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PRO] 금투세 도입되는데…'채권 투자' 슈퍼리치 어떻게 대비할까 [이지효의 슈퍼리치 레시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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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금융투자소득세 시행 가능성이 커지면서 채권에 투자한 고액 자산가들이 대비책을 찾고 있다. 장기채 대신 단기채에 관심을 두고 있다는 전언이다. 금투세 시행 전인 올해 안에 보유한 채권을 정리하려는 움직임도 감지된다.
30일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올해 들어 개인 투자자가 순매수한 채권은 총 19조117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국채가 차지하는 비중이 32.21%에 달했다. 순매수 금액은 6조1591억원이다. 향후 금리 인하가 이뤄지면 매매 차익을 노리는 수요가 몰린 덕분이다. 채권은 금리가 떨어지면 가격이 올라 수익을 얻을 수 있다. 통상 국채 같이 만기가 긴 채권은 금리 변동에 민감해 단기채에 비해 더 큰 매매 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
다만 고액 자산가들은 금투세 시행에 대비해 단기채를 사들이고 있다. 한 증권사 프라이빗 뱅커(PB)는 "채권에 투자하면 이자 수익과 매매 차익 모두를 기대할 수 있다"며 "금투세가 시행되면 비과세였던 매매 차익에 세금을 내야 해 자산가들 사이에서 국내와 미국 등의 단기 채권 관심이 커졌다"고 말했다. 금투세는 채권 등에 투자해 발생한 양도(차익) 소득에 20~25%의 세금을 부과하는 제도다.
예상보다 금리 인하가 지연되고 있는 점도 고액 자산가가 단기채를 찾는 이유로 꼽힌다. 단기채는 장기채 보다 자본 차익을 크게 챙길 수 없지만 채권 금리 상승기에는 비교적 안정적인 이자 수익을 낼 수 있다. 주요 투자처로는 부도 위험이 적은 A급 회사채를 들 수 있다. 금투세 도입으로 매매 차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더 큰 이자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점에서다.
단기채를 담은 펀드에 대한 고액 자산가의 선호도도 높아졌다. 초단기 채권을 사들여 운용하는 국내 머니마켓펀드(MMF) 전체 설정액은 연초 이후 47조373억원 급증했다. 금투세 시행 전인 연내 만기가 도래하는 채권에도 돈이 몰렸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4월 개인 투자자 순매수 1위 채권은 올해 만기인 '국고19-5(5년물)'이었다.
전문가들은 보유 채권이 어느 정도 수익을 냈다면 금투세 시행 전인 연말까지 매매하고 다시 채권 투자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한 은행사 PB는 "7500원에 샀는데 12월에 8500원이 됐다, 이 채권이 내년에 9000원이 됐다고 하면 올해까지 매매 차익이 비과세니 세금을 더 적게 내도 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금투세가 도입되면 올해 손실이 발생한 펀드를 내년으로 넘겨서 통산이 된다"며 "손실 난 상품은 내년에 같이 정리하는 편이 좋다"고 덧붙였다.
이지효 기자 jhlee@hankyung.com
30일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올해 들어 개인 투자자가 순매수한 채권은 총 19조117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국채가 차지하는 비중이 32.21%에 달했다. 순매수 금액은 6조1591억원이다. 향후 금리 인하가 이뤄지면 매매 차익을 노리는 수요가 몰린 덕분이다. 채권은 금리가 떨어지면 가격이 올라 수익을 얻을 수 있다. 통상 국채 같이 만기가 긴 채권은 금리 변동에 민감해 단기채에 비해 더 큰 매매 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
다만 고액 자산가들은 금투세 시행에 대비해 단기채를 사들이고 있다. 한 증권사 프라이빗 뱅커(PB)는 "채권에 투자하면 이자 수익과 매매 차익 모두를 기대할 수 있다"며 "금투세가 시행되면 비과세였던 매매 차익에 세금을 내야 해 자산가들 사이에서 국내와 미국 등의 단기 채권 관심이 커졌다"고 말했다. 금투세는 채권 등에 투자해 발생한 양도(차익) 소득에 20~25%의 세금을 부과하는 제도다.
예상보다 금리 인하가 지연되고 있는 점도 고액 자산가가 단기채를 찾는 이유로 꼽힌다. 단기채는 장기채 보다 자본 차익을 크게 챙길 수 없지만 채권 금리 상승기에는 비교적 안정적인 이자 수익을 낼 수 있다. 주요 투자처로는 부도 위험이 적은 A급 회사채를 들 수 있다. 금투세 도입으로 매매 차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더 큰 이자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점에서다.
단기채를 담은 펀드에 대한 고액 자산가의 선호도도 높아졌다. 초단기 채권을 사들여 운용하는 국내 머니마켓펀드(MMF) 전체 설정액은 연초 이후 47조373억원 급증했다. 금투세 시행 전인 연내 만기가 도래하는 채권에도 돈이 몰렸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4월 개인 투자자 순매수 1위 채권은 올해 만기인 '국고19-5(5년물)'이었다.
전문가들은 보유 채권이 어느 정도 수익을 냈다면 금투세 시행 전인 연말까지 매매하고 다시 채권 투자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한 은행사 PB는 "7500원에 샀는데 12월에 8500원이 됐다, 이 채권이 내년에 9000원이 됐다고 하면 올해까지 매매 차익이 비과세니 세금을 더 적게 내도 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금투세가 도입되면 올해 손실이 발생한 펀드를 내년으로 넘겨서 통산이 된다"며 "손실 난 상품은 내년에 같이 정리하는 편이 좋다"고 덧붙였다.
이지효 기자 jh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