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란 핵개발 비난 IAEA 결의 막으려 '유럽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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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리트저널(WSJ)은 27일(현지시간) 관련 사정에 밝은 외교관들을 인용해 "영국과 프랑스가 내달 초 IAEA 이사회에서 이란의 핵 프로그램 진전을 비난하는 결의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미국이 이를 반대하고 나섰다"고 보도했다. 과거 미국 등 서방과 이란은 이란이 핵무기 개발을 중단하는 대가로 대이란 경제제재를 해제한다는 내용의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를 추진했다.
그러나 2018년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JCPOA에서 탈퇴한 이래 이란은 국제사회의 핵사찰을 거부해 왔다. 이런 가운데 이란은 농축 우라늄의 순도를 60%까지 높이고 비축량을 높이는 등의 움직임도 보여왔다. 이에 영국과 프랑스 등은 "이란의 핵 개발에 이제는 선을 그을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유럽 국가들의 제안대로 IAEA 이사회가 비난 결의를 채택할 경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서 이란 핵 문제를 다룰 길이 열리게 된다.
그러나 미국은 "내달 IAEA 이사회에 이란 핵 프로그램 비난 결의안이 상정되면 기권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여러 다른 회원국에도 기권을 종용하는 등 압력을 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정부는 비난 결의안 채택 시 이란과의 강대강 국면이 되풀이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IAEA의 핵 사찰 등 압박에도 이란이 핵 프로그램을 더욱 확대하는 등 강경하게 대응해왔다는 점에서다.
특히 지난 19일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이 헬기 사고로 사망하면서 이란이 선거 국면에 돌입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국제사회의 비난 결의안 채택으로 인한 불확실성이 더욱 커진다고 일부 미 당국자들은 말했다. 이란은 자국의 핵 개발이 순전히 평화적 목적으로 이뤄지는 민간 프로그램이란 입장이지만, IAEA는 이란이 최소 3개의 핵탄두를 생산 가능한 분량의 농축 우라늄을 확보했다고 보고 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