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품 꺼진 골프웨어…"고가 논란에 MZ 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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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3 백화점서 매출 줄어
1~4월 두 자릿수 감소율 보여
크리스에프앤씨, 영업이익 90%↓
PXG·풋조이 등 줄줄이 역성장
젊은층, 테니스 등으로 갈아타
"아웃도어 시장 전철 밟을 수도"
1~4월 두 자릿수 감소율 보여
크리스에프앤씨, 영업이익 90%↓
PXG·풋조이 등 줄줄이 역성장
젊은층, 테니스 등으로 갈아타
"아웃도어 시장 전철 밟을 수도"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급성장한 골프웨어 시장 거품이 빠른 속도로 꺼지고 있다. 고물가, 고금리에 따른 소비 침체가 심화하는 데다 골프웨어 시장 큰손으로 떠오른 Z세대가 시간과 비용이 상대적으로 덜 드는 레저스포츠로 눈을 돌리면서 수요가 눈에 띄게 줄고 있다. 골프 열풍에 올라탄 의류업체들이 프리미엄 이미지를 앞세워 지나치게 가격을 올린 것도 영향을 미쳤다.
28일 유통·패션업계에 따르면 롯데, 신세계, 현대백화점 매출 1위 점포(롯데 잠실점, 신세계 강남점, 현대 판교점)의 올해 1~4월 골프웨어 부문 매출(올해 입점 브랜드 제외)은 전년 동기 대비 두 자릿수 감소율을 보였다. 신세계 강남점은 골프웨어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12.7% 줄었다. 지포어, PXG, 말본골프, 타이틀리스트 등 주요 브랜드가 부진한 판매 실적을 낸 여파다. 매출 상위 10개 브랜드 중 던롭, 풋조이, 어메이징크리 등 3개 브랜드만 매출이 늘었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VIP 고객들의 소비는 큰 변동이 없었지만 20~40대 젊은 층, 여성 고객의 수요가 감소했다”고 말했다.
크리스에프앤씨, 로저나인, 아쿠쉬네트코리아 등 주요 골프웨어 업체들의 실적도 하락세다. 파리게이츠, 핑, 세인트앤드류스 등 브랜드를 보유한 업계 매출 1위 크리스에프앤씨는 올해 1분기 매출 701억원, 영업이익 6억원을 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6%, 영업이익은 91.3% 줄었다. 크리스에프앤씨의 영업이익은 작년에도 전년보다 40% 넘게 급감했다. PXG를 판매하는 로저나인과 타이틀리스트, 풋조이를 소유한 아쿠쉬네트코리아도 지난해 매출이 뒷걸음쳤다.
패션업계에서는 골프웨어 시장이 성장 둔화를 넘어 하락세에 접어들었다는 진단이 나온다. 한 패션업체 관계자는 “지난해 엔데믹이 본격화한 후 해외여행 증가 등으로 수요가 줄 것으로 예상했지만 감소 폭이 너무 크다”고 말했다. 코로나 시기 골프웨어의 새로운 핵심 소비층으로 부상한 Z세대는 최근엔 휴일 온종일, 수십만원의 비용을 들여야 하는 골프보다 일상에서 쉽게 즐길 수 있는 테니스 등 다른 스포츠로 이동하는 추세다.
다른 나라보다 지나치게 비싼 제품 가격도 소비자에게 외면받은 이유로 꼽힌다. A브랜드의 경우 30만~40만원짜리 티셔츠와 바지에 10만원대 모자까지 갖추면 골프웨어로만 100만원 넘게 쓰게 된다.
골프 호황기인 2020~2022년 골프웨어 브랜드가 우후죽순 생겨나며 시장 경쟁이 과열된 것이 이런 결과로 이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골프웨어 브랜드는 200여 개에 이른다. 이 중 4분의 1인 50여 개가 2022년에 대거 론칭됐다.
의류업계에선 골프웨어 시장이 아웃도어의 전철을 밟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2000~2010년대 유행을 타고 고가 제품이 잇따라 등장한 아웃도어 시장은 최근 수요가 급감해 시장이 크게 축소됐다. 일각에서는 코로나로 과열된 골프웨어 시장이 정상화되는 과정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의류업계는 올해 골프웨어 브랜드의 옥석 가리기가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한다. 업계 관계자는 “골프 클럽으로 명성을 얻어 마니아층을 보유한 브랜드와 기능성, 가성비에 집중한 브랜드를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
28일 유통·패션업계에 따르면 롯데, 신세계, 현대백화점 매출 1위 점포(롯데 잠실점, 신세계 강남점, 현대 판교점)의 올해 1~4월 골프웨어 부문 매출(올해 입점 브랜드 제외)은 전년 동기 대비 두 자릿수 감소율을 보였다. 신세계 강남점은 골프웨어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12.7% 줄었다. 지포어, PXG, 말본골프, 타이틀리스트 등 주요 브랜드가 부진한 판매 실적을 낸 여파다. 매출 상위 10개 브랜드 중 던롭, 풋조이, 어메이징크리 등 3개 브랜드만 매출이 늘었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VIP 고객들의 소비는 큰 변동이 없었지만 20~40대 젊은 층, 여성 고객의 수요가 감소했다”고 말했다.
크리스에프앤씨, 로저나인, 아쿠쉬네트코리아 등 주요 골프웨어 업체들의 실적도 하락세다. 파리게이츠, 핑, 세인트앤드류스 등 브랜드를 보유한 업계 매출 1위 크리스에프앤씨는 올해 1분기 매출 701억원, 영업이익 6억원을 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6%, 영업이익은 91.3% 줄었다. 크리스에프앤씨의 영업이익은 작년에도 전년보다 40% 넘게 급감했다. PXG를 판매하는 로저나인과 타이틀리스트, 풋조이를 소유한 아쿠쉬네트코리아도 지난해 매출이 뒷걸음쳤다.
패션업계에서는 골프웨어 시장이 성장 둔화를 넘어 하락세에 접어들었다는 진단이 나온다. 한 패션업체 관계자는 “지난해 엔데믹이 본격화한 후 해외여행 증가 등으로 수요가 줄 것으로 예상했지만 감소 폭이 너무 크다”고 말했다. 코로나 시기 골프웨어의 새로운 핵심 소비층으로 부상한 Z세대는 최근엔 휴일 온종일, 수십만원의 비용을 들여야 하는 골프보다 일상에서 쉽게 즐길 수 있는 테니스 등 다른 스포츠로 이동하는 추세다.
다른 나라보다 지나치게 비싼 제품 가격도 소비자에게 외면받은 이유로 꼽힌다. A브랜드의 경우 30만~40만원짜리 티셔츠와 바지에 10만원대 모자까지 갖추면 골프웨어로만 100만원 넘게 쓰게 된다.
골프 호황기인 2020~2022년 골프웨어 브랜드가 우후죽순 생겨나며 시장 경쟁이 과열된 것이 이런 결과로 이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골프웨어 브랜드는 200여 개에 이른다. 이 중 4분의 1인 50여 개가 2022년에 대거 론칭됐다.
의류업계에선 골프웨어 시장이 아웃도어의 전철을 밟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2000~2010년대 유행을 타고 고가 제품이 잇따라 등장한 아웃도어 시장은 최근 수요가 급감해 시장이 크게 축소됐다. 일각에서는 코로나로 과열된 골프웨어 시장이 정상화되는 과정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의류업계는 올해 골프웨어 브랜드의 옥석 가리기가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한다. 업계 관계자는 “골프 클럽으로 명성을 얻어 마니아층을 보유한 브랜드와 기능성, 가성비에 집중한 브랜드를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