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꼭 먹고 가려고요"…외국인들 환장하는 '의외의 음식'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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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몰리는 홍대, '국밥집' 호황
미디어 노출되면서 찾는 관광객 많아
즉석밥 미국 수출량도 증가
"소소한 문화 즐기는 외국인 관광객 늘어"
미디어 노출되면서 찾는 관광객 많아
즉석밥 미국 수출량도 증가
"소소한 문화 즐기는 외국인 관광객 늘어"
"이번 여행에서 '홍대 클럽'은 안 가봤는데요. 국밥(Gukbap)은 꼭 먹고 가려 했어요. 밤마다 줄이 길어 너무 궁금했죠."
29일 정오, 홍대입구역 인근 순댓국밥집에서 식사 후 여자친구와 나오던 독일인 토리야스(20)는 이같이 말했다. 그는 "며칠간 홍대입구역 인근 숙소에 묵었는데, 귀가할 때마다 국밥 가게 앞 대기 줄이 눈에 띄었다"며 국밥을 먹게 된 계기를 전했다. 그는 "한국에 2주간 머물렀는데 오늘이 마지막 날"이라면서 "다행히 잘 먹고 떠난다. '고기 수프'와 밥의 조화가 좋았다"고 평했다.
본인을 아이돌 그룹 '스트레이 키즈'의 팬이라고 소개한 이탈리아인 에비(23)도 국밥집에서 나오며 "(스트레이 키즈) 멤버들이 국밥을 좋아하는 것을 알고 있었다"면서 "한국에 오면 꼭 먹어보고 싶었던 음식이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국밥은 부산이 유명한 것을 알고 있지만, 일정상 서울에만 머물게 돼 홍대에서 먹게 됐다"면서 "홍대는 교통도 편리할뿐더러 외국인이 즐길 수 있는 쇼핑거리와 먹거리가 많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인근 화장품 가게서 아르바이트한다고 밝힌 20대 한국인 이모 씨도 "점심시간에 국밥을 자주 먹는데, 가게마다 외국인 손님으로 붐빈다"면서 "주변의 김치찌개 식당도 점심·저녁 시간 모두 매장 내에 외국인이 절반 이상"이라며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홍대 등 외국인 유동 인구가 많은 지역을 중심으로 '국밥'이 인기를 끌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 수요 회복세와 관광객 국적의 다변화, 케이팝 등 한류 영향으로 한식이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한 모양새다. 한식 유행의 판도도 달라졌다. 전형적인 인기 메뉴였던 비빔밥, 불고기에 그치지 않고 최근에는 국밥과 같은 새로운 한식 메뉴가 더 주목받고 있다.
이날 점심께 찾은 홍대입구역 인근의 한 국밥집에는 10개 테이블 중 6개가량이 외국인 손님이었다. 만석이라 바로 입장하긴 어려웠다. 꾸준히 3~4팀 정도가 대기하고 있었다. 직원들은 익숙한 듯 외국인 손님을 맞이했고, 메뉴판부터 키오스크까지 모두 '관광객 맞춤형'으로 준비돼있었다. 매장 안쪽은 한국어보다 영어와 중국어가 더 크게 들릴 정도였다. 캐리어를 두고 식사하는 외국인 관광객의 모습도 보였다. 이 식당 직원은 "위치 때문인지 외국인 손님이 늘 많다"고 말했다.
인근의 다른 국밥 가게 직원도 "코로나 이후 외국인 관광객이 눈에 띄게 늘었다"면서 "저녁 시간대에 항상 대기 인원이 있는데, 이를 위해 매장에 영어 대기 리스트와 메뉴판을 구비했다"고 밝혔다.
국밥이 미디어에 등장하는 일도 잦아졌다. 2021년 12월 공개된 넷플릭스 시리즈 '먹보와 털보'에 부산의 돼지국밥이 소개되는가 하면, 지난해 12월에는 뉴욕타임스(NYT)가 '올해 뉴욕 최고의 요리 8선'에 한식당 '옥동식'의 '돼지곰탕(맑은 국물의 국밥)'을 선정하기도 했다. 뉴욕시 3만4000여곳의 식당 중 국밥이 순위권에 오른 것이다. 당시 NYT는 돼지국밥에 대해 "매일 먹어도 질리지 않을 맛"이라고 호평했다.
이와 관련 정란수 한양대 관광학부 교수는 "외국인 관광객의 한국 여행 트렌드는 '개별 관광'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중심'으로 설명할 수 있다"며 "요즘 외국인 관광객은 개별 관광이 대부분으로, SNS로 정보를 찾아 스스로 일정을 계획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이제 관광객들이 천편일률적인 여행 공식을 따르지 않기에 다양한 음식이나 경험 중심의 문화가 산발적으로 유행하기 좋은 환경"이라고 설명했다. 국밥의 주재료인 쌀밥과 관련, 북미권을 중심으로 '건강한 탄수화물'이라는 긍정적인 인식이 생겼다는 분석도 있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흰쌀밥이 '상대적으로 건강한 탄수화물'이라는 인식이 생겼다"며 "북미에서 주로 먹는 탄수화물은 글루텐이 많이 함유된 빵류 또는 짠맛이 강한 볶음밥류라 현지인들도 건강한 쌀밥을 찾는 수요가 생긴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CJ제일제당이 수출하는 '햇반 백미'는 북미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해 북미에 수출한 햇반의 매출은 16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0.6% 증가했다. 이는 2년 전인 2021년보다 2배 규모로 늘어난 수치다.
