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주춤하던 탄소배출권 선물 상장지수펀드(ETF)가 조용히 반등하고 있다.

탄소배출권 급등, ETF도 날았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열흘(17~27일) 사이에 ‘SOL 글로벌탄소배출권선물ICE(합성)’ ETF가 10.44% 급등했다. 이 상품은 유럽과 영국, 북미 등의 탄소배출권에 분산 투자한다. 탄소배출권은 온실가스를 배출할 수 있는 권리다. 통상 국제 유가, 천연가스 가격이 오르면 대체재인 석탄 수요가 많아지면서 배출권 가격이 비싸지는 경향이 있다. 같은 기간 ‘SOL 유럽탄소배출권선물S&P(H)’ ‘KODEX 유럽탄소배출권선물ICE(H)’ ‘HANARO 글로벌탄소배출권선물ICE(합성)’도 10% 이상 상승했다.

탄소배출권거래제(ETS)는 2005년 유럽연합(EU)을 시작으로 지구온난화를 초래하는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 시행됐다. 유럽 ETS 시장은 지난해 기준 7700억유로(약 1101조원) 규모로 세계 1위(약 87%)다. EU는 2050년 탄소중립을 목표로 2030년까지 2005년 대비 탄소배출량을 62% 감축할 계획이다.

최근 배출권 가격이 오르면서 ETF도 덩달아 뛰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영국 ICE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유럽 탄소배출권 12월 선물 가격은 27일(현지시간) t당 76.51유로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2월 t당 52유로대로 하락했다가 석 달 사이에 47.13% 폭등했다.

세계적인 탈(脫)탄소 기조 강화로 배출권 가격은 장기적으로 상승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유럽은 올해부터 해운업에 배출권제도를 적용하기로 했고, 대부분 무상할당하던 항공업도 2026년까지 배출권을 유상으로 전환할 방침이다. 2026년 도입되는 탄소세(CBAM·탄소국경조정제도)도 부담 요인이다. 여기에 인공지능(AI) 수요로 늘어난 데이터센터 등 또한 탄소 배출의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어 배출권 수요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블룸버그 뉴에너지파이낸스(NEF)는 유럽 탄소배출권 거래 가격이 2035년에는 t당 200유로에 육박할 것으로 내다봤다. 최관순 SK증권 연구원은 “경기 침체 지속과 온난화 등의 변수에도 수요 증가로 배출권 가격은 당분간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조아라 기자 rrang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