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동해 석유가스전 첫 시추 시작…성공하면 2035년 상업 가동
경북 포항시 영일만 앞바다에서 석유·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기초 탐사 결과가 발표되면서 정부가 올 연말부터 동해 심해 석유·가스전 탐사 시추 일정에 돌입한다. 첫 탐사부터 생산까지 최소 7년 이상이 걸리는 대한민국 건국 이래 최대 자원 탐사 프로젝트가 될 전망이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석유공사는 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긴급 기자브리핑’을 갖고 올해 연말부터 자원 부존 여부를 확인하는 시추 작업에 나서고 내년 상반기 중 구체적인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최남호 산업부2차관은 “1공 시추를 연말에 시작해 내년 상반기 중에 부존 여부와 부존량 등을 알 수 있을 것”이라며 “1공을 뚫는데 1000억원의 재정이 필요하고 성공확률은 20%로 최소 5번은 뚫어야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석유·가스 개발은 △물리 탐사자료 취득 △전산 처리 △자료 해석 △유망 구조 도출(석유가 발견될 전망이 있는 구조) △탐사 시추(지하자원을 탐사하기 위해 땅속 깊이 구멍을 파는 작업) △개발·생산 등의 단계를 밟아 진행된다.

정부는 지난해 2월 미국 심해기술평가 전문기업인 액트지오에 물리 탐사를 의뢰해 동해 심해에 석유·가스 유망 구조가 있다는 점을 발견한 상태다. 정부가 물리탐사 자료 해석을 통해 산출한 ‘탐사자원량’은 최소 35억배럴, 최대 140억배럴이다. 탐사자원량은 추정 매장량으로 아직 시추를 통해 확인된 수치는 아니다.

정부는 오는 12월 첫 시추를 시작으로 2026년까지 최소 5개 이상의 탐사 시추를 통해 실제 부존 여부부터 부존량을 확인할 계획이다. 부존 여부가 확인되면 경제성 검토를 거쳐 상업 개발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 개발을 위한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 지 등에 대한 논의도 범정부 차원에서 논의될 전망이다.

개발의 경제성이 입증되면 정부는 본격적인 상업 개발에 들어갈 전망이다. 일반적으로 첫 탐사부터 생산까지는 약 7∼10년이 걸리며 생산 기간은 약 30년이다. 최 차관은 “2027년이나 2028년쯤 공사를 시작해 2035년 정도에 상업적 개발이 시작될 수 있을 것”이라며 “매장이 확인되도 우리가 (개발)경험이 없고 기술도 부족해 해외 메이저 기업 투자는 필수로 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석유공사는 아직 탐사가 실시되지 않은 지역에 대해서도 탐사를 이어갈 계획이다. 현재까지 정부가 탐사를 진행한 지역은 전체 광권의 약 3분의1 수준이다. 김동섭 석유공사 사장은 “(2004년 성공한)동해 가스전은 10번 실패하고 11번째에 성공해 산유국이 될 수 있었지만, 심해는 한 번 뚫는 데 1000억원이 들어 여러 번 시도할 여력이 없다”며 “지속적으로 가능성 지역을 넓혀가면서 성공확률을 높여가겠다”고 말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