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어제 열린 우주항공청 개청 기념행사에서 ‘스페이스 광개토 프로젝트’ 추진을 선언했다. 미국의 스페이스 이니셔티브, 중국의 우주 굴기처럼 ‘스페이스 스탠더드’ 선도 의지를 집약한 슬로건이다. 2032년 달 탐사선 착륙, 2045년 화성에 태극기 꽂기 등을 구체적인 사업으로 제시했다.

대통령은 스페이스 광개토 프로젝트에 전폭적 지원을 약속했다. 2027년까지 관련 예산을 1조5000억원 이상으로 확대하고 2045년까지 약 100조원 투자를 이끌어낸다는 구상이다. 국산 로켓 누리호 발사 성공으로 ‘7대 우주강국’이 됐다지만 목표로 잡은 ‘5대 강국’에 진입하려면 인력·예산이 절대 부족한 상황임을 고려하면 시의적절한 행보다.

광개토 프로젝트를 성공시키고 스페이스 스탠더드를 주도하려면 과학적인 접근이 필수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천문연구원 등 국가기관이 주도해온 우주 연구를 민간 중심으로 전환해 우주 경제 생태계를 조성하는 게 핵심이다.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 제프 베이조스의 블루오리진이 주도하는 미국 사례에서 보듯 민간과의 협력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우주항공청이 범부처 조율 기능을 십분 발휘해 우주산업 빅뱅이라는 시대적 소임을 수행해야 할 것이다.

정부는 우주개발 전 과정을 민간으로 이전해 우주 경제를 실현하겠다고 천명한 바 있다. 2050년까지 우주산업을 반도체 2차전지 자동차 등과 함께 10대 주력 산업으로 성장시킨다는 구상이다. 우주 경제를 주도하려면 발사체·위성 제조기술 확보를 넘어서는 다양한 프로그램 병행이 필수다. 예컨대 화성에 사람을 보내는 기술은 미국이 갖고 있지만 건축, 식량, 자원 채굴 등은 한국이 최고가 될 수 있는 분야다.

미래 항공산업에서도 한국의 장점을 전략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거대한 차세대 모빌리티 시장으로 주목받는 도심항공교통 기술 등은 제조와 소프트 기술을 겸비한 한국이 밀리지 않는 분야다. 광개토대왕은 광대한 영토 확장으로 한민족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스페이스 광개토 프로젝트가 한국의 활동무대를 미지의 우주로 무한 확장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