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당 소재 창극 연출하는 박칼린 "굿으로 세상 위로하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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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신: 페이퍼 샤먼'…내달 26∼30일 국립극장서 공연
"굿을 통해 상처받고 고통받은 세계 각지의 모든 생명과 영혼을 달래주고 싶다는 마음으로 작품을 만들고 있어요.
"
뮤지컬 음악감독으로 유명한 박칼린이 처음 연출하는 창극으로 세상에 위로와 치유의 메시지를 전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한국의 전통 무속문화와 샤머니즘을 소재로 한 창작 창극 '만신: 페이퍼 샤먼'을 만든다.
박칼린은 29일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 열린 제작 발표 겸 기자간담회에서 "방대한 이야기처럼 들리겠지만 지구에서 모든 생명과 함께 어울려 사는 인간으로서 어떻게 살아야 하고, 어떻게 모두에게 보탬이 돼 삶과 존재를 지켜나갈 수 있는지를 고민하는 소박한 이야기"라고 작품을 설명했다.
'만신: 페이퍼 샤먼'은 무녀의 운명을 타고난 소녀 '실'이 내림굿을 받아 무당이 되고, 이후 전 세계 곳곳의 무속인들과 함께 오대륙을 누비며 각 대륙의 비극과 고통을 극복해가는 내용을 담고 있다.
아프리카 대륙의 노예무역과 아메리카 대륙의 원주민 학살, 남미 대륙의 아마존 열대우림 파괴 등 세계 곳곳에서 벌어진 생명의 파괴를 보듬고 치유하기 위한 다양한 굿판이 공연 내내 펼쳐진다.
일반인에게는 낯선 무속을 소재로 세상을 구원하는 이야기를 다룬 이유는 무엇일까.
무속이야말로 모든 종교의 원형이며 사람이 있는 곳에는 항상 무속이 치유의 역할을 하기 때문이라고 박칼린은 설명했다.
그는 "무속인을 뜻하는 '샤먼'은 일종의 치유사인데, 어디서든 사람이 태어나면 샤먼들에게 할 일이 생긴다.
넋을 달래거나 아픔을 달래는 일이다"며 "종교에서 위안을 얻는 분들도 무속을 통해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불교와 토속신앙에 기반을 둔 가정 환경에서 자란 박칼린이 '무속을 통한 구원'을 화두로 삼은 것도 어쩌면 매우 자연스럽다.
그는 한국인 아버지와 리투아니아계 미국인인 어머니를 통해 어린 시절부터 다양한 무속 문화를 접했다고 한다.
박칼린은 "어렸을 때 부산에서 살았는데, 동네에 무속인이 많아 자주 굿을 구경했다.
외가를 통해서도 북유럽의 무속 문화도 자연스럽게 접했다"며 "야구에 능하면 야구선수가 되고, 음악에 능하면 음악인이 되는 것처럼 예민한 사람들이 샤먼이 되는 것도 나에게는 자연스러운 일이었다"고 말했다.
굿에 담긴 한국의 미학을 구현하기 위해 한지를 최대한 활용해 무대를 꾸몄다.
굿에 쓰는 무구(巫具)를 한지로 만든 것은 물론 주인공의 일부 의상도 한지로 제작했다고 한다.
한지의 순수하고 청결한 이미지를 극대화하려는 의도다.
박칼린은 "무속이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한지다.
글씨를 새겨 역사를 남기고, 또 불에 태우면 없어지는 한지의 이미지를 떠올렸다"며 "주인공 실이 가장 중요한 순간에 종이 옷을 입는 것으로 연출한 것도 이런 이유"라고 말했다.
창극의 분위기를 좌우하는 소리와 음악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판소리와 민요를 토대로 우리 전통 무속음악과 세계 각 지역의 다양한 무속음악을 접목했다.
한국을 대표하는 명창 안숙선이 작창(한국 전통음악의 다양한 장단과 음계를 활용해 극의 흐름에 맞게 소리를 짜는 작업)을 맡았고, 스타 소리꾼 유태평양이 작창보로 참여했다.
특히 주인공 실이 내림굿을 받은 후 세상을 향해서 처음 공수(무당이 죽은 사람의 넋이 하는 말이라고 전하는 말)를 내리며 부르는 노래는 박칼린이 직접 창작을 맡아 관심을 끈다.
국내 1호 뮤지컬 음악감독으로 명성을 떨친 박칼린에게도 쉽지 않은 작업이었다고 한다.
그는 "뮤지컬 기법을 창극에 접목하겠다는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다"며 "대본을 토대로 충실하게 음악을 연출했다"고 말했다.
첫 창극 도전이었기에 극본 집필도 쉽지 않은 작업이었다.
이 때문에 20여년 동안 '시스터즈' 등 수많은 뮤지컬 작품에서 호흡을 맞춘 극작가 전수양과 함께 극본을 다듬었다.
박칼린은 "첫 창극 연출이기 때문에 힘들었지만, 엄청난 재미를 느끼고 도전하고 있다"며 "'공포 속의 행복함'이 가장 적절한 표현일 것 같다"고 말했다.
