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15개 도시에서는 교통체증으로 매년 46억 시간이 낭비된다. 전 세계 도시 거주 인구 비율은 현재 55%에서 2050년 70%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교통 지옥’을 둘러싼 우려는 더 커지고 있다.

에릭 앨리슨 조비에비에이션(조비) 부사장은 29일 ‘스트롱코리아 포럼 2024’에 참석해 이런 사실을 열거하며 “자동차로 90분 걸리는 거리를 도심항공모빌리티(UAM)를 이용하면 15분 만에 이동할 수 있다. 시간을 획기적으로 절약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상장사인 조비는 글로벌 1위 UAM 제조업체다.

UAM의 경쟁력은 경제성과 친환경성이다. UAM은 빌딩 옥상 등을 버티포트(수직 이·착륙장) 삼아 도심에서도 저소음으로 비행할 수 있다. 앨리슨 부사장은 “UAM은 (자동차처럼) 다리와 교량을 새로 지을 필요 없이 최소한의 인프라만 있으면 띄울 수 있다”며 “더 푸른 도시를 만드는 데 일조할 수 있는 친환경 교통수단”이라고 설명했다.

조비는 액체수소를 활용한 항공기 개발에도 힘쓰고 있다. 현재 UAM의 동력원은 전기 배터리다. 앨리슨 부사장은 “수소는 전기보다 에너지 밀도가 훨씬 높다”며 “수소를 쓰면 작은 항공기를 타고 도시를 이동하는 수준을 넘어 다른 나라로 여행하는 일도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이르면 내년 말 서울에서도 UAM이 날아다닐 전망이다. 국토교통부는 내년 상용화를 목표로 K-UAM 그랜드 챌린지 실증 사업을 추진 중이다. 김승호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항공연구소장은 “내년 초기 상용화 서비스를 시작해 2030년 성장 단계, 2035년 성숙 단계로 들어서는 로드맵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고 소개했다. 항우연은 이날 행사장에 유·무인 겸용 개인항공기(OPPAV·오파브) 모형을 비치해 주목받았다.

UAM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려면 차세대 통신(NEXT G)이 필요하다. 이상엽 LG유플러스 최고기술책임자(CTO)는 “800㎒나 1.8㎓ 대역 등 UAM 전용 주파수를 정부와 협의하고 있다”며 “안전이 가장 중요한 만큼 해킹과 보안 이슈를 해결하기 위해 양자내성암호(PQC) 또는 이 암호와 물리적 복제 방지 기술을 함께 적용한 퍼프 유심(PUF USIM) 등 기술 적용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이인혁/황동진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