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수장, '본토 타격시 대응' 러 위협에 "늘 하던 얘기"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은 3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가 서방 무기로 러시아 본토를 타격 시 대응하겠다는 러시아의 위협에 "새로운 얘기가 아니다"라며 평가 절하했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이날 체코 프라하에서 열린 나토 비공식 외교장관회의 둘째 날 기자들과 만나 관련 질문에 "푸틴 대통령은 나토 동맹이 우크라이나에 지원할 때마다 우리를 위협하려 했다"고 답했다.

이어 "이는 나토 동맹이 우크라이나가 스스로를 방어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을 막으려는 노력의 일환"이라고 지적했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일부) 동맹국들은 수년간, 아니면 이번 전쟁이 발발한 2022년 이후로 각국의 무기가 러시아 내의 정당한(legitimate) 목표물 공격에도 사용될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해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영국은 오랜 기간 아무런 제한 없이 '스톰 섀도' 순항미사일을 (우크라이나에) 제공했다"고 예를 들었다.

앞서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에서 우크라이나가 서방 무기로 러시아의 민간 시설을 공격할 경우 러시아군이 '비례적인 대응'하겠다고 경고했다.

31일엔 러시아 하원(두마) 안드레이 카르파톨로프 국방위원장이 미국 무기로 러시아 본토를 공격하면 '비대칭 보복'하겠다고 말했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러시아 공격에 맞서 우크라이나가 반격해선 안 된다고 가정하는 건 결코 합리적이지 않다"며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내에서 발사되는 포탄과 미사일을 타격해 영토를 지킬 수 있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이날 미국도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본토 공격을 일부 허용하기로 입장으로 선회했다는 보도와 관련해서는 "우크라이나는 자위권이 있으며 여기에는 러시아 내의 정당한 군사 목표물을 타격할 권리도 포함된다"고 말했다.

아직 미 정부의 공식 발표가 나오지 않은 점을 고려해 우회적인 표현으로 환영한 셈이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와 AP통신 등은 전날 복수의 당국자를 인용, 조 바이든 대통령이 최근 러시아의 집중 공격을 받는 우크라이나 하르키우를 방어하는 목적에 한해 미국 무기로 러시아 영토 안까지 반격하는 것을 허용했다고 보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