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절반이 부실채권 '비상'…옥석가리기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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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만에 다시 온 위기
1분기 적자 낸 저축은행 42곳
46곳은 부실채권비율 10% 넘어
당국, 자본확충 압박 나설 듯
회사별 실적편차 커져
OK·한국투자·웰컴·애큐온
합산 순이익 389억으로 선방
페퍼·상상인 등은 수백억 적자
1분기 적자 낸 저축은행 42곳
46곳은 부실채권비율 10% 넘어
당국, 자본확충 압박 나설 듯
회사별 실적편차 커져
OK·한국투자·웰컴·애큐온
합산 순이익 389억으로 선방
페퍼·상상인 등은 수백억 적자
고정이하여신(부실채권) 비율이 10%를 초과한 저축은행 수가 전체의 절반을 넘는 46개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 상승으로 가계와 기업의 대출 상환 능력이 악화한 동시에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까지 얼어붙은 결과다. 위험성이 큰 대출을 주로 취급한 저축은행 10곳의 고정이하여신 비율은 20%마저 넘어섰다.
업계 안팎에선 “10여 년 전 저축은행 사태 이후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는 우려가 나온다. 금융당국은 부실 징후가 감지된 일부 저축은행을 대상으로 자본 확충과 부실채권 매각 등을 주문하기로 했다.
수도권 대형 저축은행에도 ‘비상벨’이 울리기 직전이다. 자산 상위 10개 저축은행 중 PF·건설·부동산업 대출 연체율이 10%를 초과한 곳은 8개에 달했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연체율이 10%를 넘은 곳은 세 곳에 불과했다. 10대 저축은행 가운데 건설·부동산업 대출 연체율이 가장 높은 곳은 상상인저축은행(25.1%)이었다. 페퍼(17.4%) 웰컴(16.5%) OSB(14.1%) 다올(13.8%) 등이 뒤를 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브리지론, 후순위 대출, 비수도권·비주택 등 위험이 큰 자산에 투자한 저축은행의 건전성이 급속도로 나빠지고 있다”며 “저축은행 업권 내에서도 옥석 가리기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회사별 수익성도 큰 편차를 보였다. OK·한국투자·웰컴·애큐온저축은행은 1분기 합산 389억원 순이익을 기록했다. 1분기 저축은행 업권이 총 1543억원의 순손실을 낸 것과 비교하면 선방했다는 평가다. 반면 페퍼(-379억원) 상상인(-380억원) 등은 1분기에만 수백억원대 적자를 기록했다. 1분기에 적자를 낸 저축은행은 42곳에 달했다.
한 저축은행 고위 임원은 “업계가 2분기에만 3000억~4000억원의 충당금을 쌓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저축은행 업권은 상반기에 총 5000억~6000억원의 적자를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저축은행중앙회는 “경영 안정성엔 이상이 없다”고 했다. 저축은행의 평균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이 1분기 14.7%로 법정 기준인 7%(자산 1조원 이상은 8%)에 달하기 때문이다. 다만 BIS 비율조차 회사별 편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BIS 비율이 금융당국 권고치인 10%(자산 1조원 이상은 11%)를 밑돈 곳은 4곳에 달했다.
일각에선 금융당국이 부실 우려 저축은행을 대상으로 적기시정조치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적기시정조치는 경영개선 권고·요구·명령의 세 단계로 이뤄진다. 저축은행의 BIS 비율이 법정 기준 미만으로 내려가거나 금융감독원 경영실태평가에서 취약 이하 등급을 받으면 적기시정조치 대상이 된다.
금융당국은 해당 저축은행에 △인력·조직운영 개선 △경비 절감 △부실자산 처분 △자본금 증액 또는 감액 등의 조치를 이행하도록 권고, 요구, 명령할 수 있다.
금감원은 부실채권 비율이 높은 10여 개 저축은행을 대상으로 3일부터 현장점검에 나선다. 부실채권 비율이 높고 관리가 미흡하다고 판단되는 저축은행을 점검하고 부실채권 정리를 유도할 방침이다.
