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지' 분위기 바뀌었다…"폰 바꿀 때 맞춰 알뜰폰서 이통사로"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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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뜰폰 연내 1000만 가입자 달성 '빨간불'
5월 알뜰폰 번호이동 순증 규모 1만4451명
알뜰폰에서 이통3사로는 5만9276명 이동해
5월 알뜰폰 번호이동 순증 규모 1만4451명
알뜰폰에서 이통3사로는 5만9276명 이동해
"우리 매장에는 알뜰폰에서 이통(이동통신)3사로 다시 갈아타려고 오는 손님들이 꽤 많이 있어요."
지난 4일 이른바 '성지'(파격적 혜택을 내건 판매점을 뜻하는 은어)로 통하는 서울 구로구 신도림 휴대폰 집단상가에서 휴대폰을 판매하는 A씨는 이 같이 귀띔했다. 그는 "알뜰폰은 요금이 저렴한 대신 이통3사처럼 휴대폰을 새로 구매하면 주는 혜택이 딱히 없다. 그렇다 보니 알뜰폰을 쓰다가 휴대폰을 바꿀 때쯤 이통3사로 갈아타려 온 손님들이 최근에 많았다"고 전했다.
지난달 알뜰폰으로 번호 이동한 가입자 순증 규모는 1만명대에 머물렀다. 알뜰폰에서 이통3사로 넘어간 가입자 수도 계속 증가세로, 알뜰폰 시장 전반이 정체기에 들어서는 모양새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지난달 알뜰폰에서 이통3사로 넘어간 가입자 수는 5만9276명. 이는 지난 4월(5만4664명)과 전년 동월 대비(4만692명) 각각 8.4%, 45.7% 증가한 수치다.
반면 지난달 알뜰폰 번호이동 순증 규모는 1만4451명으로 전월(2만158명) 대비 28.3% 줄었다. 올해 들어 알뜰폰 가입자 순증 규모는 1월 7만8060명, 2월 6만5245명, 3월 4만5371명으로 뚝뚝 떨어지고 있다.
업계는 이처럼 알뜰폰의 입지가 점점 좁아지는 배경으로 이통사의 저렴한 5세대(5G) 요금제 출시와 전환지원금 등을 꼽았지만 현장 분위기는 조금 달랐다. 신도림 휴대폰 상가의 대다수 상인은 전환지원금 효과는 미미하다고 봤다.
이곳에서 10년 넘게 휴대폰을 판매했다는 B씨는 "전환지원금 때문에 알뜰폰에서 이통3사로 넘어가겠다는 손님은 단 한 명도 못봤다"며 "보통 신도림 집단상가에 오는 이유는 최신 기종 핸드폰을 싸게 사려고 오는 건데, 전환지원금 자체가 최신 폰에는 5만~10만원 정도밖에 안 나온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판매상 C씨도 "한참 알뜰폰 붐이 불 때보다 확실히 손님이 늘어나긴 했는데 전환지원금에 대해 알고 오는 손님은 절반도 채 되지 않는다"면서 "이통사가 아무리 저렴한 5G 요금제를 냈다고 해도 같은 가격으로 알뜰폰을 이용하면 거의 데이터를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다. 저렴한 요금제 때문에 이통3사로 다시 돌아간다는 것도 말이 안 된다"고 덧붙였다.
알뜰폰 시장이 정체기에 들어서면서 연내 알뜰폰 가입자 수 1000만명 돌파 가능성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정부 가계통신비 인하 정책이 이통3사에 집중된 데다 금융업계까지 알뜰폰 시장에 진출하면서 기존 중소 알뜰폰 사업자들 불만은 높아지고 있다.
이에 이상인 방송통신위원회 부위원장은 "알뜰폰 사업자에 대해서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협력해 지원 대책을 강하게 추진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으나, 알뜰폰 부정 개통을 막기 위한 정보보호 관리체계(ISMS) 인증 의무화 정도를 제외하면 눈에 띄는 대책이 안 보인다는 평가다.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알뜰폰 가입자 증가세가 둔화하는 가운데 정부가 계속 중재해 왔던 이통3사의 통신망을 임대하기 위한 망 도매대가 협상도 알뜰폰 업자들이 홀로 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알뜰폰에 대한 지원은 줄고 규제는 강화되는 상황이라 중소 사업자들 머리가 복잡하다"고 말했다.
