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PRO] 차이나 디스카운트 무색?…국내 중국테마주 '들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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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셩그룹·오가닉티코스메틱 68%, 41% 급등
단순 한한령 수혜 기대감에 투자는 유의해야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최근 국내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들의 주가가 연일 급등세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헝셩그룹은 29.70% 급등한 345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오가닉티코스메틱도 29.63% 뛰며 140원에 장을 마감했다. 두 종목 모두 최근 이틀(27~28일) 사이에 각각 68.29%, 41.41% 폭등했다. 코스닥 전체 시장에서 주가 상승률이 1위, 3위에 달한다.

같은 기간 씨엑스아이(10.58%), 로스웰(10.45%), 윙입푸드(8.75%), 이스트아시아홀딩스(7.61%), 크리스탈신소재(6.88%), 글로벌에스엠(4.41%) 등도 강세를 보였다.

한국과 중국이 자유무역협정(FTA) 2단계 논의를 8년 만에 재개하기로 합의하면서 국내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들의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 중국 당국의 한한령(한류 제한령)이 완화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면서 단기적으로 투자심리가 개선된 것으로 풀이된다.

통상 국내 증시엔 '차이나 디스카운트(중국 기업 평가절하)' 분위기가 팽배하다. 2011년 유가증권시장 상장 두 달 만에 분식회계가 드러난 '중국 고섬', 2017년 허위공시·감사의견 거절 논란을 빚은 '중국원양자원'이 결국 상장 폐지되면서 국내 증시에 나쁜 선례를 남겼다. 이후 차이나그레이트(2020년), 차이나하오란(2019년), 완리(2018년) 등도 부실 회계 등으로 줄줄이 퇴출당해 투자자들 사이에서 중국 기업에 대한 불신이 커졌다.

주가 반등 소재가 오랜 기간 없는 상황에서 모처럼 한중 관계 개선 움직임이 보이자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된 것으로 보인다.

최근 급등한 헝셩그룹과 오가닉티코스메틱의 경우 화장품 사업 기대감이 작용한 것으로 관측된다. 헝셩그룹은 완구제조가 주력이며, 지난 24일 화장품 도소매 기업 에이치에스뷰티를 자회사로 편입한다고 공시했다. 또 50억원 규모의 운영자금 조달 목적으로 루이싱인터내셔널, 특수관계인 후이훙위엔을 대상으로 제3자배정 유상증자 결정했다.

오가닉티코스메틱은 중국 영유아 화장품 제조사로 지난 20일 65억1000만원 규모 제4회차 해외 기명식 사모 전환사채 청구권을 행사했다. 이는 발행주식의 17.46% 수준이다. 지난달 17일엔 투자주의 환기 종목에서 해제된 바 있다. 씨엑스아이는 건강식품 기업으로 과거 신규로 화장품 사업에 진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윙입푸드의 경우 미국 나스닥 캐피탈마켓에 상장을 추진한다는 소식에 최근 강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 테마 종목들이 모두 호재만 있는 것은 아니다. 골든센츄리의 경우 내부 회계관리 비적정으로 지난달 투자환기 종목으로 지난달 지정된 바 있다.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해 매매거래가 정지된 상태다. 씨엑스아이와 GRT는 지난해 소수계좌 거래집중으로 투자주의 종목에 포함됐다.

단순 한한령 수혜 기대감에 '중국 테마주'로 묶인 기업들에 투자하는 것은 주의가 요구된다. 실제 기업가치와 주가 간 괴리가 커 장기적으로 주가 변동성이 높게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단기 급등한 헝셩그룹의 경우 이날 투자경고종목 지정이 예고됐다. 투자경고종목 지정은 5거래일 간 60% 이상 뛰거나 15일간 100% 넘게 상승하면 내려지는 조치다. 투자경고 중에도 주가가 급등해 투자위험 종목으로 지정되면 거래가 정지된다.

조아라 기자 rrang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