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기업 승계의 핵심은 경영권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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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권을 재산으로 접근해선 안 돼
기업을 유지·성장할 책임 고려해야
신현한 연세대 경영대학 교수·前 증권학회 회장
기업을 유지·성장할 책임 고려해야
신현한 연세대 경영대학 교수·前 증권학회 회장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는 속담이 있다. 여럿이 힘을 합치면 작은 배로도 대양을 항해할 수 있어야 할 텐데 오히려 산으로 간다니 늘 이상과는 다른 것이 현실인 것 같다. 안타깝게도 이런 일이 기업 상속에서는 비일비재하다. 창업주가 사망하고 상속인인 배우자와 자녀들이 창업주의 지분을 균등하게 상속받으면서 기업의 존속에 위협이 되는 경우가 다반사다.
창업주 임성기 명예회장 별세 후 부인과 장녀가 장남과 대립했던 한미사이언스 경영권 분쟁이나 구자학 회장 별세 후 불거진 ‘남매의 난’으로 세간의 주목을 받은 아워홈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처럼 선대회장의 죽음에 따른 지분의 균등 상속은 상속인 간에 분쟁을 야기하고 결국 회사 경영권이 외부로 넘어갈 수 있는 상황이 벌어진다. 회사 지분도 사고팔 수 있는 것임은 틀림없지만 상속인들의 지분 거래는 곧 경영권 거래를 의미한다. 경영권이 흔들릴 때 기업의 장·단기 성과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아는 사실이다.
경영권 승계는 기업의 운명을 결정짓는 중요한 작업이다. 국내에선 1950년대 이후 수많은 기업이 탄생했다. 그중에는 대기업이나 중견기업으로 성장한 회사도 있다. 이 가운데 적지 않은 기업이 승계 과정에서 잡음이 일고 있다. 이는 많은 사람이 기업 경영권을 재산의 관점에서 접근하기 때문이다.
재산과 경영권은 서로 연결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본질은 다르다. 우선 경영권은 개인 재산이라는 속성보다 기업을 올바로 이끌 책임과 의무가 따른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재산과 다르다. 기업 경영권은 기업을 운영하고 의사결정을 내리는 권한인 반면 부동산, 예금 등 일반적인 재산은 상속 과정에서 골고루 나누거나 사정에 따라 상속인들이 분배했을 때 경영권과 달리 기업의 이해관계자에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하지만 기업 경영권과 관련된 주식을 상속하는 일은 이와는 완전히 다르다. 기업 경영권을 받은 후계자는 기업을 안정적이고 지속해서 성장시켜야 하는 막중한 책임이 생긴다. 이 책임의 무게가 일반적인 재산과 경영권의 차이를 만들어낸다. 경영권을 일반 재산처럼 균등 상속하면 세대를 거치며 대주주의 지분은 일반 재산보다 빠르게 희석된다. 이 경우 기업은 늘 경영권 위협에 시달리고, 지분을 가진 일부 친인척은 지분을 매각해 현금화하거나, 일부 사업을 떼어내 계열분리를 시도할 수 있다.
경영권 불안정은 사업 집중력을 저하시키고, 결과적으로 기업 경쟁력을 약화한다. 많은 기업이 1인 승계를 하는 이유다. 예를 들어, 창업주가 100% 지분을 소유했다고 해도 사망하는 순간 60%의 지분을 매각해 상속세를 납부해야 하며, 자녀에게는 40%의 지분만 상속된다. 4명의 자녀에게 지분을 균등 상속하고, 4명 중 3명의 상속인이 자신의 지분을 시장에서 매각한다면 1대주주의 지분은 10%로 줄어든다. 이런 과정에서 회사가 정상적으로 운영될 것으로 믿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경영 안정을 이유로 승계받은 경영권과 관련한 지분은 함부로 사고팔기 어렵다. 지난 수십 년간 상장기업 중 상당수는 2세나 3세에게 지분을 증여 혹은 상속했지만, 아직 경영권을 위한 대주주 지분율에 큰 변화가 없고 오히려 늘어난 곳이 많다. 이는 경영을 책임진 2세나 3세가 부모 지분을 물려받아도 이를 매각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공이 많아 배가 산으로 가는 일이 없으려면 기업의 지분을 상속할 때 경영권과 재산을 구분하는 지혜가 더욱 필요하다.
