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쪽짜리 불량 아킬레스건 이식과 영업사원 대리 수술 의혹을 받는 관절 전문 Y병원 원장 등이 무더기로 재판에 넘겨졌다.

▶본지 2023년 12월 11일자 A1, 29면 참조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방검찰청 식품의약범죄조사부(부장검사 송명섭)는 병원장 A씨와 의료진, 의료기기 업체 직원 등 10명을 의료법 위반 혐의로 최근 불구속 기소했다. 의료 사건을 전담하는 서울서부지검은 서울중앙지검 직무대리 권한을 받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이들을 기소했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형사 2부(부장검사 손정현)는 서울경찰청에서 미승인 아킬레스건 수입·납품 업체 대표 26명과 영업사원 6명, 의사 30명, 간호사 22명 등 85명을 불구속 송치한 사건의 보완 수사를 요청한 바 있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인공 관절과 연골 치료제 등을 공급하는 의료기구 업체 영업사원을 수술에 참여시키는 등 의료법을 위반한 혐의를 받는다. 또 의료진은 A씨가 수술을 끝까지 집도한 것처럼 수술 기록지를 조작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2013년 8월부터 2019년 1월까지 대학 병원, 유명 정형외과 등 전국 232개 병원에 반쪽 아킬레스건이 유통된 정황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불량 아킬레스건 수술을 가장 많이 한 곳은 S병원(91명)으로 파악됐다. 관절 전문 Y병원, S대 병원에서도 각각 82명, 63명이 수술을 받았다.

검찰이 파악한 불량 아킬레스건 이식 및 대리 수술 환자는 총 6500여 명으로 알려졌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이 가운데 환자 4019명의 명단을 공개했다. 공개된 환자 중에는 20·30대가 절반을 차지했다. 뒤이어 50대, 40대, 60대 순이었다.

반쪽짜리 불량 아킬레스건 이식 및 영업사원 대리 수술 의혹 수사는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가 2022년 4월 서울경찰청에 A씨 등을 고발하면서 시작됐다. 2022년 7월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경찰에 보완 수사를 요청한 끝에 1년10개월 만에 A씨 등을 기소했다.

권용훈 기자 fac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