국립창극단이 야심 차게 준비한 '만신'은 다음 달 26∼30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공연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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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음악감독으로 유명한 박칼린이 처음 연출하는 창극으로 세상에 위로와 치유의 메시지를 전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한국의 전통 무속문화와 샤머니즘을 소재로 한 창작 창극 '만신: 페이퍼 샤먼'을 만든다.
박칼린은 29일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 열린 제작 발표 겸 기자간담회에서 "방대한 이야기처럼 들리겠지만 지구에서 모든 생명과 함께 어울려 사는 인간으로서 어떻게 살아야 하고, 어떻게 모두에게 보탬이 돼 삶과 존재를 지켜나갈 수 있는지를 고민하는 소박한 이야기"라고 작품을 설명했다.
'만신: 페이퍼 샤먼'은 무녀의 운명을 타고난 소녀 '실'이 내림굿을 받아 무당이 되고, 이후 전 세계 곳곳의 무속인들과 함께 오대륙을 누비며 각 대륙의 비극과 고통을 극복해가는 내용을 담고 있다.
아프리카 대륙의 노예무역과 아메리카 대륙의 원주민 학살, 남미 대륙의 아마존 열대우림 파괴 등 세계 곳곳에서 벌어진 생명의 파괴를 보듬고 치유하기 위한 다양한 굿판이 공연 내내 펼쳐진다.
일반인에게는 낯선 무속을 소재로 세상을 구원하는 이야기를 다룬 이유는 무엇일까.
무속이야말로 모든 종교의 원형이며 사람이 있는 곳에는 항상 무속이 치유의 역할을 하기 때문이라고 박칼린은 설명했다.
그는 "무속인을 뜻하는 '샤먼'은 일종의 치유사인데, 어디서든 사람이 태어나면 샤먼들에게 할 일이 생긴다.
넋을 달래거나 아픔을 달래는 일이다"며 "종교에서 위안을 얻는 분들도 무속을 통해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불교와 토속신앙에 기반을 둔 가정 환경에서 자란 박칼린이 '무속을 통한 구원'을 화두로 삼은 것도 어쩌면 매우 자연스럽다.
그는 한국인 아버지와 리투아니아계 미국인인 어머니를 통해 어린 시절부터 다양한 무속 문화를 접했다고 한다.
박칼린은 "어렸을 때 부산에서 살았는데, 동네에 무속인이 많아 자주 굿을 구경했다.
외가를 통해서도 북유럽의 무속 문화도 자연스럽게 접했다"며 "야구에 능하면 야구선수가 되고, 음악에 능하면 음악인이 되는 것처럼 예민한 사람들이 샤먼이 되는 것도 나에게는 자연스러운 일이었다"고 말했다.
굿에 담긴 한국의 미학을 구현하기 위해 한지를 최대한 활용해 무대를 꾸몄다.
굿에 쓰는 무구(巫具)를 한지로 만든 것은 물론 주인공의 일부 의상도 한지로 제작했다고 한다.
한지의 순수하고 청결한 이미지를 극대화하려는 의도다.
박칼린은 "무속이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한지다.
글씨를 새겨 역사를 남기고, 또 불에 태우면 없어지는 한지의 이미지를 떠올렸다"며 "주인공 실이 가장 중요한 순간에 종이 옷을 입는 것으로 연출한 것도 이런 이유"라고 말했다.
창극의 분위기를 좌우하는 소리와 음악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판소리와 민요를 토대로 우리 전통 무속음악과 세계 각 지역의 다양한 무속음악을 접목했다.
한국을 대표하는 명창 안숙선이 작창(한국 전통음악의 다양한 장단과 음계를 활용해 극의 흐름에 맞게 소리를 짜는 작업)을 맡았고, 스타 소리꾼 유태평양이 작창보로 참여했다.
특히 주인공 실이 내림굿을 받은 후 세상을 향해서 처음 공수(무당이 죽은 사람의 넋이 하는 말이라고 전하는 말)를 내리며 부르는 노래는 박칼린이 직접 창작을 맡아 관심을 끈다.
국내 1호 뮤지컬 음악감독으로 명성을 떨친 박칼린에게도 쉽지 않은 작업이었다고 한다.
그는 "뮤지컬 기법을 창극에 접목하겠다는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다"며 "대본을 토대로 충실하게 음악을 연출했다"고 말했다.
첫 창극 도전이었기에 극본 집필도 쉽지 않은 작업이었다.
이 때문에 20여년 동안 '시스터즈' 등 수많은 뮤지컬 작품에서 호흡을 맞춘 극작가 전수양과 함께 극본을 다듬었다.
박칼린은 "첫 창극 연출이기 때문에 힘들었지만, 엄청난 재미를 느끼고 도전하고 있다"며 "'공포 속의 행복함'이 가장 적절한 표현일 것 같다"고 말했다.
국립창극단이 야심 차게 준비한 '만신'은 다음 달 26∼30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공연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