창업주 임성기 명예회장 별세 후 부인과 장녀가 장남과 대립했던 한미사이언스 경영권 분쟁이나 구자학 회장 별세 후 불거진 ‘남매의 난’으로 세간의 주목을 받은 아워홈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처럼 선대회장의 죽음에 따른 지분의 균등 상속은 상속인 간에 분쟁을 야기하고 결국 회사 경영권이 외부로 넘어갈 수 있는 상황이 벌어진다. 회사 지분도 사고팔 수 있는 것임은 틀림없지만 상속인들의 지분 거래는 곧 경영권 거래를 의미한다. 경영권이 흔들릴 때 기업의 장·단기 성과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아는 사실이다.
경영권 승계는 기업의 운명을 결정짓는 중요한 작업이다. 국내에선 1950년대 이후 수많은 기업이 탄생했다. 그중에는 대기업이나 중견기업으로 성장한 회사도 있다. 이 가운데 적지 않은 기업이 승계 과정에서 잡음이 일고 있다. 이는 많은 사람이 기업 경영권을 재산의 관점에서 접근하기 때문이다.
재산과 경영권은 서로 연결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본질은 다르다. 우선 경영권은 개인 재산이라는 속성보다 기업을 올바로 이끌 책임과 의무가 따른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재산과 다르다. 기업 경영권은 기업을 운영하고 의사결정을 내리는 권한인 반면 부동산, 예금 등 일반적인 재산은 상속 과정에서 골고루 나누거나 사정에 따라 상속인들이 분배했을 때 경영권과 달리 기업의 이해관계자에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하지만 기업 경영권과 관련된 주식을 상속하는 일은 이와는 완전히 다르다. 기업 경영권을 받은 후계자는 기업을 안정적이고 지속해서 성장시켜야 하는 막중한 책임이 생긴다. 이 책임의 무게가 일반적인 재산과 경영권의 차이를 만들어낸다. 경영권을 일반 재산처럼 균등 상속하면 세대를 거치며 대주주의 지분은 일반 재산보다 빠르게 희석된다. 이 경우 기업은 늘 경영권 위협에 시달리고, 지분을 가진 일부 친인척은 지분을 매각해 현금화하거나, 일부 사업을 떼어내 계열분리를 시도할 수 있다.
경영권 불안정은 사업 집중력을 저하시키고, 결과적으로 기업 경쟁력을 약화한다. 많은 기업이 1인 승계를 하는 이유다. 예를 들어, 창업주가 100% 지분을 소유했다고 해도 사망하는 순간 60%의 지분을 매각해 상속세를 납부해야 하며, 자녀에게는 40%의 지분만 상속된다. 4명의 자녀에게 지분을 균등 상속하고, 4명 중 3명의 상속인이 자신의 지분을 시장에서 매각한다면 1대주주의 지분은 10%로 줄어든다. 이런 과정에서 회사가 정상적으로 운영될 것으로 믿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경영 안정을 이유로 승계받은 경영권과 관련한 지분은 함부로 사고팔기 어렵다. 지난 수십 년간 상장기업 중 상당수는 2세나 3세에게 지분을 증여 혹은 상속했지만, 아직 경영권을 위한 대주주 지분율에 큰 변화가 없고 오히려 늘어난 곳이 많다. 이는 경영을 책임진 2세나 3세가 부모 지분을 물려받아도 이를 매각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공이 많아 배가 산으로 가는 일이 없으려면 기업의 지분을 상속할 때 경영권과 재산을 구분하는 지혜가 더욱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