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스키장 용평리조트는 지난해 2116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스키장 매출은 250억원에 불과했다. 나머지 약 90%는 콘도 분양과 객실 운영에서 나왔다. 국내 최고 스키장 주위로 ‘콘도 타운’을 지속적으로 조성한 결과였다. 스키장은 ‘집객’의 핵심 콘텐츠 역할을 하고, 매출은 주변 부동산 개발로 확대하는 전략이 통한 것이다. 다른 스키장이 어려움을 겪을 때도 성장을 이어가 업계 첫 상장까지 한 비결이다.
용평리조트, 스키장 주위에 콘도 무한확장
용평리조트가 사명을 51년 만에 ‘모나용평’으로 바꾸고 본격 확장에 나선다. 용평리조트는 29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사명 변경안을 승인했다. 모나는 어머니의 영어단어 ‘마더’(MOther)와 자연의 ‘네이처’(NAture)에서 따왔다. “글로벌 수준의 아시아 대표 리조트로 도약하겠다”는 비전도 내놨다.

용평리조트는 스키장 산업의 위축 속에서도 이례적 성장을 지속했다. 2022년 1400억원 수준이던 매출이 작년에 2000억원을 넘겼다. 올해는 3000억원대에 이를 전망이다. 콘도를 계속 늘리고 있어 분양 수익이 꾸준히 발생하는 데다 객실 운영을 통한 매출도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1973년 건설된 국내 최초 현대식 스키장인 용평리조트는 1982년 205실 규모의 용평콘도를 지으며 콘도 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1989년 타워, 1990년 빌라, 2002년 버치힐, 2006년 포레스트 및 그린피아, 2008년 베르데힐, 2017년 블리스힐스테이, 2021년 아폴리스 등의 콘도를 세웠다. 콘도 분양은 일회성 매출이지만 콘도가 늘수록 객실 판매액이 증가하는 효과가 있었다. 작년 말 기준 용평리조트의 콘도 객실 수는 3356실에 이른다. 객실 판매로만 작년에 762억원의 매출을 거두며 분양 매출(731억원)을 뛰어넘었다. ‘콘도 분양→객실 증가→매출 증대→콘도 추가 분양’이란 선순환 구조를 창출해낸 것이다.

콘도는 더 늘어날 예정이다. 현재 럭셔리 콘도 ‘루송채’를 분양 중이다. 분양 매출만 2200억원에 달한다. 내년 3~4월께 루송채가 완공되면 ‘디로커스’ ‘앙띠뉴’ 등 또 다른 럭셔리 콘도를 분양할 계획이다.

콘도의 무한 확장이 가능한 것은 스키장이 구심점이 된 덕분이었다. 용평리조트 스키장의 설질은 국내 최고로 꼽힌다. 1999년 동계아시안게임,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스키 대회가 열린 배경이다. 스키 인구 감소와 온난화로 강원 고성 알프스리조트 등이 속속 문을 닫았지만 용평스키장은 예외였다. 2021년 140억원, 2022년 213억원, 2023년 250억원으로 매출이 계속 늘었다. 올해는 1분기에만 184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용평리조트는 겨울에만 사람이 몰리는 계절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골프장 워터파크 등의 시설을 추가하며 ‘사계절 웰니스 리조트’로 변화하고 있다. 현재 스키장 인근에 총 45홀 규모의 골프장을 운영 중이다. 작년엔 일본 나가사키현에 있는 골프장 두 곳도 인수했다. 미디어 아트 전시관 ‘뮤지엄 딥다이브’도 명소로 자리 잡았다. 여기에 자체브랜드(PB) 상품까지 개발했다. ‘발왕산 기(氣) 품은 김치’ 등을 작년부터 온라인을 통해 판매 중이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