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초반에 급여 몰아준다"…저출산위, 육아휴직 조기복귀 유인책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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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육휴'에 인센티브 검토
조기복귀로 경력단절 예방 효과
조기복귀로 경력단절 예방 효과
![주형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이 30일 서울 강남구 섬유센터에서 '저출산 고령화 대응방향'이라는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사진=한국섬유산업연합회](https://img.hankyung.com/photo/202405/01.36883149.1.jpg)
주형환 저출산위 부위원장(사진)은 30일 한국섬유산업연합회가 주최한 ‘저출산 고령화 대응방향’ 조찬포럼에서 이 같은 내용의 육아휴직 개편 방향을 밝혔다. 주 부위원장은 “현재는 육아휴직을 오래 할수록 돈을 많이 받는 구조인데, (현실과) 맞지 않는 것 같다”며 “초기에 급여를 올려주고 그다음에 계속 쓸수록 급여를 낮게 하고, (복귀) 이후에는 근로시간 단축과 유연근무를 활성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 부위원장이 말하는 육아휴직 제도는 생후 18개월 이내 자녀를 돌보기 위해 맞벌이 부모가 모두 육아휴직을 사용하는 경우 첫 6개월에 대해 육아휴직 급여를 통상임금의 100%로 지원하는 이른바 '6+6' 제도를 의미한다. 이 제도는 월 급여 상한액이 1개월째 200만원에서 시작해 6개월째 450만원으로 갈수록 늘어난다.
저출산위가 검토하는 것은 육아휴직 급여를 단계적으로 인상하되, 6+6 제도의 경우 지급 구조를 뒤바꿔 초반에 몰아서 지원하는 ‘초기 집중형’ 모델이다. 이런 지급 방식을 선택할 경우 경력 단절 우려가 큰 여성 근로자는 상대적으로 짧은 육아휴직으로도 많은 급여를 지원받을 수 있게 된다. 이후 직장으로 조기 복귀하면 업무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어 경력 단절 위험도 줄어든다.
주 부위원장은 “(일부 근로자는) 중장기적인 커리어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장기 육아휴직을 원하는 것 같지 않다”며 “(초기 집중형 모델을 도입하면) 근로자 입장에선 경력이 단절되지 않고, 기업 입장에서도 대체인력을 구하는 고통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해외에서도 육아휴직 조기 복귀 옵션을 제공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산하 자문기구인 중장기전략위원회에 따르면 노르웨이는 육아휴직 급여 100%를 49주간 지급하는 방식과 급여 80%를 59주간 주는 방식 중 하나를 근로자가 선택할 수 있다. 저출산위는 관계부처와 협의해 다음달 중순 구체화된 육아휴직 개편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저출산위 관계자는 “여러 설문조사와 간담회를 토대로 육아휴직을 길게 쓰고 싶어하는 근로자가 많지 않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육아휴직 초기 급여 인상폭 등 세부 내용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