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 "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10월 말 美 승인 기대"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사진)은 오는 10월 말까지 미국 법무부가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합병을 승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당국의 합병 승인은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는 마지막 관문이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연차총회 참석차 두바이를 방문한 조 회장은 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10월 말까지 미국 정부의 승인을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2021년 아시아나항공과의 기업결합을 14개국에 신고했다. 올해 초 일본과 유럽연합(EU)의 승인을 받았다. 미국의 승인만 남겨 놓고 있다. 당초 대한항공은 올해 상반기까지 미국의 심사 절차가 마무리되는 것을 목표로 협상을 진행했으나 그 시기가 넉 달가량 밀렸다.

미국 법무부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간의 기업결합 심사 절차를 진행 중이다. 미국 당국은 아시아나 화물기 사업 매각 진행 상황과 장거리 여객 노선 조정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뒤 심사 결론을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조원태 "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10월 말 美 승인 기대"
조 회장은 “우리는 미국과 EU가 요구한 모든 걸 다 이행했다”며 “대한항공이 현재 합병을 위해 진행 중인 사항 외에 더 이상의 양보는 필요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조 회장은 다음달 미국 항공기 제조사 보잉의 항공기 30대를 발주할 수 있다고 밝혔다. 보잉의 잦은 사고 이후 대한항공이 유럽의 에어버스 항공기를 대량 구매하면서 보잉과 협력관계가 소원해지고 있다는 지적을 의식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조 회장은 “현재 보잉 787 드림라이너와 에어버스 A350을 놓고 고민하고 있으나 보잉 787을 주문할 가능성이 더 크다”며 “다음달 말 열리는 영국 판버러 국제 에어쇼에서 관련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조 회장은 안전성 문제를 의식한 듯 “보잉은 강한 회사”라며 “시간이 걸릴 수 있지만 (보잉) 경영진은 이겨낼 것이고, 그들을 믿는다”고 보잉에 대한 신뢰를 강조했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에어버스와 A321네오 항공기 20대 추가 주문 계약을 체결해 A321네오 보유 대수를 50대로 늘렸다. 올해 3월에는 137억6520만달러(약 18조원)를 투자해 에어버스 최신 중대형 항공기 A350 계열 기종 33대를 구매했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