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22대 국회에서 1호 당론으로 추진하고 있는 민생지원금 법률이 집행적 법률로 권한쟁의심판 대상 가능성이 크다는 주장이 나왔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4일 국회의 입법권 남용 방지를 위한 정책 토론회에서 "민생지원금 지급 입법은 정부의 집행행위를 매개하지 않고, 입법을 통해 민생지원금 지급에 관한 구체적이고, 확정적인 사항까지 결정한다는 점에서 집행적 법률에 해당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집행적 법률은 법률이 법 집행의 일반적인 기준만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법률의 집행에 관한 사항을 매우 구체적으로 정하고 있어, 집행 과정에서의 재량 여지를 주지 않고 있는 법률을 말한다. 처분적 법률 개념과 많이 혼동되고 있지만, 헌법재판소는 집행적 법률을 처분적 법률이라고 지칭한 바 있다.

장영수 교수는 "민생지원금 입법이 전체 국민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일반성을 갖고 있지만, 구체적인 지급은 정부에서 하는 경우와는 달리 정부에 민생지원금 지급에 대한 재량의 여지를 두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장 교수는 "이는 정부의 핵심 권한 중 하나인 재정권을 사실상 국회가 행사하게 된다"라며 "삼권분리 위배가 심각하게 문제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토론자로 나선 신봉기 경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민생지원금법은 월권적 법률로서 행정입법 무력화를 넘어 행정부 무력화를 시도하는 것"이라며 "예산의 뒷받침 없는 민생지원금법 제정은 그 자체로서 위헌적인 것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이러한 예산편성권 침해의 의원 발의 법안은 결국 행정부의 권한을 침해해 권한쟁의심판의 대상이 되고, 동시에 그에 따른 효력정지 가처분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민생지원금은 집행적 법률로 권한쟁의심판 대상"
한창율기자 crh2090@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