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으로 시장이 위축되면서 회사 성장 속도가 더뎌지긴 했죠. 하지만 여전히 매출 1조의 꿈을 꾸고 있습니다.”
박은경 세코닉스 대표가 경기 동두천 본사 1층 쇼룸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이미경 기자
박은경 세코닉스 대표가 경기 동두천 본사 1층 쇼룸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이미경 기자
박은경 세코닉스 대표(사진)는 28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회사 중장기 목표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지난해 세코닉스 매출은 5024억원이다. 박 대표는 “작년 기준 세코닉스의 차량용 부품 매출 비중은 85%에 달한다”며 “자동차 안전기능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고 자율주행차 시장이 커지면서 전장용 카메라 수요도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 휴대폰 렌즈 회사서 전장용 카메라 업체로

세코닉스는 광학기술을 바탕으로 전장용 카메라 모듈 및 스마트폰 렌즈를 제조하는 광학부품 기업이다. 2002년 국내 최초로 모바일용 카메라 렌즈를 개발·양산해 삼성전자에 공급했다. 현대차 팰리세이드에 장착된 카메라 렌즈 역시 세코닉스가 만들었다. 2018년에는 미국 엔비디아의 자율주행차 보드에 탑재되는 카메라 모듈 샘플을 납품한 이력이 있다. 박 대표는 “회사는 2002년부터 전장용 제품 연구·개발(R&D)을 확대하기 시작했다”며 “최근 늘어나고 있는 전장용 수요에 대응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세코닉스는 국내 광학부품기업 가운데 전장용 렌즈와 모듈을 함께 생산하는 유일한 업체다. 박 대표는 “렌즈를 잘 만들어도 모듈화 과정에서 렌즈의 효율성이 떨어지는 경우가 있다”며 “우리 렌즈의 기능을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해 모듈화 시장에도 진출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모듈화 기술을 내재화하다 보니 고객사 요구에 대응하는 속도도 빨라졌다”며 “원가 경쟁력이 높아진다는 점도 장점”이라고 덧붙였다.

○ ‘선행 개발’로 시장 수요에 대응

박은경 세코닉스 대표가 회사 CI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이미경 기자
박은경 세코닉스 대표가 회사 CI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이미경 기자
1988년 설립된 세코닉스는 올해로 업력 37년 차를 맞았다. 박 대표는 회사가 오랜 기간 광학 부품 연구개발에 매진해온 만큼 다양한 변수를 제어할 수 있는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축적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운전할 때는 주변에서 다양한 변수가 생긴다”며 “일례로 석양이 지는 순간에는 카메라가 외부 환경을 인식하지 못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장기간 연구에 공들여야 이런 변수와 관련한 위험요소를 제어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세코닉스는 2016년부터 차량용 램프 시장에도 뛰어들었다. 최근에는 지능형 헤드램프를 탑재하는 차량 모델이 늘고 있어 램프 설계·제조시 높은 광학 이해도를 요구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 지능형 헤드램프는 눈부심 없는 하향등과 운전자의 시야 확보를 위한 상향등의 장점을 결합한 시스템으로, 정밀하게 빛을 조절하는 기술력을 필요로 한다. 박 대표는 “물체를 정확하게 볼 수 있도록 빛의 양을 적절하게 조절하는 게 렌즈의 역할”이라며 “광학설계에 대한 이해도가 있어야 시장에서 요구하는 수준의 헤드램프를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세코닉스를 ‘선행기술 개발을 중요시 여기는 회사’로 정의했다. 이를 위해 전체 직원 615명 가운데 연구직을 108여 명 두고 있다. 그는 “선대 회장님은 ‘부품회사가 성장하려면 중장기 선행 기술을 연구해야 한다’는 철학을 갖고계셨다”며 “지금도 이 점을 항상 염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속 가능한 혁신 기술로 글로벌 시장 변화에 대응하는 광학 솔루션 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동두천=이미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