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이 주최하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이 후원하는 '2024 대한민국 모바일 서밋'이 29일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AI 서비스가 가져올 일상의 혁신'을 주제로 열렸다. 장대익 가천대학교 창업대학장이 'AI서비스와 일상의 미래: 변하는 것과 불변하는 것'을 주제로 기조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변성현 한경닷컴 기자 byun84@hankyung.com
한경닷컴이 주최하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이 후원하는 '2024 대한민국 모바일 서밋'이 29일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AI 서비스가 가져올 일상의 혁신'을 주제로 열렸다. 장대익 가천대학교 창업대학장이 'AI서비스와 일상의 미래: 변하는 것과 불변하는 것'을 주제로 기조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변성현 한경닷컴 기자 byun84@hankyung.com
인공지능(AI)이 일상 곳곳에 스며들고 있는 가운데 궁극에는 인간 정체성을 위협할 수 있단 의견이 나왔다. AI가 모든 것을 대체할 수 있는 때를 대비해, 산업계가 어떤 방향으로 AI를 활용할 것인지 심도있게 고민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장대익 가천대 창업대학장(구글코리아 앱생태계 포럼 의장)은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동 글래드호텔 블룸홀에서 한경닷컴이 주최한 '2024 한경 모바일 서밋' 콘퍼런스에서 'AI, 우리의 삶을 어떻게 바꿀까'를 주제로 발표하며 이같이 밝혔다.

장 교수는 AI가 일상에서 우리 정체성에 위협이 될 순간이 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에 따르면 AI가 인간의 일상에 녹아든다는 것은 '관계에 들어온다'는 의미다.

그는 "사람의 아픈 마음을 치유해 주고 말을 경청해 주는 등 감정적인 교류를 할 수 있는 AI와 매일 대화할 수 있다고 가정해 보면 굉장히 무섭다"며 "10년, 20년 뒤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반드시 오고야 말 일"이라고 했다. 그는 "우리가 동물을 경쟁자로 인식하지 않고 가족으로 받아들이는 이유는 동물의 본질과 사람의 본질이 다르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AI는 인간의 강점인 정교함과 합리성에서조차 충분히 우리 본질을 위협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장 교수 측 연구진은 최근 인간처럼 성장한 AI를 맞닥뜨렸을 때 인간의 반응을 연구했다. 장 교수에 따르면 그들이 내린 결론은 '보상심리'였다. AI가 해낸 부분보다 못 해낸 부분에 집중해 '보상' 효과를 얻으려는 심리가 발동한다는 것이다.

그는 "사람들은 자율성, 도덕, 정서 등 아직 AI가 완전히 습득하지 못한 부분들에 주목해 인간의 자존감을 유지하려는 경향이 있었다"며 "문제는 AI가 이 부분들을 보완해 완전한 사람의 형태로 나왔을 때 사람은 정체성으로 내세울 만한 게 과연 남아있는가다"라고 말했다.

장 교수는 "언젠가는 '우리는 AI보다 실수를 잘 한다'며 실수를 유일한 자랑으로 내세울지도 모른다"며 "하지만 인간은 자존감이 떨어진 채로 살아갈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때문에 우리가 일상 속에 AI를 녹여내는 작업을 신중하게 해야 하는 것"이라며 "과연 어떤 산업에, 어떤 방향과 강도로 AI를 활용할지 심도있게 고민해야 하는 시기"라고 강조했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