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내가 클 수 있는 조직으로 간다!
지난해엔 미국 빅테크 등의 해고가 인적자원(HR)의 화두였다면, 최근에는 젊은 직원들의 자발적인 퇴사와 이직에 관한 뉴스가 많다. 젊은 직원들이 이 같은 결정을 내리는 본질적 이유는 발전하고자 하는 열망 때문이라고 한다. 베이비붐 세대가 ‘더 나은 처우’ 때문에 이직했다면, MZ세대는 ‘성장할 기회’를 잡기 위해 회사를 옮긴다.

언젠가부터 이직과 관련한 뉴스에서 급여 외에 성장이라는 키워드가 두드러진다. 2021년에는 대퇴사, 2022년부터는 ‘조용한 퇴사’가 HR의 이슈였다. 그리고 올해는 ‘요란한 퇴사’가 트렌드다. 성장하기 위해 퇴사하는 사람들은 이직을 프로 스포츠 선수들의 트레이드와 같은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성장 욕구가 크다 보니 리더에 대한 요구사항도 예전과 달라졌다. 일 잘하는 꼰대 상사와 일 못하는 착한 상사 중 전자를 더 선호한다고 한다. MZ세대가 성장을 갈구하기 때문이다.

미국 커리어개발협회(NCDA)가 2022년 낸 출판물(A Review of Career Coaching)에 따르면 개인의 장단점을 분석해 장점을 극대화하고 단점을 극복할 수 있는 핀셋식 동기부여 코칭 학습이 인기다. 미국의 시스코는 직원의 경력 개발 요구를 만족시키기 위해 일찍부터 1 대 1 코칭 시스템을 활용하고 있다. 특히 복잡해진 디지털 환경에 맞는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구성원의 디지털 능력치를 평가한 다음, 디지털 전문 코치를 통해 부족한 부분을 보완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미국 베스트바이는 리더가 정기적으로 구성원을 1 대 1로 코칭하고, 직책별로 맞춤형 교육을 해 개인의 성장을 독려하고 있다.

어려운 환경에 직면한 많은 기업이 해고 혹은 희망퇴직을 통해 몸집을 줄이려고 한다. 이를 가까이서 지켜보며 젊은 세대는 자기 경쟁력 강화만이 조직에서 살아남는 방법임을 깨달았다. 그래서 자신의 역량을 키워 줄 수 있는 조직을 선호하며, 성장할 수 있는 조직으로 이직을 결심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리더는 더 이상 안정과 편안함으로 구성원을 붙잡지 못할 것이다. 대신 구성원이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주는 리더와 조직으로 변화해 젊은 인재들이 잠재력을 폭발시킬 수 있는 놀이터를 만들어줘야 한다.

대학 졸업과 취업, 조직에서의 승진이라는 사다리식 성장 모형은 과거의 일. 가로지르기, 십자지르기, 정글짐 형태의 커리어가 허용되는 시대다. 이젠 1주일이든 한 달이든 자신이 맡은 일이 포트폴리오가 된다. 업무와 성장이 연결됨을 알아차리고, 이것이 커리어 발전의 열쇠임을 깨닫게 하는 대화가 결국 값비싼 교육보다 나을 수 있다. 나이, 직급과 상관없는 공통어는 바로 성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