유지희 한경닷컴 기자 keephee@hankyung.com
지난 4일 이른바 '성지'(파격적 혜택을 내건 판매점을 뜻하는 은어)로 통하는 서울 구로구 신도림 휴대폰 집단상가에서 휴대폰을 판매하는 A씨는 이 같이 귀띔했다. 그는 "알뜰폰은 요금이 저렴한 대신 이통3사처럼 휴대폰을 새로 구매하면 주는 혜택이 딱히 없다. 그렇다 보니 알뜰폰을 쓰다가 휴대폰을 바꿀 때쯤 이통3사로 갈아타려 온 손님들이 최근에 많았다"고 전했다.
지난달 알뜰폰으로 번호 이동한 가입자 순증 규모는 1만명대에 머물렀다. 알뜰폰에서 이통3사로 넘어간 가입자 수도 계속 증가세로, 알뜰폰 시장 전반이 정체기에 들어서는 모양새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지난달 알뜰폰에서 이통3사로 넘어간 가입자 수는 5만9276명. 이는 지난 4월(5만4664명)과 전년 동월 대비(4만692명) 각각 8.4%, 45.7% 증가한 수치다.
반면 지난달 알뜰폰 번호이동 순증 규모는 1만4451명으로 전월(2만158명) 대비 28.3% 줄었다. 올해 들어 알뜰폰 가입자 순증 규모는 1월 7만8060명, 2월 6만5245명, 3월 4만5371명으로 뚝뚝 떨어지고 있다.
업계는 이처럼 알뜰폰의 입지가 점점 좁아지는 배경으로 이통사의 저렴한 5세대(5G) 요금제 출시와 전환지원금 등을 꼽았지만 현장 분위기는 조금 달랐다. 신도림 휴대폰 상가의 대다수 상인은 전환지원금 효과는 미미하다고 봤다.
이곳에서 10년 넘게 휴대폰을 판매했다는 B씨는 "전환지원금 때문에 알뜰폰에서 이통3사로 넘어가겠다는 손님은 단 한 명도 못봤다"며 "보통 신도림 집단상가에 오는 이유는 최신 기종 핸드폰을 싸게 사려고 오는 건데, 전환지원금 자체가 최신 폰에는 5만~10만원 정도밖에 안 나온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판매상 C씨도 "한참 알뜰폰 붐이 불 때보다 확실히 손님이 늘어나긴 했는데 전환지원금에 대해 알고 오는 손님은 절반도 채 되지 않는다"면서 "이통사가 아무리 저렴한 5G 요금제를 냈다고 해도 같은 가격으로 알뜰폰을 이용하면 거의 데이터를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다. 저렴한 요금제 때문에 이통3사로 다시 돌아간다는 것도 말이 안 된다"고 덧붙였다.
알뜰폰 시장이 정체기에 들어서면서 연내 알뜰폰 가입자 수 1000만명 돌파 가능성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정부 가계통신비 인하 정책이 이통3사에 집중된 데다 금융업계까지 알뜰폰 시장에 진출하면서 기존 중소 알뜰폰 사업자들 불만은 높아지고 있다.
이에 이상인 방송통신위원회 부위원장은 "알뜰폰 사업자에 대해서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협력해 지원 대책을 강하게 추진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으나, 알뜰폰 부정 개통을 막기 위한 정보보호 관리체계(ISMS) 인증 의무화 정도를 제외하면 눈에 띄는 대책이 안 보인다는 평가다.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알뜰폰 가입자 증가세가 둔화하는 가운데 정부가 계속 중재해 왔던 이통3사의 통신망을 임대하기 위한 망 도매대가 협상도 알뜰폰 업자들이 홀로 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알뜰폰에 대한 지원은 줄고 규제는 강화되는 상황이라 중소 사업자들 머리가 복잡하다"고 말했다.
유지희 한경닷컴 기자 keep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