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장기 집권자 오비앙 대통령 국빈방중…적도기니, 中 해군기지 건설지 거론
시진핑, '미중 각축전' 적도기니와 관계격상…"개도국 단결해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자국을 국빈 방문한 테오도로 오비앙 응게마 음바소고 적도기니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양국 관계를 '전면적 전략협력 동반자관계'로 격상시키기로 합의했다.

29일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양국은 전날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시 주석과 오비앙 대통령과 정상회담 직후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시 주석은 정상회담에서 "중국은 적도기니 경제사회 발전과 산업화를 촉진하는 노력을 지지한다"며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를 포함한 프로젝트 협력과 빈곤 퇴치, 산업화 등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오늘날 개발도상국들은 그 어느 때보다 단결과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며 중국은 아프리카를 포함한 개발도상국 공동이익과 국제적 정의를 함께 수호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프리카 중서부 대서양 해안에 있는 적도기니는 아프리카 최빈국 중 하나로, 최근 들어 중국 영향력을 견제하기 위해 미국이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양국 간 치열한 각축전이 펼쳐지는 국가다.

중국은 적도기니에 각종 인프라 건설 지원을 제안하면서 항구도시 바타에 해군기지 건설도 추진 중이란 외신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다만 중국 정부는 이를 부인하고 있다.

적도기니는 1979년부터 45년째 권좌를 유지하고 있는 세계 최장기 집권자인 오비앙 대통령을 놓고 각종 인권침해 논란이 적지 않지만, 미국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오비앙 정권에도 손을 내밀고 있다.

시 주석 발언은 아프리카와 전통적 우호 관계를 강화하면서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주로 남반구에 있는 신흥국과 개도국을 통칭)의 맹주로서 미국 견제에 맞서는 '우군'을 확보하려는 의도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에 오비앙 대통령은 "중국은 위대한 동방 국가이자 적도기니의 좋은 형제, 믿음직한 전략적 동반자"라며 "더 많은 중국 기업이 앙골라에 투자하는 것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그는 적도기니가 '하나의 중국' 원칙을 확고히 견지하고 '대만은 중국의 불가분 영토'라는 입장을 갖고 있다며 "그 어떤 대만 독립에도 반대한다"고 말했다고 신화통신은 전했다.

중국은 자국 외교 수장의 새해 첫 방문지로 아프리카를 선택하는 관행을 34년째 이어올 정도로 이 지역과 각별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런 차원에서 중국은 오비앙 대통령을 위해 21발의 예포 발사를 포함한 환영식을 마련했고 시 주석 부부가 오비앙 대통령 부부를 위해 별도의 환영만찬도 베풀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