저축은행 업권도 연체 관리에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이날 저축은행중앙회는 총 18개 저축은행이 1360억원 규모의 개인 신용대출·개인사업자 부실채권을 공동 매각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서형교/조미현 기자 seogyo@hankyung.com
업계 안팎에선 “10여 년 전 저축은행 사태 이후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는 우려가 나온다. 금융당국은 부실 징후가 감지된 일부 저축은행을 대상으로 자본 확충과 부실채권 매각 등을 주문하기로 했다.
PF 연체율 수직 상승
2일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국내 79개 저축은행의 연체율은 지난 1분기 평균 8.8%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6.6%) 대비 석 달 만에 2.2%포인트 올랐다. 부동산 PF 대출과 개인사업자 대출 등을 포함한 기업대출 연체율이 작년 말 7.5%에서 올 1분기 11.0%로 치솟은 영향이다.수도권 대형 저축은행에도 ‘비상벨’이 울리기 직전이다. 자산 상위 10개 저축은행 중 PF·건설·부동산업 대출 연체율이 10%를 초과한 곳은 8개에 달했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연체율이 10%를 넘은 곳은 세 곳에 불과했다. 10대 저축은행 가운데 건설·부동산업 대출 연체율이 가장 높은 곳은 상상인저축은행(25.1%)이었다. 페퍼(17.4%) 웰컴(16.5%) OSB(14.1%) 다올(13.8%) 등이 뒤를 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브리지론, 후순위 대출, 비수도권·비주택 등 위험이 큰 자산에 투자한 저축은행의 건전성이 급속도로 나빠지고 있다”며 “저축은행 업권 내에서도 옥석 가리기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회사별 수익성도 큰 편차를 보였다. OK·한국투자·웰컴·애큐온저축은행은 1분기 합산 389억원 순이익을 기록했다. 1분기 저축은행 업권이 총 1543억원의 순손실을 낸 것과 비교하면 선방했다는 평가다. 반면 페퍼(-379억원) 상상인(-380억원) 등은 1분기에만 수백억원대 적자를 기록했다. 1분기에 적자를 낸 저축은행은 42곳에 달했다.
옥석 가리기 본격화
고금리가 장기간 이어지며 저축은행의 부담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금융당국이 지난달 13일 발표한 ‘부동산 PF 정상화 방안’에 따라 저축은행의 부실채권 규모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부실채권이 늘어나면 충당금을 추가로 쌓아야 하므로 손실 규모도 커진다.한 저축은행 고위 임원은 “업계가 2분기에만 3000억~4000억원의 충당금을 쌓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저축은행 업권은 상반기에 총 5000억~6000억원의 적자를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저축은행중앙회는 “경영 안정성엔 이상이 없다”고 했다. 저축은행의 평균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이 1분기 14.7%로 법정 기준인 7%(자산 1조원 이상은 8%)에 달하기 때문이다. 다만 BIS 비율조차 회사별 편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BIS 비율이 금융당국 권고치인 10%(자산 1조원 이상은 11%)를 밑돈 곳은 4곳에 달했다.
일각에선 금융당국이 부실 우려 저축은행을 대상으로 적기시정조치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적기시정조치는 경영개선 권고·요구·명령의 세 단계로 이뤄진다. 저축은행의 BIS 비율이 법정 기준 미만으로 내려가거나 금융감독원 경영실태평가에서 취약 이하 등급을 받으면 적기시정조치 대상이 된다.
금융당국은 해당 저축은행에 △인력·조직운영 개선 △경비 절감 △부실자산 처분 △자본금 증액 또는 감액 등의 조치를 이행하도록 권고, 요구, 명령할 수 있다.
금감원은 부실채권 비율이 높은 10여 개 저축은행을 대상으로 3일부터 현장점검에 나선다. 부실채권 비율이 높고 관리가 미흡하다고 판단되는 저축은행을 점검하고 부실채권 정리를 유도할 방침이다.
저축은행 업권도 연체 관리에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이날 저축은행중앙회는 총 18개 저축은행이 1360억원 규모의 개인 신용대출·개인사업자 부실채권을 공동 매각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서형교/조미현 기자 seogy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