와 와이티 등 버추얼 모델이 수년 전부터 등장하기 시작하더니 아예 생성형 인공지능(AI) 기술을 이용해 AI 모델을 제공하는 업체들까지 나타났다. 실제 모델을 섭외할 때보다 더 저렴한 가격으로 광고 제작이 가능하고, 업체 맞춤형 이미지를 제작하기 용이하다는 점에서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후문이다.
AI란 딥러닝 기술을 통해 텍스트, 이미지 등 기존 콘텐츠의 방대한 패턴을 학습한 뒤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것을 뜻한다. AI 모델 역시 AI가 실제 광고 모델의 이미지에서 학습한 여러 정보를 바탕으로 만들어낸 가상 인물이다. 최근엔 AI 기술이 발전하면서 실제 사람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정교해졌다는 평이다.
프리랜서 마켓 플랫폼인 크몽에 등록된 'AI 모델 제작 업체'는 개인과 사업자를 포함해 총 220여개에 달한다. 이들은 고객이 원하는 조건과 상품에 맞춰 실제 사람과 똑같은 광고 이미지를 만들어준다. 패션, 화장품, 전자기기 등 전혀 다른 업종도 소화할 수 있다. 지난해 8월부터 사업자 등록을 내고 본격적으로 AI 모델 제작업체를 운영 중인 30대 박모씨는 "AI 툴을 사용한다는 점에서 고객의 요청 사항이 어떤 것이든 반영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예 처음부터 제품 내용만 전달받고 모델 이미지를 만들거나, 옷만 입힌 마네킹 사진을 바탕으로 AI 이미지를 덧씌우기도 한다"며 "한 번은 실제 모델로 찍은 이미지 사진을 가져와 제품 컨셉에 맞게 얼굴을 다른 인종으로 바꿔 달라고 요청한 고객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핵심은 AI 모델은 말 그대로 실존 인물이 아니기 때문에 초상권 문제에서 자유롭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가격도 1만원대에서 최대 50만원까지 천차만별이다. 고객 요청에 따라 가격이 추가되는 식이다. 박씨는 "특히 손가락으로 제품을 쥐고 있는 모습 등은 고단위 작업이라 추가 요금을 받고 있다"며 "시간이 얼마나 들어가는 작업인지에 따라 가격이 다르지만, 10~20만원대에 형성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격대가 높지 않아도 한 달에 30건 정도 꾸준히 의뢰가 들어오고, 최근 이보다 더 느는 추세"고 덧붙였다.
고객 입장에선 실제 모델을 고용할 때보다 시간과 비용은 줄이고, 맞춤형 광고 이미지를 만들 수 있어 만족감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모델과 현장 직원 인건비는 물론 편집비 등 추가로 필요한 실제 모델 광고 비용보다 AI 모델을 통한 광고가 더 저렴하다.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는 30대 최모씨도 지난 3월 사회관계망네트워크(SNS)에 올릴 광고에 AI 모델을 활용했다. 그는 "40만원 정도가 들었는데 만약 실제 모델을 써서 광고를 진행했다면 아마 그 두 배는 들었을 것"이라며 "실제 사람과 똑같고, 오히려 AI란 점이 눈길을 끄는 요소도 됐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선 부작용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유명 연예인의 얼굴을 AI 학습에 활용하는 초상권에 대한 문제 제기는 꾸준히 이어지고 있고, 제품에 대한 과장, 과대, 허위 광고에 AI 모델이 사용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가령 다이어트 보조제의 경우, 실제로 효과 유무를 보여줄 수 없는 AI 모델이 실제 사람처럼 등장할 경우, 소비자들이 속기 쉽다는 것.
이러한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콘텐츠 산업 진흥법 개정이 추진됐다. 이 개정안은 AI를 통해 생성한 이미지 등 콘텐츠에 의무적으로 AI란 사실을 고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21대 국회에선 발의에 실패했다.
김명주 서울여대 정보보호학과 교수는 "이미 유럽연합(EU)에선 AI 여부를 반드시 표기하는 규제가 시행되고 있고, 미국도 작년 10월 행정 명령을 통해 이를 의무화했다"며 "우리나라만 아직 법안 추진이 지지부진한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김 교수는 또 "AI는 기술 발전 속도도 빠르고, 그 기술이 산업에 적용되는 건 더 빠르다"며 "충분히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을 파악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성진우 한경닷컴 기자 politpe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