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式 '소통 플랫폼'…기업·국민 교류 확대한다
대한상공회의소가 경제·사회 문제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온라인 투표 공간인 ‘소통 플랫폼’을 강화하고 있다. 2021년 문을 연 지 3년여 만에 회원이 7만8000명으로 늘어난 데다 경제 관련 안건이 3400여 건 올라오는 등 자리를 잡았다는 판단에서다.

소통 플랫폼은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의 의지로 출범했다. 이런 제도를 운영하는 경제단체는 대한상의뿐이다.

소통 플랫폼은 국민이 경제·사회 문제 안건을 제안한 뒤 투표하는 방식이다. 일정 수준 이상 공감을 얻은 안을 대한상의가 정부에 건의하거나 관련 사업을 추진한다.

대한상의는 산업통상자원부 소관 부서가 안건을 검토하는 패스트트랙 절차도 신설했다. 경제계가 현장 목소리를 수렴하고 해결 방안을 찾는 셈이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국민을 포함한 다양한 이해관계자와의 접점을 확대하고 직접 소통을 활성화해 미래 성장의 아이디어를 모은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지난 3월 ‘한국의 내일을 위한 최우선 과제’에는 2만 명이 투표했다. ‘여성 과학기술인 양성에 힘써야 한다’ ‘건강보험료 재정 누수를 막을 건보료 포인트제를 제안한다’는 아이디어가 각각 1, 2등을 차지했다.

22대 총선을 앞두고 각 정당의 공약 선호를 물은 ‘총선 공약 월드컵’엔 1만2000명이 참여했다. 국민의힘 공약 중에서는 예금자 보호한도 상향(5000만원→1억원)이, 더불어민주당 공약 가운데선 주 4일제 도입 기업 지원이 1위에 올랐다. 비대면 진료 찬반을 묻는 투표에는 의료단체 등이 격렬한 찬반 대결을 펼치기도 했다.

최 회장은 지난 3월 대한상의 회장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할 때 “경제·사회 난제를 푸는 데 기여하겠다”고 공언하며 소통 플랫폼의 역할을 확대하고 있다.

안건을 올리고 투표에 참여하는 이해관계자 범위를 넓혀 기업 이슈를 다루는 플랫폼으로 나아간다는 계획이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소통 플랫폼의 기능을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대한상의의 행사, 교육 서비스와 연결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