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31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줄리어스 마다 비오 시에라리온 대통령과 환담을 나누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31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줄리어스 마다 비오 시에라리온 대통령과 환담을 나누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정부가 31일 아프리카의 시에라리온과 ‘무역 투자 촉진 프레임워크(TIPF)’를 맺고 무역·사업·에너지 분야에서 포괄적 협력관계를 구축하기로 합의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줄리어스 마다 비오 시에라리온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이런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대통령실은 이번 TIPF 체결로 양국 간 교역 품목이 다변화하고 투자 협력이 증진될 것으로 기대했다.

두 정상은 지난해 10월 시에라리온이 ‘K-라이스벨트 사업’에 참여한 것을 비롯해 농업 분야에서도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K-라이스벨트 사업은 벼 종자를 공급하고 쌀 재배 기술을 전수하는 공적개발원조 사업이다. 한국 정부가 시에라리온 공립병원에 디지털 엑스레이, 초음파 진단장비 등을 지원하는 안도 추진한다. 두 정상은 북한의 도발에 우려를 나타내면서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를 철저히 이행하자는 데 뜻을 모았다.

시에라리온은 서아프리카 북대서양 연안과 맞닿은 국가로, 세계 10위권의 다이아몬드 생산지로 유명하다. 2002년까지 11년간 이어진 대규모 내전으로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명목 국내총생산 41억달러·2022년 기준) 중 하나다. 한국은 1962년 시에라리온과 수교한 이후 합성수지·농약·의약품 등을 수출하고, 어류·광물 등을 수입하고 있다. 수출입은행에 따르면 작년 기준 8145만달러 수출, 1739만달러 수입을 기록했다.

윤 대통령은 오는 4일과 5일 아프리카 48개국이 참여하는 ‘한·아프리카 정상회의’를 주재한다. 방한 예정인 아프리카 25개국 정상과 모두 정상회담을 할 계획이다. 한국이 아프리카 국가들을 상대로 다자 정상회의를 개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아프리카는 전 세계 광물 자원의 30% 이상이 묻혀 있는 곳으로 4차 산업혁명을 위해 반드시 협력해야 할 파트너”라며 “이번 정상회의에서 자원 교역과 투자가 의제로 오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대부분의 나라가 참석 의사를 밝힌 것은 그만큼 한국과의 협력에 대한 아프리카의 높은 기대감이 작용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등 주요국이 이미 아프리카와 정상급 회의체를 운영해오고 있다”며 “우리나라가 국제사회에서 차지하는 위상을 고려하면 다소 늦은 감이 있다”고 덧붙였다.

양길성/김동현 기자 vertig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