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료 인하로 투자유치 확대"…"입주 까다롭고 비용만 증가"
인천항 자유무역지역 확대 찬반 가열…항만발전 vs 업계피해
인천항 일대에 자유무역지역을 확대 지정하는 방안을 두고 찬반 논란이 일고 있다.

29일 항만업계에 따르면 인천지방해양수산청은 인천항 일대에 자유무역지역을 확대하기 위해 관련 기관·업계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인천해수청은 신규 지정 대상지로 인천 신항 한진·선광 컨테이너터미널(95만7천㎡)과 신항 배후단지 1-1단계 2구역(94만3천㎡) 등 190만㎡를 검토했다.

이는 기존 인천항 자유무역지역 전체 면적인 내항과 남항 인천컨테이너터미널(ICT) 등지 196만㎡와 비슷한 규모다.

인천해수청은 지속해서 자유무역지역 확대를 요구하는 인천 시민단체의 의견을 반영해 이러한 계획을 마련했다.

인천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등은 인천항의 경쟁력을 높이려면 자유무역지역 확대가 필요하다고 반복해서 주장해왔다.

이들 단체는 자유무역지역으로 지정되면 입주업체에 임대료 인하, 관세 유보, 세금 감면 등 다양한 혜택을 줄 수 있어 외국인 투자유치 확대와 일자리 창출 등 효과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면서 인천해수청이 검토하는 190만㎡뿐만 아니라 다른 항만 배후단지로도 지정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인천해수청에 따르면 인천항의 자유무역지역 196만㎡는 부산항(1천199만㎡)과 광양항(905만㎡)의 16∼21% 수준에 불과하다.

인천항 항만배후단지 임대료는 1㎡당 1천389원~1천964원으로 광양항(258원), 부산항(482원), 평택당진항(700원) 자유무역지역보다 높은 상황이다.

그러나 이런 시민단체의 주장에 신항 배후단지 개발업체 주주사 등은 "항만 활성화에 방해가 될 수 있다"며 반대 입장을 밝힌 상태다.

이들은 제조·유통 업체들이 총매출액 대비 수출액 비중이 30∼50%를 차지해야 한다는 자유무역지역 입주 자격 요건을 갖추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또 비관세 지역인 자유무역지역에 입주하는 업체는 철조망 등 보안시설과 통제시스템을 설치해야 비용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고 화물 반·출입 절차가 까다로워지는 부작용이 나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게다가 지정 검토 대상지는 국공유지가 아닌 사유지로 자유무역지역 지정에 따른 임대료 인하 효과도 기대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인천신항배후단지㈜의 한 주주사 관계자는 "신항 배후단지 1-1단계 2구역 94만2천㎡ 전체를 자유무역으로 지정할 경우 보안 시설비 등 초기비용으로 80억원 정도가 들어가고 매년 인건비와 유지·보수 비용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거 인천 남항 4부두가 자유무역지역 지정 준비를 하면서 100억원에 가까운 비용을 썼으나 입주기업 반대로 무산되고 비용만 낭비했다"고 덧붙였다.

최근 인천물류창고업협동조합도 21개 회원사의 연서를 모아 인천해수청 등에 보내면서 "인천 신항 일대는 이미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돼 외국인 투자기업에 대한 조세감면 혜택이 제공되고 있다"며 "자유무역지역으로 추가 지정하면 물류비용이 늘고 복합적인 규제만 적용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찬반 의견에 인천해수청 관계자는 "당초 지난달에 자유무역지역 추가 지정을 위한 기본계획을 해양수산부에 제출하려고 했으나 연기한 상태"라며 "앞으로 추가 의견 수렴 절차를 거쳐 자유무역지역 지정 여부를 신중하게 검토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