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인 병역 면탈 도운 '뇌전증 브로커' 2심도 징역 5년
허위 뇌전증 진단을 받도록 해 병역 등급을 낮추거나 면제를 도운 혐의를 받는 브로커 구모(48)씨가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항소1부(맹현무 부장판사)는 30일 병역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구씨에게 1심과 같은 징역 5년을 선고했다.

13억7천987만원의 추징금도 유지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범행 대부분을 자백하고 있으나 죄질이 매우 불량하고 병역 의무자들과 실제 병역 의무를 수행하고 있는 국민들에게 큰 허탈감을 줬다"며 "2심에서 일부 무죄로 뒤바뀐 부분을 고려해도 1심 선고 형량에 문제가 없어 보인다"고 밝혔다.

항소심 재판부는 구씨가 래퍼 나플라(본명 최니콜라스석배)와 공모해 그의 사회복무요원 복무 당시 근무 태만을 도왔다는 혐의는 1심과 달리 무죄로 판단했다.

구씨는 2020년 2월부터 2022년 10월까지 병역 신체검사를 앞둔 의뢰인 40여명과 짜고 허위 뇌전증 진단서를 병무청에 제출해 병역을 감면받게 하고 금품을 받은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져 지난해 12월 1심에서 징역 5년과 추징금 13억여원을 선고받았다.

구씨는 의뢰인에게 병원에서 허위로 발작과 같은 뇌전증 증상을 호소해 관련 진료기록을 쌓도록 조언한 것으로 조사됐다.

배구선수 조재성, 축구선수 김명준·김승준, 배우 송덕호, 래퍼 라비 등이 구씨의 손을 거쳤다.

뇌전증은 뇌파나 MRI 검사 결과가 정상으로 나오더라도 환자가 지속해서 발작 등의 증상을 호소하면 진단받을 수 있는 질환이다.

실제 뇌파 검사로 이상이 확인되지 않는 뇌전증 환자가 약 50%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