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돌프 디젤, 영원히 잊혀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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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 확대경

야마사키가 독일을 다시 찾았을 때는 1953년이다. 자신의 청년 시절을 떠올리며 디젤 엔진 발상지인 아우구스부르크를 찾았지만 어느 누구도 루돌프 디젤을 기억하거나 기념하는 것이 없자 곧바로 기념비를 만들기로 했다. 1957년 개관한 루돌프 디젤 메모리얼 그로브의 설립 배경이다. 일본에서 만든 정원을 그대로 옮겼으며 루돌프 디젤 탄생 100주년 및 디젤 엔진 탄생 60주년을 기념했다.
그래서 공기를 이용한 방법을 찾아낸 것이 디젤 엔진이다. 압축된 공기에 연료를 뿌리면 자연 착화가 일어난다는 점에 주목했다. 당시 기술로는 저절로 불이 붙을 만큼 공기를 압축하는 것이 불가능한 일로 여겨졌지만, 루돌프 디젤은 팜플렛을 휴대하며 연구비를 지원해 줄 회사를 찾아 다녔다. 마침내 아우구스부르크 기계제작소(현재 MAN)의 후원을 받았다. 물론 실용화에 성공할 경우 판매권을 양도한다는 조건이었고 마침내 1894년 2월 루돌프 디젤은 엔진 개발에 성공했다.
디젤 엔진은 에너지 효율이 높은 경제형 엔진으로 알려지면서 유럽과 미국에서 광산, 선박, 기차, 건설장비, 트랙터용 엔진으로 날개 돋친 듯 팔렸다. 순식간에 루돌프 디젤은 백만장자가 됐지만 시기와 질투도 상당했다. 특히 가솔린 및 증기 엔진 제조사들의 중상 모략이 심했다. 그러다 1913년 9월 영국에 세워진 디젤 엔진 공장 준공식에 참석하기 위해 기선을 타고 도버 해협을 건너던 중 실종됐다. 그로부터 2주 후 시체가 발견됐지만 사망 이유는 아무도 알지 못했다.
그러나 이제는 루돌프 디젤의 이름도 서서히 잊혀가는 중이다. 승용 부문에서 디젤의 존재감은 사라진 지 오래고 상용도 조금씩 대안을 찾아가려 한다. 시간이 흐를수록 에너지도 바뀔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분야가 디젤이다.
권용주 국민대 자동차운송디자인 겸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