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 20% 미만→26%로 올려"
다시 오르는 호주 물가…"금리 인상 가능성도 배제 못해"
둔화하던 호주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다시 뛰면서 호주 중앙은행(RBA)의 연내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크게 줄어들고 있다.

일각에서는 오히려 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29일(현지시간) 호주 통계청(ABS)은 지난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연 3.6%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금융시장 전망치인 연 3.4%를 0.2%포인트 웃도는 것이다.

호주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코로나19 사태가 완화하면서 2022년 12월 연 8.4%까지 올랐지만 빠른 금리 인상 덕에 차츰 안정세를 찾으며 지난해 12월 연 3.4%까지 내려갔다.

RBA는 2022년 5월부터 금리 인상을 시작해 0.1%이던 기준금리를 현재 4.35%까지 끌어올린 상황이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물가 둔화세가 멈췄으며 지난 3월에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연 3.5%로 반등, 이번 발표까지 2개월 연속 상승 추세를 보였다.

에너지 등 변동성이 큰 품목을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률도 지난 1월 연 3.8%까지 내려갔지만, 2월부터 반등해 지난 4월에는 연 4.1%까지 올랐다.

주요 품목을 보면 전년 동기 대비 주택 임대료가 7.5% 오르며 물가 상승률을 이끌었고, 건설비(4.9%), 전기요금(4.2%), 신선식품(7.4%) 술·담배(6.5%)도 큰 폭으로 올랐다.

물가가 다시 뛰고 앞으로 더 오를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금융시장에서는 RBA가 연내 금리 인하에 나서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많아지고 있다.

올해 초만 해도 금융시장에서는 RBA가 연내 두 차례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다.

무디스 애널리틱스 해리 머피 크루즈 이코노미스트는 오는 12월에는 RBA가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란 전망을 유지한다면서도 "RBA의 금리 동결 상황이 예상보다 오래 유지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오히려 RBA가 금리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금융시장 채권 트레이더들이 전망한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은 이날 물가 지표 발표 전까진 20% 미만이었지만 발표 후 26%로 올라갔다.

실제로 RBA는 지난 7일 열린 통화정책 회의에서 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해 논의하기도 했다.

호주 비즈니스 협의회 수석 이코노미스트 스티븐 월터스는 "오늘의 데이터는 RBA에 경종을 울리는 것"이라며 "금리 인상은 없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이번 지표로 금리 인상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