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재고 깜짝 증가·GDP 둔화에 2거래일 연속 하락[오늘의 유가]
국제 유가가 2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미국 휘발유 재고가 깜짝 증가하고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둔화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다.

3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7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장 대비 1.32달러(1.67%) 하락한 배럴당 77.91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지난 22일 이후 최대폭 하락했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7월물 브렌트유 가격은 전장 대비 1.74달러(2.1%) 하락한 배럴당 81.8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사진=REU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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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시장 참가자들은 미국의 1분기 실질 GDP 성장률 잠정치가 앞서 발표된 속보치보다 둔화된 점에 주목한 것으로 보인다. 잠정치에 따르면 미국의 1분기 실질 GDP는 전년 동기보다 1.3% 증가하는 데 그쳤다. 경제 성장 둔화는 원유 수요가 줄어들게 만든다.

석유제품 수요가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도 유가 하락을 부채질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의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주 미국 원유 재고는 정유업체들이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가동률로 증가하면서 예상보다 많이 감소했다. 지난 24일로 끝난 주간에 415만6000배럴 감소했다.

그러나 생산량 증가에도 불구하고 수요가 약화되면서 휘발유와 증류유 재고가 급격히 증가했다. 휘발유 재고는 202만배럴 증가했고, 디젤유 재고는 250만배럴 늘었다. 어게인캐피털의 존 킬더프 파트너는 "앞으로 정유 업체가 휘발유를 생산할 때 제품 재고를 소진하기에는 너무 많은 양이 남아 있다"고 했다. 휘발유 수요는 전주 대비 약 2% 감소한 하루 915만 배럴을 기록했다.

분석가들은 미국의 여름 드라이빙 시즌이 시작되는 5월 27일 미국 메모리얼 데이 연휴부터 연료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시장 전망과 달리 휘발유 수요가 줄어들고 재고가 늘어난 것이다. 스톤X의 알렉스 호데스 석유 분석가는 "휘발유 시장의 약세는 나머지 석유 부문을 계속 끌어 내리고 있다"고 말했다.
美재고 깜짝 증가·GDP 둔화에 2거래일 연속 하락[오늘의 유가]
주식시장이 반락하면서 위험선호 심리가 후퇴한 점도 유가 하락세를 더했다. 금융 중개업체 액티브트레이즈의 애널리스트들은 "미국과 유럽의 통화정책 완화가 지연될 것이란 전망으로 인해 투자자들의 위험선호 심리가 줄어들고 있는 것도 유가를 더욱 압박하고 있다"며 "31일 미국 소비자 물가 지수 데이터를 앞두고 '공포 거래'가 금융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오는 6월 1일 석유수출국기구(OPEC) 플러스 회의에서 산유국들이 하루평균 220만배럴 감산을 유지할지 여부도 관건이다. 감산을 유지하지 못할 경우 유가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에서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