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오랜 기간 불치병으로 여겨져 왔던, 암을 정복하기 위한 여정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현재 미국에선 세계 3대 암학회인 'ASCO'가 진행 중인데요. 전 세계에서 모인 4만여 명의 암 연구자들이 머리를 맞대고, 자사 임상 결과를 발표하고 있습니다. 실제 학회에 참가해 발표한 임상 결과에 따라, 바이오주들의 주가도 널뛰기하고 있는데요. 우리 시간으로 오늘 오전 진행된 머크의 PT 이후 알테오젠 역시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습니다. 도대체 어떤 얘기가 오갔길래 알테오젠이 불기둥을 쏘아 올리고 있는 것인지, 기업 가치엔 어떤 영향이 있는 것인지, 취재한 내용들 전해드리겠습니다.

<앵커>

알테오젠은 머크와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의 피하주사 독점 사용 계약을 맺은 회사입니다. 오늘 ASCO에서 머크의 발표 이후 주가가 급등 중인데, 발표 내용이 긍정적이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우선 머크는 자사 키트루다와 모더나의 mRNA 백신을 함께 사용한 임상 2b상 결과를 발표했는데요. 키트루다만 단독으로 쓴 것에 비해 19% 넘게 우수한 결과가 나왔습니다. 다만 이 발표 내용은 알테오젠과 직접적인 연관성은 크지 않아 보이고요.

중요한 건, 기존 머크의 키트루다가 획득한 적응증, 즉, 효과가 입증된 것에 대해선 추가 임상이 없어도 모두 SC, 피하주사로 전환 가능하다는 발언이었습니다. 알테오젠이 독점 사용권을 갖고 있는 만큼 여기에 시선이 모인 것이고요. 또한 머크 측은 키트루다를 대체할 면역항암제는 현재로선 없고, SC 제형을 활용해 초기 암 시장을 공략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SC, 그러니까 피하주사의 활용 범위가 빠르게 넓어질 수 있다는 거네요. SC가 얼마나 중요하길래 이런 얘기들이 나오는 겁니까?

<기자>

쉽게 설명해 드리면요. 우리가 아플 때 약을 쓰는 방법이 뭐가 있습니까? 알약이든 물약이든, 입으로 먹는 방법이 하나 있고요. 주사를 직접 놓기도 하죠. 여기서 주사를 놓는 방식이 크게 두 가지로 나뉘는데, 정맥에 바늘을 꽂는 정맥주사와, 피하(皮下), 말 그대로 피부 아래에 주사를 놓는 방식입니다.

피하 주사는 굳이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피부 아래에 놓는 방식이어서 자가 투약도 가능한데요. 처음엔 자가면역질환 정도에만 사용했지만, 기술의 발전으로 현재는 항암제까지 범위가 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정맥주사는 병원에 가서 2~3시간은 맞아야 하는데, SC는 5분 안에 되기 때문에 주입 시간이 크게 줄고요. 주입 부작용도 낮출 수 있어서 전 세계적으로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실제 알테오젠뿐만 아니라 최근 유한양행이나 존슨앤드존슨 같은 기업들도 이번 ASCO에서 SC제형 임상 결과를 발표하며 주목받고 있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그만큼 피하주사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고, 머크는 알테오젠이 이걸 맡는다는 건데요. 그렇다면 알테오젠의 기대 수익은 얼마나 됩니까?

<기자>

구조적으로 보면, 머크의 키트루다 SC가 팔리는 것에서 로열티를 받는 구조인데요. 우선 지난해 키트루다의 전체 매출은 약 250억 달러, 우리 돈으로 34조 원입니다. 내년 허가가 이뤄진다면, 전체 매출에서 SC가 차지하는 비중은 점차 커질 것으로 점쳐지는 것이고요.

물론 '만족할 만한 수준'이라는 언급이 있긴 했지만, 로열티는 양사 계약상 공개되진 않았는데요. 시장에선 알테오젠이 2% 정도의 로열티를 받을 것으로 추정했었는데요. 그런데 최근 머크가 키트루다의 자체 임상 결과가 좋지 않으면서, '알테오젠의 몸값이 더 비쌀 것이다'라는 추측이 나오고, 5%까지 로열티를 올려잡는 목소리도 있고요.

그래서 이게 얼마냐고 한다면, 내년 허가, 성공 확률 90%를 적용할 경우 로열티가 2%일때는 4조 8천억 원, 5%를 적용하면 8조 8천억 원까지도 가치를 내다보고 있습니다. 다만 로열티의 경우 어디까지나 시장의 추측이라는 점, 다시 한번 강조해 드립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정 기자, 오늘 소식 한 줄로 정리해 보면요?

<기자>

알테오젠, 두 가지만 기억하세요. 'SC', '로열티'.


정호진기자 auva@wowtv.co.kr
"SC제형, 매우 중요"…알테오젠, 머크發 훈풍 [엔터프라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