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웹툰 본사이자 미국 법인인 웹툰엔터테인먼트가 나스닥 상장 초읽기에 들어갔다. 한국이 만든 웹툰이 글로벌 문화산업의 한 축으로 인정받는 동시에 이 분야 종주국으로 위상을 확인하는 이정표적 사건이다. 시장에선 이 회사의 기업가치를 5조원 안팎으로 평가하고 있다.

그동안 혁신을 통해 웹툰 종주국으로 입지를 다져온 결과다. 디지털 시대가 도래하자 기존 종이 중심 만화시장의 제작·유통·소비 방식을 모바일·PC에 맞춰 송두리째 바꿔놓았다. 아이디어와 실력만 있으면 누구나 콘텐츠를 올려 작가로 데뷔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마련하고, 이들과 수익을 배분하면서 선순환 구조를 만들었다. 국내 성공 모델을 기반으로 발 빠르게 해외로 진출해 현지화한 것도 주효했다. 이 결과 지난해 전 세계 웹툰 플랫폼 매출 상위 5개 중 1~4위를 네이버와 카카오의 자회사들이 휩쓸었다. 만화 종주국으로 자처하던 미국과 일본 시장 1위도 이들의 현지 자회사가 차지했다. 웹툰엔터테인먼트만 해도 세계 150개국에서 약 2400만 명의 창작자와 1억7000만 명의 월간활성이용자(MAU)를 확보했다.

K웹툰은 팝, 드라마, 게임에 이은 우리나라 콘텐츠산업의 차세대 주력인 동시에 한국이 세계적인 플랫폼을 보유한 유일한 분야다. 최근 들어선 IP(지식재산권) 확장의 보고로도 각광받고 있다. 물론 장밋빛만은 아니다. 시장이 정점을 찍었다는 평가와 함께 상당수 회사가 적자를 면치 못하는 게 현실이다. 웹툰엔터테인먼트도 지난해 12억8000만달러(약 1조7700억원)의 매출을 올린 가운데 1억4500만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카카오의 웹툰 자회사 카카오픽코마는 최근 유럽 진출 3년 만에 사업을 접기도 했다. K팝과 마찬가지도 K웹툰에서 K를 떼야 산다는 지적이 나온다. 네이버웹툰 나스닥 상장이 이런 분위기를 확 떨쳐내고 K콘텐츠의 글로벌 도약을 이끄는 새로운 전기가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