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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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록 서울고검 공판부장(차장검사·사법연수원 30기)이 30일 사의를 표명했다. 전날 단행된 검찰 중간간부(차장·부장검사) 인사 이후 첫 사직이다. 김호삼 춘천지검 원주지청장(31기) 등도 사의를 전하면서 사표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박 차장검사는 전날 오후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사직의 글을 올렸다. 그는 "23년간 검사로서 보냈던 날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갑니다. 공직의 무거운 짐을 내려놓으려 합니다"며 운을 뗐다.

그는 "30대 초반부터 시작해 인생의 대부분을 검찰에 바쳤다. 경향 각지, 다양한 부서에 근무하면서 많은 것을 배우고 검찰 가족들과 동고동락했다"며 "부족하지만 최선을 다하였기에 후회는 없다"고 밝혔다.

이어 "함께 근무하며 도와주신 선배, 동료, 후배 검사님들, 수사관님들, 실무관님들, 여러 직원분들께 머리 숙여 감사 말씀을 드린다"며 "부족한 사람을 이 자리까지 이끌어 주셔서 감사드린다"고 썼다.

나아가 "이제는 밖에서 검찰 발전을 위해 응원하겠다"면서 "검찰이 마주치게 되는 어려움도 시대 상황에 맞게 잘 극복해 나가리라 믿는다"고 글을 마무리했다.

경북 안동 출신인 박 차장검사는 서울대 국문학과를 졸업한 뒤 1998년 제40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2001년 사법연수원을 수료했다. 울산지검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한 그는 2012년 서울중앙지검 검사 시절 당시 특수부(현 반부패수사부)에 배치돼 다수의 대기업과 정치인 관련 사건을 수사했다.

이후 대검찰청 검찰연구관, 법무부 보호법제과장, 서울중앙지검 공판1부장을 거친 후 부산지검 2차장검사로 부임해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박 박탈)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2022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수사하는 수원지검 차장검사로 부임했다.

김 지청장도 이날 오전 이프로스에 "훌륭하신 선후배 검사님, 수사관님, 실무관님 덕분에 '대한민국 검사 중 가장 행복한 검사'라고 자부할 정도로 매일매일 즐겁고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며 사직 인사를 남겼다.

검찰 중간간부 인사 전후로 차장·부장검사들의 사의 표명이 이어지고 있다. 박양호 법무부 법무과장(35기)도 전날 오후 이프로스에 '너와 함께한 시간 모두 눈부셨다'는 드라마 대사를 인용하며 "검찰, 법무에서의 생활을 추억으로 바라보니 치열하게 고민했고, 기뻐했고, 슬퍼했던 나의 아름다운 청춘이었다"고 사직 인사를 남겼다.

권찬혁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2부장(35기)도 같은 날 "30~40대를 다 바친 검찰과 이별을 하기로 결심하게 되었다"며 "검사의 직을 내려놓더라도 정직하게 살아가겠다"고 했다.

한편 법무부는 전날 김형수 부산지검 동부지청장(30기), 김병문 울산지검 형사1부장(34기) 등 차·부장검사 11명을 의원면직 처리했다.

권용훈 기자 fac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