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사진=한경DB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사진=한경DB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가 27억7000만원에 공매로 나왔다. 매수자를 찾을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28일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에 따르면 은마아파트 전용 84㎡ 한 채에 대한 공매가 내달 10일 예정됐다. 집주인이 세금을 장기 체납해 세무서가 압류한 물건이다. 10일부터 12일까지 인터넷으로 입찰받는다.

해당 주택은 12층이며 감정가는 27억7000만원이다. 지난달 은마아파트 전용 84㎡가 24억5000만원(1층)부터 25억9000만원(9층) 사이에 거래된 점을 감안하면 시세보다 2억원 가까이 비싸다고 볼 수 있다. 1회 유찰마다 최저 입찰가가 10%씩 낮아지기에 1회 이상 유찰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시세보다 비싸지만, 실거주 의무는 면제된다. 은마아파트가 자리한 강남구 대치동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어 있다. 토지를 취득하려면 시·군·구청장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주택의 경우 최소 2년 이상 실거주하는 경우에만 취득을 허용한다. 하지만 경·공매의 경우 이러한 실거주 의무를 적용받지 않기에 낙찰받고 바로 임대를 줄 수 있다.

명도소송 분쟁에 휘말릴 수 있다는 점은 주의해야 한다. 경매는 인도명령을 통해 주택을 점유한 이전 소유자나 세입자를 내보낼 수 있지만, 공매는 인도명령 제도를 적용받지 않기에 직접 명도 소송에 나서야 할 수도 있다. 이번 물건도 전입세대 확인서에 2세대가 등록된 것으로 알려졌다.

조합원 지위 양도 여부도 확인해야 할 부분이다. 투기과열지구 내 재건축 아파트는 조합 설립 이후 매매 시 조합원 지위 양도가 불가하다. 공공·금융기관 채무불이행으로 경·공매에 나온 경우 지위 양도가 가능하지만, 조합원 물건이 아니라면 현금청산 대상이 될 수 있다.

한편 은마아파트는 1979년 28개 동 4424가구로 준공돼 강남 재건축 대어로 꼽힌다. 지난해 최정희 조합장이 선출되며 재건축 조합이 출범했지만, 비대위 격인 은마소유자협의회(은소협)과 내홍을 겪으며 최 조합장의 직무가 정지됐다. 이에 따라 1월 말 서울시에 제출 예정이던 49층 변경안도 무산됐고 병행해 준비 중이던 건축심의도 중단되는 등 재건축 사업이 차질을 빚고 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