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소형모듈원전(SMR) 기업 뉴스케일이 개발한 SMR.  뉴스케일 제공
미국 소형모듈원전(SMR) 기업 뉴스케일이 개발한 SMR. 뉴스케일 제공
정부가 31일 공개한 장기 전력수급기본계획 실무안에는 차세대 원전인 소형모듈원전(SMR) 1기가 처음 포함됐다. 아직 개발이 완료되지 않은 발전원이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반영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총괄위원회는 이번 실무안에 2035~2036년 필요한 신규 설비 2.2GW 가운데 3분의 1에 달하는 0.7GW를 SMR에서 확보하는 방안을 포함했다. 2034~2035년이면 SMR의 개발 및 모듈 건설이 완료될 것으로 보고 상용화 실증을 위한 분량으로 0.7GW를 할당했다는 것이 총괄위의 설명이다.

SMR은 기존 대형 원전 대비 발전용량을 3분의 1 수준으로 줄인 0.3GW급 이하 원전이다. 작고 부지도 유연하게 선정할 수 있어 미래 에너지산업의 판도를 바꿀 ‘게임 체인저’로 꼽힌다. 한국뿐 아니라 미국 중국 프랑스 러시아 등 주요국이 개발에 뛰어들어 경쟁 중인 ‘미완(未完)’의 기술이다.

정부는 지난해부터 2028년까지 6년간 3992억원을 투입해 한국형 SMR인 ‘i-SMR’의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한국이 개발하는 SMR 노형은 용량이 모듈당 0.17GW로, 4개 모듈을 합한 SMR 1기의 용량은 약 0.7GW다. 정부는 2028년 표준설계인가를 취득하고 2035년까지 모듈 건설을 완료해 실증 가동에 들어간다는 목표를 세웠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아직 완성되지 않은 기술인 만큼 SMR 도입 여부 및 시점 변경에 대해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일반 원전보다 규모가 작지만 SMR 역시 부지 선정 과정에서 주민 반대 등에 직면해 도입이 지연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옥헌 산업부 전력정책관은 “개발 단계나 규제 등의 변화가 있으면 차기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상황을 업데이트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