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대석 칼럼] 통일, 간절함이 이어지게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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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후 '북한 국유지 우선매수권 제도'
실향민 후손 대상 체계적으로 관리하자
통일 후 '북한 국유지 우선매수권 제도'
실향민 후손 대상 체계적으로 관리하자
남북이 분단된 지 79년째다. 흩어진 가족이 다시 만나는데 이유가 없듯 통일에 특별한 이유가 있을 필요는 없다.
남북이 통일하려면 간절히 원하는 사람들이 있어야 하고 그 간절함이 다음 세대에 이어져야 한다. 통일을 누구보다 원하는 사람은 고향을 두고 온 실향민이다. 실향민 자손들이 세대를 이어 아버지와 할아버지 고향에 관심을 가지도록 해야 한다. 그런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 실향민 후손에게 '북한 국유지 우선매수권' 주자
실향민 후손들의 고향에 대한 관심이 실생활과 연계되고 실질적인 희망이 되도록 해야 한다.
예를 들면 실향민에게 '북한 국유지 우선매수권' 제도를 추진할 필요가 있다. 통일되면 두고 온 고향 토지 등 부동산을 우선으로 불하(拂下) 받을 권리를 신청받아 관리하는 일이다.
실향민 1세대가 북한에 부동산이 있었다면 통일 후 적절한 절차를 거쳐 해당 부동산을 다시 찾을 수 있는 권리를 주면 된다. 만약 실향민 1세대가 두고 온 고향에 부동산이 없었다면 통일 후 해당 지역 부동산 민간 매각 시 우선하여 살 수 있는 권리를 주는 것이다.
이북5도위원회가 실향민 1세대나 제2, 제3 세대 등에게 신청받아 관리하면 된다. 메타버스를 활용하여 해당지역을 실제처럼 늘 볼 수 있게 하면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게 할 수 있다.
▲ 1세대 실향민은 4만 명으로 거의...
실향민수는 2~3세까지 합하여 8백5십만 명에 이른다고 한다. 전쟁 직후인 1953년 사회부(현 행정자치부)가 추산한 전쟁 피난민은 61만 8721명이고 여기에 1945년 해방과 6·25 전쟁 발발 이전 38선을 넘어 내려온 사람들을 합치고 인구증가율을 가산한 숫자다.
통일부 자료에 따르면 2005년 인구주택총조사에서 71만 5천 명이 이산가족이라고 밝혔는데 통일부에 등록된 가족 기준으로는 약 13만 3천 명이다. 현재 남한에 생존하는 1세대 실향민은 약 4만여 명으로 평균연령은 84세이다. 또 2023년 7월 기준 북한이탈주민은 약 4만 명 수준이다.
▲ 북한 실향민, 대한민국 단기 고속 성장에 기여한 바 커
한 국가가 발전하여 성장하려면 지적밀도를 높이는 교육이 필요하다. 보잘것없던 대한민국이 세계 10위권에 들어갈 수 있었던 이유는 다른 후진국들은 따라올 수 없는 교육열을 바탕으로 한 우수한 인적자원 양산이었다. 본인들은 굶어 가면서도 희생적으로 공부시킨 우리 부모님 세대들의 공이 매우 크다.
식민지배를 받았고 사업 기반과 천연자원이 턱없이 부족한 한국, 대만, 홍콩, 싱가포르 등 네 나라가 반세기 만에 경제와 민주 발전을 이루며 선진국 대열에 올라선 것은 단기간에 고급인력을 확보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한국, 대만, 홍콩의 경우 북한과 중국 본토가 공산화되면서 교육받은 중산층 이상의 지식인이 몰려들어 지적 밀도가 급격히 높아져서 다른 후진국 들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고속 성장을 할 수 있었다.
마치 나치가 유럽을 석권하면서 유대인을 탄압하자 최고급 수준의 유대인 학자, 전문 기술자들이 미국으로 망명하면서 미국을 하루아침에 세계 최강국으로 만든 것과 같은 현상이 중국, 북한 공산화로 반복된 것으로 볼 수도 있다.
