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플러의 폭행 피소, 증거불충분으로 기각
미국프로골프(PGA) 챔피언십 도중 경찰에게 체포돼 머그샷(범인 판별용 사진)까지 찍었던 남자골프 세계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28·미국·사진)가 모든 혐의를 씻었다.

30일 AP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켄터키주의 제퍼슨 카운티 검찰은 셰플러에 대한 네 가지 혐의를 기각해 달라고 판사에게 요청했고, 청문회 개시 10분 만에 검찰 측 요청이 받아들여졌다. 검찰은 “증거 전체에 근거해볼 때 셰플러에게 제기된 혐의의 기소를 진행할 수 없다”며 “‘큰 오해’였다는 셰플러의 판단은 증거로 입증된다”고 밝혔다.

셰플러는 지난 17일 PGA 챔피언십 2라운드에 출전하기 위해 루이빌 발할라GC로 향하던 중 경찰의 통제를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현장에서 긴급 체포됐다. 당시 대회 용역 업체 관계자가 셔틀버스에 치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해 경찰이 도로를 통제하고 있었다. 경찰은 셰플러가 통제를 무시하고 차량을 밀어붙여 경찰관을 다치게 했다고 주장하면서 사건을 법원에 넘겼다.

셰플러에게 적용된 혐의는 경찰관 2급 폭행, 난폭 운전, 경찰관 신호 무시, 3급 범죄 등이다. 특히 경찰관 2급 폭행은 최고 10년형을 받을 수 있는 중범죄에 해당했다. 하지만 셰플러를 체포한 경찰관이 보디캠을 작동하지 않아 폭행 혐의를 입증할 수 없었고, 주변에서 촬영된 영상에서도 어떤 혐의점을 발견하지 못했다. 주변 목격자들도 “셰플러가 경찰관을 자동차로 밀지 않았다”며 셰플러 손을 들어줬다. 결국 사건은 ‘증거 불충분’으로 일단락됐다.

셰플러는 이날 자신의 SNS에 “나를 체포한 경찰에게 악의는 없다”며 “심각한 의사소통 오류가 있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찰관은 힘든 업무를 하는 분들”이라며 “나도 그도 이 사건을 뒤로하고 앞으로 나아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올해 첫 번째 메이저 대회인 마스터스를 포함해 4승을 올린 셰플러는 대회 중 겪은 혼란에도 PGA 챔피언십을 공동 8위로 마쳤다.

서재원 기자 jw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