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유럽, 중국이 향후 청정수소 공급 시장을 80%가량 지배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에너지 분석 기관 블룸버그NEF는 최근 발표한 ‘2024 수소 보고서’에서 “미국과 유럽연합(EU), 중국이 2030년까지 전 세계 청정수소 공급량의 80%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청정수소란 화석연료를 개질하거나 정제할 때 나오는 그레이수소에서 탄소를 탄소 포집·저장(CCS) 기술로 가두는 ‘블루수소’와 재생에너지 전력을 통해 순수한 물을 전기분해해 생산한 ‘그린수소’를 의미한다. 미국에선 더 넓은 의미로 원자력발전으로 수전해 설비를 가동해 생산하는 ‘핑크수소’를 포함한다.

2030년 전 세계 청정수소 연간 공급량은 현재보다 30배가량 증가해 1630만t에 이를 것으로 관측됐다. 미국은 그중 37%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뒤를 이어 유럽과 중국이 각각 24%, 19%를 공급할 것으로 전망됐다. 유럽에서는 영국과 네덜란드, 스페인, 포르투갈 등이 주요 청정수소 생산국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 국가에서 세금 공제와 보조금 등 강력한 정책 지원이 뒷받침된 덕분이라고 블룸버그NEF는 분석했다. 또 미국은 주로 블루수소가 공급량의 상당 부분을 담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요 산유국인 미국은 CCS 확대를 장려하고 있다. 최근 미국 환경보호청(EPA)은 발전 분야의 탄소 배출 감축 규제안을 발표하면서 권장 방안으로 CCS를 명시했다.

유럽은 ‘당근과 채찍’을 동시에 활용하고 있다. EU는 2030년까지 산업계에서 사용하는 기존 그레이수소의 42%를 그린수소로 대체해야 한다는 신재생에너지 지침을 지난해 상반기 통과시켰다. 네덜란드 로테르담항의 마틴 쿠프만 수소책임자는 “최근 유럽 수소 은행의 첫 입찰에서 선정된 프로젝트의 보조금 수준은 ㎏당 0.5유로 미만으로 매우 낮은 편”이라며 “이는 탄소 감축을 하지 못했을 때 받을 수 있는 페널티를 피하려는 구매자가 몰렸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