남북 아메리카에 20개국이 있지만 미국이 가장 개방된 나라로 고급인력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였다. 같은 시기에 신대륙에 나라를 세운 남북미 국가 중에서 미국과 캐나다만이 앞선 나라가 될 수 있었던 이유다.
중국의 경우는 10억 명이 넘는 인구를 가진 중국에서 고급 인재들 대부분이 인구 2천만 명밖에 안 되는 대만에 몰려들어 하루아침에 총인구당 고급인력 비례를 표시하는 지적 밀도가 급상승해 빠른 성장을 할 수 있었다.
한국은 6.25 전쟁 당시 북한 지역에 있던, 교육받은 중산층 90% 이상이 한국으로 넘어왔다. 교육 수준이 높은 실향민 대부분은 근면 성실해 경제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
▲ 점점 멀어져 가는 통일 열망 2023년 9월 12일 통일부 홈페이지에 게재된 '70년의 기다림, 북한이산가족이야기'에 따르면 이산가족 1세대는 전쟁을 직접 겪은 고령자로서 ‘민족공동체 회복’과 ‘민족 동질성 회복’으로 통일에 대해 당연하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전쟁을 겪지 않은 2~3세대(MZ세대 포함)는 통일에 대한 손익계산을 명확하게 드러낸다고 한다.
KBS가 2023년 8월 9일 발표한 '국민 통일의식조사'에 따르면 통일에 대해 ‘큰 부담만 없다면 통일되는 것이 좋다’(51.3%)는 의견이 가장 많았다. 한편, ‘상당 기간 현 공존상태를 유지해야 한다’(15.6%)는 의견과 '통일이 되지 않는 편이 낫다'(15.8%)라는 부정적인 의견도 31.4%나 된다.
나무위키 자료에 따르면 실향민 2세를 대상으로 고향을 물으면 어떻게 대답하겠느냐는 설문에 응답자의 46%가 '자신이 태어난 고향을 말한 뒤 이북 계라고 말한다'라고 응답했고, 응답자의 42%가 '아버지의 고향은 곧 나의 고향이므로 바로 북한의 지명을 말한다'라고 응답해 실향민 2세들의 계승의식이 강력하다는 것을 보여줬다.
그런데 3세들은 북한이탈주민으로 오해받을까 우려해 조부모의 고향에 대한 강력한 프라이드가 없으면 그냥 남한의 출생지를 말한다고 한다.
▲ 고향 잃은 한(限)이 역할과 희망으로 바뀌도록 하자
'북한 국유지 우선매수권'을 실향민에게 신청받아 체계적으로 관리하면 원 세대 실향민의 한(限)이 후손에는 희망으로 승화된다. 자연스럽게 실향민 후손들이 통일을 염원하는 세력의 중심으로 활동하게 된다.
'북한 국유지 우선매수권' 제도 시행은 실향민 후손의 권익 보호와 역사적 정당성을 부여하는 일이다. 이는 단순한 경제적 권리가 아니라, 잃어버린 고향에 대한 국가 차원의 정당한 정신적 보상과도 같다. 실향민 후손들은 통일 과정과 통일 후에도 자연스럽게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통일이 되면 북한 지역의 재건과 발전에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 이때 실향민 후손들은 고향에 대한 깊은 애정과 이해를 바탕으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우선 매수권을 바탕으로 자연스럽게 해당 지역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투자로 이어진다.
이는 단순히 경제적 투자를 넘어 지역 사회의 안정과 발전, 그리고 남북 경제 격차를 민간 차원에서 단기간에 줄일 수 있다.
'북한 국유지 우선매수권' 정책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사전에 몇 가지 준비해야 한다. 첫째, 실향민에게 북한 지역의 재산에 대해 신청받아 기록으로 남겨 관리해야 한다. 둘째, 통일 이후 우선매수권 법적 체계를 미리 마련해 실향민 후손에게 진정성을 갖도록 해야 한다.
