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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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 정부가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의 신규 지분 매각에 나선다. 이번 거래를 통해 사우디 정부가 최대 131억달러를 조달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아람코가 30일(현지시간) 사우디증권거래소에 제출한 서류에 따르면 사우디는 총 15억4500만주(지분율 약 0.64%)의 아람코 주식을 추가로 공개 매각한다. 소매 시장에는 이 가운데 10%가 할당될 예정이다. 1주당 26.7(약 7.12달러)~29리얄의 범위에서 주식을 매각하겠다고 밝혔다. 이 경우 지분 가치는 약 120억달러에 달한다.

거래 규모는 최대 131억달러까지 증가할 수 있다. 초과배정옵션(이른바 '그린슈 옵션')을 통해서다. 그린슈 옵션은 기업공개(IPO)나 추가 주식 발행에서 주관사들이 공모물량 이외의 주식을 기존 주주로부터 공모가에 살 수 있는 권리를 의미한다. 주가의 급격한 변동을 방지하기 위해 활용된다. 그린슈 옵션이 발동될 경우 아람코는 0.7%의 지분율에 해당하는 총 17억주를 매각할 수 있게 된다.

아람코의 아민 나세르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주식 공모는 사우디와 국제 투자자 모두를 대상으로 주주 기반을 확대할 기회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이어 "또한 유동성을 높이고 아람코 주식이 글로벌 주식 시장에서 더 큰 비중을 차지하게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람코는 2019년 사상 최대 규모의 IPO를 통해 294억달러를 조달한 바 있다.

로이터통신은 "5년 전 IPO 이후로 아람코는 사우디 정부를 위한 현금 창출원이 됐고, 왕국의 '석유 의존도'를 끝내기 위한 경제적 추진을 지원해 왔다"고 전했다. 하산 알하산 국제전략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이번 거래는 왕국이 탈(脫)석유 의제와 관련된 대규모 국내 프로젝트의 자금 조달에 새로운 동력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외국인 직접 투자(FDI)의 목표치에 크게 뒤처진 상황에서 최대 210억 달러의 재정 적자가 예상됨에 따라 사우디는 아람코의 주식 매각과 채권 발행에 의존하고 있다"고 했다. 사우디 정부는 2030년까지 연간 3750억리얄(약 1000억 달러)이라는 높은 FDI 목표를 설정했지만, 2023년에는 460억리얄을 유치하는 데 그쳤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