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tty Images 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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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클럽의 얼굴’로 불리는 드라이버 시장에서 테일러메이드와 삼양인터내셔날 핑골프의 양강 구도가 더욱 뚜렷해진 모양새다. 골퍼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드라이버 브랜드 부문에서 테일러메이드와 핑이 나란히 1·2위를 차지했다.

소비자 여론조사 전문기업 엠브레인이 지난해 골프 필드 경험자 3000명을 대상으로 한 ‘2024 골프산업 기획 조사’에 따르면 주로 사용하는 드라이버 브랜드 1위로 14.4%의 선택을 받은 테일러메이드가 선정됐다. 전년 대비 0.4% 상승한 수치로 2위 핑(13.5%)과는 0.9%포인트 차이다.

○셰플러·코르다의 압도적 성적으로 증명

테일러메이드 Qi10 MAX 드라이버
테일러메이드 Qi10 MAX 드라이버
테일러메이드는 지난해 스텔스2를 앞세워 드라이버 왕좌를 탈환했다.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G430을 앞세운 핑에 드라이버 판매 순위 1위를 내주기도 했으나 하반기 스텔스2 판매량이 급속도로 늘면서 올해의 드라이버로 선정됐다. 드라이버와 세트로 묶어 사는 경향이 있는 우드(유틸리티) 부문에서도 테일러메이드가 주 사용 브랜드 1위(18.1%)에 올랐다. 2위는 12.9%의 핑이다.

테일러메이드는 지난 1월 공개한 신제품인 Qi10으로 드라이버 왕좌 자리를 더욱 확고히 한다는 계획이다. 한국경제신문이 골프존마켓에 의뢰해 올 1분기 골프 클럽 판매량을 분석한 결과 테일러메이드의 Qi10이 해당 기간 드라이버 판매 순위에서 경쟁 제품인 핑의 G430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Qi10은 공개 전부터 ‘10K’라는 코드명으로 골퍼들의 호기심을 불러일으켰을 뿐만 아니라 지금껏 출시된 테일러메이드 제품 가운데 가장 높은 관용성을 구현한 제품이다.

‘팀 테일러메이드’의 압도적인 성적도 큰 힘이 됐다. 남녀 세계랭킹 1위인 스코티 셰플러(28·미국)와 넬리 코르다(26·미국) 모두 Qi10 드라이버로 최근 미국 무대를 휩쓸고 있다. 골프클럽 유통업계 관계자는 “올 시즌 초반 셰플러와 코르다의 활약 속에 Qi10이 인기를 끌고 있다”며 “두 선수가 메이저대회를 휩쓸며 제품에 대한 문의가 들끓고 있다”고 했다.

○믿고 쓰는 핑, 최선호 브랜드

핑 G430 MAX 10K 드라이버
핑 G430 MAX 10K 드라이버
스텔스2의 경쟁 제품인 G430을 전면에 내세운 핑은 주 사용 드라이버 브랜드 부문에서 캘러웨이를 제치고 2위로 올라서며 테일러메이드와의 경쟁에 불을 붙였다. 핑 역시 올해 1월 관용성을 강조한 G430 MAX(맥스) 10K를 공개한 바 있다.

핑은 주 사용 브랜드에서는 2위에 자리했으나 ‘가장 선호하는 드라이버 브랜드’ 부문에서는 1위에 올랐다. 핑은 이 부문에서 35.2%의 득표율로 2위 타이틀리스트(29.6%)와 3위 테일러메이드(28.9%)를 크게 앞질렀다. 전년도에도 이 부문 1위를 차지했지만, 전년 대비 득표율이 3.9%포인트 올랐을 정도로 매해 인기가 상승하고 있다.

핑 드라이버를 최선호 브랜드로 선택한 이유로는 61.4%가 ‘성능’을 언급했다. ‘주변 사람들의 추천’이라고 응답한 골퍼도 31.7%에 달했다. 최대 세 가지 복수 응답이 가능한 조사에서 핑 드라이버는 다른 브랜드 대비 ‘성능’과 ‘주변 추천’에서 월등한 1위를 기록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핑은 다른 브랜드에 비해 광고를 많이 하지 않는다”며 “아마추어 골퍼 사이에서 인기가 높은 브랜드인 만큼 주변인들의 추천이 구매에 많은 영향을 끼친다”고 했다.

○아이언은 미즈노, 볼은 타이틀리스

아이언 시장에선 전통 강자 미즈노가 최상단에 이름을 올렸다. 골퍼들의 19.5%가 미즈노를 주 사용 아이언 브랜드로 꼽았다. 2위 브리지스톤(11%)과의 격차는 거의 두 배에 가깝다.

가장 많이 사용하는 골프공을 순서대로 최대 세 가지를 꼽는 설문에서 타이틀리스트가 50.6%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볼빅은 43.7% 득표율로 국산 브랜드의 자존심을 지켰다.

서재원 기자 jw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