필자 역시 아버님과 할아버지는 구철원, 어머님은 황해도가 고향이다. 연간 약 100원의 예산을 사용하는 이북5도위원회가 실향민 후손들이 통일에 대한 중심 세력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특별한 예산 소요없이 추진 가능한 '북한 국유지 우선매수권' 정책을 적극 검토하기를 기대한다.
<한경닷컴 The Lifeist> 칼럼니스트 박대석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
남북이 통일하려면 간절히 원하는 사람들이 있어야 하고 그 간절함이 다음 세대에 이어져야 한다. 통일을 누구보다 원하는 사람은 고향을 두고 온 실향민이다. 실향민 자손들이 세대를 이어 아버지와 할아버지 고향에 관심을 가지도록 해야 한다. 그런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 실향민 후손에게 '북한 국유지 우선매수권' 주자
실향민 후손들의 고향에 대한 관심이 실생활과 연계되고 실질적인 희망이 되도록 해야 한다.
예를 들면 실향민에게 '북한 국유지 우선매수권' 제도를 추진할 필요가 있다. 통일되면 두고 온 고향 토지 등 부동산을 우선으로 불하(拂下) 받을 권리를 신청받아 관리하는 일이다.
실향민 1세대가 북한에 부동산이 있었다면 통일 후 적절한 절차를 거쳐 해당 부동산을 다시 찾을 수 있는 권리를 주면 된다. 만약 실향민 1세대가 두고 온 고향에 부동산이 없었다면 통일 후 해당 지역 부동산 민간 매각 시 우선하여 살 수 있는 권리를 주는 것이다.
이북5도위원회가 실향민 1세대나 제2, 제3 세대 등에게 신청받아 관리하면 된다. 메타버스를 활용하여 해당지역을 실제처럼 늘 볼 수 있게 하면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게 할 수 있다.
▲ 1세대 실향민은 4만 명으로 거의...
실향민수는 2~3세까지 합하여 8백5십만 명에 이른다고 한다. 전쟁 직후인 1953년 사회부(현 행정자치부)가 추산한 전쟁 피난민은 61만 8721명이고 여기에 1945년 해방과 6·25 전쟁 발발 이전 38선을 넘어 내려온 사람들을 합치고 인구증가율을 가산한 숫자다.
통일부 자료에 따르면 2005년 인구주택총조사에서 71만 5천 명이 이산가족이라고 밝혔는데 통일부에 등록된 가족 기준으로는 약 13만 3천 명이다. 현재 남한에 생존하는 1세대 실향민은 약 4만여 명으로 평균연령은 84세이다. 또 2023년 7월 기준 북한이탈주민은 약 4만 명 수준이다.
▲ 북한 실향민, 대한민국 단기 고속 성장에 기여한 바 커
한 국가가 발전하여 성장하려면 지적밀도를 높이는 교육이 필요하다. 보잘것없던 대한민국이 세계 10위권에 들어갈 수 있었던 이유는 다른 후진국들은 따라올 수 없는 교육열을 바탕으로 한 우수한 인적자원 양산이었다. 본인들은 굶어 가면서도 희생적으로 공부시킨 우리 부모님 세대들의 공이 매우 크다.
식민지배를 받았고 사업 기반과 천연자원이 턱없이 부족한 한국, 대만, 홍콩, 싱가포르 등 네 나라가 반세기 만에 경제와 민주 발전을 이루며 선진국 대열에 올라선 것은 단기간에 고급인력을 확보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한국, 대만, 홍콩의 경우 북한과 중국 본토가 공산화되면서 교육받은 중산층 이상의 지식인이 몰려들어 지적 밀도가 급격히 높아져서 다른 후진국 들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고속 성장을 할 수 있었다.
마치 나치가 유럽을 석권하면서 유대인을 탄압하자 최고급 수준의 유대인 학자, 전문 기술자들이 미국으로 망명하면서 미국을 하루아침에 세계 최강국으로 만든 것과 같은 현상이 중국, 북한 공산화로 반복된 것으로 볼 수도 있다.
남북 아메리카에 20개국이 있지만 미국이 가장 개방된 나라로 고급인력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였다. 같은 시기에 신대륙에 나라를 세운 남북미 국가 중에서 미국과 캐나다만이 앞선 나라가 될 수 있었던 이유다.
