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국내 면세점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의 1인당 구매액이 작년 같은 달에 비해 절반 가까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의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관광객의 지갑이 얇아진 탓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30일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 4월 국내 면세점을 찾은 외국인은 80만 명으로 집계됐다. 1년 전(44만 명)보다 81.6% 늘어났다. 같은 기간 외국인 매출은 9654억원에서 9950억원으로 3.1% 증가했다.

방문객 수와 비교해 매출이 소폭 늘어나는 데 그치면서 외국인 1인당 구매액은 반 토막 수준으로 하락했다. 220만원에서 125만원으로 43.2% 줄었다.

면세점업계는 큰손 고객인 중국 관광객의 소비력이 약화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예전에는 고가품을 사는 중국 관광객이 많았다면, 요즘에는 중저가 제품을 찾는 일이 늘었다”며 “동남아 단체관광객도 유치하고 있지만, 이들의 객단가가 낮아 매출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고 말했다.

관광객의 씀씀이가 줄어들자 면세업계는 수익성 개선에 힘쓰고 있다. 업계 1위 롯데면세점은 다음달 비상경영체제에 들어가 희망퇴직을 비롯해 구조조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양지윤 기자 y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