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맞춰 볼까요?…민희진이 야구모자를 쓴 3가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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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일 인문학
야구모자의 정치심리학
심리적인 방패
기자들의 늑대같은 질문, 의심의 눈초리로부터 나를 보호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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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머치 토커' 이미지 활용, 엄청난 내용 터트린다는 암시를 줘라
이미지 메이킹
뉴진스의 야구모자와 편안한 스타일, 헌신과 애정을 드러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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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끌벅적한 해프닝을 틈타 중증 옷 환자인 필자는 야구모자를 언급할 기회를 포착했다. 오랫동안 묵혀뒀던 자료를 하나씩 꺼내며 야구모자에 대한 이야기를, 기자회견의 주인공이 야구모자를 눌러쓴 이유를 흥미진진하게 파헤쳐 볼까 한다.

광고판이 된 야구모자
우리가 지금 쓰고 있는 야구모자로의 형태적 완성은 세기가 바뀌면서 점진적으로 정착됐다. 특히 1854년 창단된 브루클린 엑셀시어즈의 공이 크다. 1860년 전설적인 연승 행진으로 야구의 인기를 전 미국 땅에 퍼뜨린 브루클린 엑셀시어즈는 고향 땅을 떠나 다른 팀들과의 원정 경기에서 19승 2패라는 당시로서의 대기록을 남기며 큰 인기를 얻었다. 지금의 야구보자보다는 조금 챙이 길고 헐렁한 형태지만 모자 꼭대기에 버튼이 박힌 오늘날의 야구모자와 매우 비슷한 형태의 모자를 선수들이 착용하면서 팀의 인기와 함께 소위 ‘브루클린 스타일’이라는 특별한 별칭을 얻었다. 1940년대까지 야구모자의 전형을 이뤘다.야구모자에 커다란 알파벳 이니셜이 처음 등장한 것도 이즈음이다. 1894년 보스턴 야구클럽이 이를 처음 도입했고 다음 시즌에 몇몇 팀이 이를 따라 했다. 한편 1901년 디트로이트 타이거스는 검정 바탕에 붉은색 호랑이 문양을 마스코트로 모자에 각인한 첫 메이저리그 팀이었는데 수년 뒤 다시 디트로이트의 ‘D’로 바뀌긴 했지만, 야구모자 앞면을 광고용 공간으로 적극 활용하는 방식은 이때부터 시작됐다. 소재의 발전으로 라텍스 고무가 모자챙의 내부 형태를 잡는 용도로 활용되면서 1940년 전후 드디어 현재의 야구모자와 거의 비한 형태가 완성된다.
정치적이고 상징적인 아이템



뉴에라에서 닥터 드레까지
야구모자의 역사를 논하는 데 빼놓을 수 없는 기업은 뉴에라라는 미국 모자 회사다. 1934년부터 메이저리그 선수들에게 모자를 공급해 왔다. 선수들의 요구에 맞춰 맞춤 모자를 공급하면서 큰 인기를 얻어 1950년대에는 대부분의 메이저리그 팀이 이 회사의 모자를 사용한다. 뉴에라사는 1954년 역사상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59Fifty’라는 제품을 탄생시키는데 공기구멍이 하나씩 뚫린 6개의 조각이 머리통을 감싸는, 커다란 챙이 달린 디자인을 완성했고 선수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팬들도 이 모자를 쓰고 응원하며 사 모았다.야구모자가 야구뿐 아니라 일상에서도 널리 활용되는데는 연예인들의 영향이 컸다. 수많은 야구 역사가가 한결같이 입을 모으는 야구모자의 인기는 하와이를 배경으로 한 1980년대 미국 범죄 드라마 매그넘 P.I의 주인공 톰 셀렉 덕분이다. 1980년대 힙합 음악의 대세였던 레퍼들 닥터 드레, 척 디, 그리고 비스티 보이즈가 사랑한 야구모자는 고스란히 팬들의 일상에 파고들었다.

다만 역사를 통해 입증된 야구모자의 가치와 효용을 그녀도 십분 활용했으리라는 추리할 뿐이다. 200년 가까운 역사를 지닌 야구모자를 알고 쓰게 되는 계기를 제공해준 이번 사태가 문득 고맙게 느껴진다. 얼굴이 커서 야구모자를 잘 안 쓰던 필자도 오늘만큼은 쓱 한번 야구모자를 걸쳐볼까 한다.
한국신사 이헌 패션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