중국의 경우는 10억 명이 넘는 인구를 가진 중국에서 고급 인재들 대부분이 인구 2천만 명밖에 안 되는 대만에 몰려들어 하루아침에 총인구당 고급인력 비례를 표시하는 지적 밀도가 급상승해 빠른 성장을 할 수 있었다.
한국은 6.25 전쟁 당시 북한 지역에 있던, 교육받은 중산층 90% 이상이 한국으로 넘어왔다. 교육 수준이 높은 실향민 대부분은 근면 성실해 경제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
▲ 점점 멀어져 가는 통일 열망 2023년 9월 12일 통일부 홈페이지에 게재된 '70년의 기다림, 북한이산가족이야기'에 따르면 이산가족 1세대는 전쟁을 직접 겪은 고령자로서 ‘민족공동체 회복’과 ‘민족 동질성 회복’으로 통일에 대해 당연하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전쟁을 겪지 않은 2~3세대(MZ세대 포함)는 통일에 대한 손익계산을 명확하게 드러낸다고 한다.
KBS가 2023년 8월 9일 발표한 '국민 통일의식조사'에 따르면 통일에 대해 ‘큰 부담만 없다면 통일되는 것이 좋다’(51.3%)는 의견이 가장 많았다. 한편, ‘상당 기간 현 공존상태를 유지해야 한다’(15.6%)는 의견과 '통일이 되지 않는 편이 낫다'(15.8%)라는 부정적인 의견도 31.4%나 된다.
나무위키 자료에 따르면 실향민 2세를 대상으로 고향을 물으면 어떻게 대답하겠느냐는 설문에 응답자의 46%가 '자신이 태어난 고향을 말한 뒤 이북 계라고 말한다'라고 응답했고, 응답자의 42%가 '아버지의 고향은 곧 나의 고향이므로 바로 북한의 지명을 말한다'라고 응답해 실향민 2세들의 계승의식이 강력하다는 것을 보여줬다.
그런데 3세들은 북한이탈주민으로 오해받을까 우려해 조부모의 고향에 대한 강력한 프라이드가 없으면 그냥 남한의 출생지를 말한다고 한다.
▲ 고향 잃은 한(限)이 역할과 희망으로 바뀌도록 하자
'북한 국유지 우선매수권'을 실향민에게 신청받아 체계적으로 관리하면 원 세대 실향민의 한(限)이 후손에는 희망으로 승화된다. 자연스럽게 실향민 후손들이 통일을 염원하는 세력의 중심으로 활동하게 된다.
'북한 국유지 우선매수권' 제도 시행은 실향민 후손의 권익 보호와 역사적 정당성을 부여하는 일이다. 이는 단순한 경제적 권리가 아니라, 잃어버린 고향에 대한 국가 차원의 정당한 정신적 보상과도 같다. 실향민 후손들은 통일 과정과 통일 후에도 자연스럽게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통일이 되면 북한 지역의 재건과 발전에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 이때 실향민 후손들은 고향에 대한 깊은 애정과 이해를 바탕으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우선 매수권을 바탕으로 자연스럽게 해당 지역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투자로 이어진다.
이는 단순히 경제적 투자를 넘어 지역 사회의 안정과 발전, 그리고 남북 경제 격차를 민간 차원에서 단기간에 줄일 수 있다.
'북한 국유지 우선매수권' 정책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사전에 몇 가지 준비해야 한다. 첫째, 실향민에게 북한 지역의 재산에 대해 신청받아 기록으로 남겨 관리해야 한다. 둘째, 통일 이후 우선매수권 법적 체계를 미리 마련해 실향민 후손에게 진정성을 갖도록 해야 한다.
필자 역시 아버님과 할아버지는 구철원, 어머님은 황해도가 고향이다. 연간 약 100원의 예산을 사용하는 이북5도위원회가 실향민 후손들이 통일에 대한 중심 세력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특별한 예산 소요없이 추진 가능한 '북한 국유지 우선매수권' 정책을 적극 검토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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