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백화점 잠실점이 전면 리뉴얼 시기를 내년 상반기로 미루기로 가닥을 잡았다. 올해 리뉴얼을 시작할 예정이었으나 공사가 진행되면 일부 매장 운영이 중단돼 매출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란 판단에서다. 올해는 신규 고객 유입 등에 집중, 연매출 3조원을 달성해 매출 1위인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을 따라잡겠다는 계획이다.

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내년 5월께 식품관을 시작으로 잠실점을 리뉴얼하기로 했다. 명품관 에비뉴엘·롯데월드몰과 붙어있는 잠실점은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가 2022년부터 추진 중인 ‘8대 점포 리뉴얼 계획’의 핵심이다. 롯데백화점이 운영하는 32개 점포 가운데 매출이 가장 많은 곳인 데다 잠실 롯데타운의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어서다. 롯데백화점은 그동안 잠실점 리뉴얼을 연내 시작하느냐, 내년으로 넘기느냐를 두고 저울질해왔다.

롯데백화점이 고심 끝에 잠실점 리뉴얼을 미룬 건 매출 타격을 최소화하려는 의도가 반영됐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롯데백화점 잠실점은 수년째 백화점 매출 1위인 신세계백화점 강남점과 치열한 매출 경쟁을 펼쳤지만 1위를 차지하진 못했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매출은 지난해 약 3조1000억원으로 사상 처음으로 연매출 3조원을 넘어섰다. 롯데백화점 잠실점은 약 2조7600억원(에비뉴엘·롯데월드몰 매출 포함)으로 집계됐다.

다른 점포의 리뉴얼이 동시다발로 이뤄지고 있는 것도 이번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롯데백화점은 최근 수원점을 타임빌라스라는 새 이름으로 재오픈하고, 대규모 쇼핑몰로 리뉴얼하고 있다. 연내 시작하려던 강남점 리뉴얼도 연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리뉴얼엔 적지 않은 돈이 드는데 롯데케미칼, 코리아세븐 등 다른 계열사들도 자금난을 겪고 있어 그룹 차원에서 롯데백화점을 추가 지원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잠실점은 규모가 크다보니 계획안 수립에 시간이 걸리고 있다"며 "리뉴얼 시점은 디자인 계획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했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