한편,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에 따르면 3월 방한 외국인 관광객은 149만2000명으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동기 대비 97.1% 수준으로 회복했다. 특히 미국인은 24만4000명이 방문해 2019년 동기 대비 119.3% 늘어난 방한 관광객 수치를 기록했다. 이미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넘어 성장하고 있다.
김영리 한경닷컴 기자 smartkim@hankyung.com
29일 정오, 홍대입구역 인근 순댓국밥집에서 식사 후 여자친구와 나오던 독일인 토리야스(20)는 이같이 말했다. 그는 "며칠간 홍대입구역 인근 숙소에 묵었는데, 귀가할 때마다 국밥 가게 앞 대기 줄이 눈에 띄었다"며 국밥을 먹게 된 계기를 전했다. 그는 "한국에 2주간 머물렀는데 오늘이 마지막 날"이라면서 "다행히 잘 먹고 떠난다. '고기 수프'와 밥의 조화가 좋았다"고 평했다.
본인을 아이돌 그룹 '스트레이 키즈'의 팬이라고 소개한 이탈리아인 에비(23)도 국밥집에서 나오며 "(스트레이 키즈) 멤버들이 국밥을 좋아하는 것을 알고 있었다"면서 "한국에 오면 꼭 먹어보고 싶었던 음식이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국밥은 부산이 유명한 것을 알고 있지만, 일정상 서울에만 머물게 돼 홍대에서 먹게 됐다"면서 "홍대는 교통도 편리할뿐더러 외국인이 즐길 수 있는 쇼핑거리와 먹거리가 많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인근 화장품 가게서 아르바이트한다고 밝힌 20대 한국인 이모 씨도 "점심시간에 국밥을 자주 먹는데, 가게마다 외국인 손님으로 붐빈다"면서 "주변의 김치찌개 식당도 점심·저녁 시간 모두 매장 내에 외국인이 절반 이상"이라며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홍대 등 외국인 유동 인구가 많은 지역을 중심으로 '국밥'이 인기를 끌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 수요 회복세와 관광객 국적의 다변화, 케이팝 등 한류 영향으로 한식이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한 모양새다. 한식 유행의 판도도 달라졌다. 전형적인 인기 메뉴였던 비빔밥, 불고기에 그치지 않고 최근에는 국밥과 같은 새로운 한식 메뉴가 더 주목받고 있다.
이날 점심께 찾은 홍대입구역 인근의 한 국밥집에는 10개 테이블 중 6개가량이 외국인 손님이었다. 만석이라 바로 입장하긴 어려웠다. 꾸준히 3~4팀 정도가 대기하고 있었다. 직원들은 익숙한 듯 외국인 손님을 맞이했고, 메뉴판부터 키오스크까지 모두 '관광객 맞춤형'으로 준비돼있었다. 매장 안쪽은 한국어보다 영어와 중국어가 더 크게 들릴 정도였다. 캐리어를 두고 식사하는 외국인 관광객의 모습도 보였다. 이 식당 직원은 "위치 때문인지 외국인 손님이 늘 많다"고 말했다.
인근의 다른 국밥 가게 직원도 "코로나 이후 외국인 관광객이 눈에 띄게 늘었다"면서 "저녁 시간대에 항상 대기 인원이 있는데, 이를 위해 매장에 영어 대기 리스트와 메뉴판을 구비했다"고 밝혔다.
국밥이 미디어에 등장하는 일도 잦아졌다. 2021년 12월 공개된 넷플릭스 시리즈 '먹보와 털보'에 부산의 돼지국밥이 소개되는가 하면, 지난해 12월에는 뉴욕타임스(NYT)가 '올해 뉴욕 최고의 요리 8선'에 한식당 '옥동식'의 '돼지곰탕(맑은 국물의 국밥)'을 선정하기도 했다. 뉴욕시 3만4000여곳의 식당 중 국밥이 순위권에 오른 것이다. 당시 NYT는 돼지국밥에 대해 "매일 먹어도 질리지 않을 맛"이라고 호평했다.
이와 관련 정란수 한양대 관광학부 교수는 "외국인 관광객의 한국 여행 트렌드는 '개별 관광'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중심'으로 설명할 수 있다"며 "요즘 외국인 관광객은 개별 관광이 대부분으로, SNS로 정보를 찾아 스스로 일정을 계획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이제 관광객들이 천편일률적인 여행 공식을 따르지 않기에 다양한 음식이나 경험 중심의 문화가 산발적으로 유행하기 좋은 환경"이라고 설명했다. 국밥의 주재료인 쌀밥과 관련, 북미권을 중심으로 '건강한 탄수화물'이라는 긍정적인 인식이 생겼다는 분석도 있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흰쌀밥이 '상대적으로 건강한 탄수화물'이라는 인식이 생겼다"며 "북미에서 주로 먹는 탄수화물은 글루텐이 많이 함유된 빵류 또는 짠맛이 강한 볶음밥류라 현지인들도 건강한 쌀밥을 찾는 수요가 생긴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CJ제일제당이 수출하는 '햇반 백미'는 북미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해 북미에 수출한 햇반의 매출은 16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0.6% 증가했다. 이는 2년 전인 2021년보다 2배 규모로 늘어난 수치다.
한편,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에 따르면 3월 방한 외국인 관광객은 149만2000명으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동기 대비 97.1% 수준으로 회복했다. 특히 미국인은 24만4000명이 방문해 2019년 동기 대비 119.3% 늘어난 방한 관광객 수치를 기록했다. 이미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넘어 성장하고 있다.
김영리 한경닷컴 기자 smart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