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500보다 3배 많이 올랐다…6일 액면분할하는 이 종목 [양병훈의 해외주식 꿀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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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레스토랑 체인 치폴레 돌풍
최근 2년간 영업이익 2배 급증
미국 히스패닉 인구 늘고 있고
MZ세대들도 멕시코 음식 선호
유기농 재료 선호 흐름에 맞아
"유럽 등 해외 진출 강화하고
북미 매장은 7000개로 늘릴 것"
최근 2년간 영업이익 2배 급증
미국 히스패닉 인구 늘고 있고
MZ세대들도 멕시코 음식 선호
유기농 재료 선호 흐름에 맞아
"유럽 등 해외 진출 강화하고
북미 매장은 7000개로 늘릴 것"
해외 투자의 길잡이가 되겠습니다. 해외 증시에 대한 최근 이슈와 전문가 견해, 그리고 유용한 데이터를 찾아볼 수 있는 꿀팁을 전합니다.
미국 레스토랑 체인점 치폴레멕시칸그릴(CMG) 주가가 무서운 상승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 종목은 지난해 10월 27일(미국시간)부터 반등하기 시작해 지난달 말까지 73.24% 올랐습니다. 상승률이 같은 기간 S&P500지수(27.56%)의 세 배 가까이 됩니다. 기술주가 주름잡는 미국 증시에서 레스토랑 체인점 주가가 이렇게 많이 올랐다니, 눈길이 가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 종목의 시가총액은 100조원이 넘어 누군가 인위적으로 주가를 띄웠을 가능성도 거의 없습니다.
CMG 주가가 많이 오른 가장 직접적인 이유는 물론 실적 개선입니다. 이 종목의 영업이익은 2021년 8억5500만달러→2022년 12억100만달러→2023년 16억1500만달러 등으로 최근 2년 동안 곱절이 됐습니다. 올해 실적 전망치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습니다. 금융정보업체 레피니티브에 따르면 CMG의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6개월 전 18억7100만달러, 3개월 전 18억8400만달러, 최근 19억5600만달러 등으로 상향조정 됐습니다. 높은 주주환원율도 주가 상승에 긍정적 영향을 준 것으로 보입니다. CMG는 배당을 하지 않지만, 자사주 매입을 제법 많이 합니다. CMG는 지난 2월 "오는 2분기에 자사주를 19억달러어치 매입하겠다"고 발표했고, 지난달에는 이 규모를 1억달러 더 늘렸습니다. 최근 액면 분할 방침을 밝힌 것도 호재였습니다. CMG는 지난 3월 이사회에서 50 대 1로 주식을 액면분할 하겠다는 계획을 밝고, 오는 6일 오전 8시(한국시간 이날 자정) 주주총회를 열고 이 안건을 승인할 예정입니다. 물론 안건 통과는 거의 확실시됩니다.
CMG는 이름에서 드러나듯 멕시코 음식 전문점입니다. 네이버에서 검색해 보면 미국 여행을 간 한국 사람이 CMG에서 타코, 브리토 등 멕시코 음식을 사 먹고 올린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CMG 매장 이용 방법은 우리나라에도 많은 샌드위치 체인점 써브웨이와 비슷합니다. 진열대에 놓인 재료 중 먹고 싶은 걸 골라 브리토 등에 넣어서 먹는 방식이죠. 이 기업은 미국, 캐나다 등 북미를 비롯해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유럽에도 매장이 있으며 수는 약 3500개에 달합니다. CMG는 향후 북미에서만 7000개가 넘는 매장을 운영하겠다는 목표를 세웠고 중동 진출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아쉽게도 한국에는 아직 CMG 매장이 없습니다. 이 체인점이 미국에서 왜 이렇게 큰 인기를 끌고 있을까요. 일차적으로는 최근 미국에서 히스패닉계(중남미에서 미국으로 이주한 사람) 인구의 비중이 커진 게 원인으로 보입니다. 미국 인구 중 히스패닉계가 차지하는 비중은 1980년 7%에서 2021년 19%로 급증했습니다. 과거 이들은 주로 저임금 단순노동을 했지만 이제는 그렇게 보기도 어렵습니다. 미국 판사 중 히스패닉계 비중은 지난해 9.7%에 달했습니다. 멕시코 출신이 히스패닉계의 과반수를 차지합니다. '히스패닉 이코노미'라는 말이 나올 지경입니다.
히스패닉만 멕시코 음식을 좋아하는 것도 아닙니다. 기존 미국인 사이에서도 최근 멕시코 음식의 인기가 높아졌는데요. 미국 정부 산하 글로벌미디어국(USAGM)이 운영하는 국제 방송 '미국의소리(VOA)'는 최근 "여러 세대에 걸쳐 미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외국 음식은 이탈리아 음식이었지만, 이제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며 밀레니얼세대(28~43세)는 멕시코 음식을 더 좋아한다고 말하는 최초의 세대이며, Z세대(9~24세)는 멕시코 음식에 대한 '갈망'이 깊다"고 보도했습니다. 멕시코 음식이 신선한 야채와 과일을 많이 사용하고 향신료로 풍부한 맛을 내며, 기호에 따라 재료를 선택적으로 넣을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인기를 끌고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한 미국인은 "멕시코 음식을 싸게 먹을 수 있으면서 맛도 좋고, 소비자가 보는 앞에서 바로 만들어 준다는 점 때문에 CMG가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경쟁 업체인 타코벨보다 음식이 맛있고 양도 많아서 더 낫다는 평가가 많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에서 유학 생활을 했던 한 한국인은 "비건(완전 채식주의자)이 CMG에서 재료를 조합해 자기가 먹을 수 있는 브리토를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며 "다양한 기호를 충족시킬 수 있어 젊은 층이 좋아한다"고 했습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