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유튜버가 몽골 내 한국에 대한 인기를 실감했다며 올린 영상. 사진=유튜브 채널 유이뿅 캡처
최근 한 유튜버가 몽골 내 한국에 대한 인기를 실감했다며 올린 영상. 사진=유튜브 채널 유이뿅 캡처
지난달 19일 한 유명 유튜버가 올린 '한국어가 그냥 통해버리는 신기한 몽골'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화제를 모았다. 영상에 등장한 몽골 택시 기사는 비교적 유창하게 한국어를 구사하며 "몽골 내 한국 편의점 매장만 수백개고 한국 음식 인기가 많다"고 소개했다. 이 영상은 4일 기준 조회수 64만회를 기록했다.

최근 유통업체들이 잇따라 현지 시장 공략에 나서면서 몽골이 'K-프랜차이즈 각축장'이 됐다. 현지 내 한류 열풍으로 K푸드와 K컬처(문화)가 인기를 끌면서다. 몽골은 인구(350만명)가 많지는 않지만 전체 인구의 65%를 차지하는 35세 미만 젊은층 중심으로 한국에 대한 호감도가 높아 성장 잠재력이 높다는 점이 한국 업체들에겐 매력 포인트다.

특히 유통가는 현지 인구 상당수가 거주하는 수도 울란바토르다. 울란바토르는 '몽탄(몽골+동탄) 신도시'라는 별칭이 붙을 정도로 한국식 아파트와 음식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메가MGC커피 제공
사진=메가MGC커피 제공
국내 저가 커피 브랜드 메가MGC커피는 해외 첫 진출지로 몽골을 선택했다. 지난달 30일 문을 연 몽골 1호점은 울란바토르 중심부에 들어섰다. 몽골 진출은 현지 기업 '아시아파마'가 몽골 내 메가MGC커피 직영·가맹 사업권을 가진 마스터프랜차이즈(MF) 형태로 이뤄졌다.

메가MGC커피 관계자는 "몽골 현지 파트너가 한 달 전부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마케팅을 펼쳐왔고, 오픈 당일에는 몽골 유명 걸그룹이 축하공연을 하며 이슈가 됐다"고 귀띔했다. 회사 측은 테스트 기간을 거쳐 현지 특화메뉴도 선보일 계획이다.

롯데칠성음료는 지난달 말부터 작년 11월 출시한 맥주 '크러시'를 몽골에 수출하고 있다. 앞서 제품 마케팅의 일환으로 몽골 국립체육경기장에서 열리는 '다바이다샤 쇼&콘서트'에 주류 메인 스폰서로 참여해 브랜드를 알렸고 대형마트, 편의점 등 유통망을 통해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현지 문화와 소비자 취향을 반영한 브랜드 스토어를 운영하는 등 프로모션과 시음 이벤트도 진행한다.
몽골 현지에서 소비자가 크러시를 살펴보고 있는 모습. 사진=롯데칠성음료 제공
몽골 현지에서 소비자가 크러시를 살펴보고 있는 모습. 사진=롯데칠성음료 제공
이미 현지 젊은 층 위주로 호응을 얻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 롯데칠성음료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열린 크러시 출시 행사에만 약 2만명이 몰렸다. 회사 관계자는 "몽골은 과거 한국 맥주가 어느 정도 성과를 만들었던 시장이고 그간 꾸준히 맥주 수출 확대를 위해 노력해온 곳"이라며 "이미 현지 편의점 채널에서 한국식 소주나 맥주 판매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크러시 애호가층을 형성하면 점유율을 더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편의점 GS25 역시 지난달 18일 문을 연 몽골 내 첫 카페형 특화 매장 '시티타워점'에 하루 평균 700명 넘는 고객이 방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두커피를 비롯해 샌드위치와 도시락 등 제품이 잘 나가고 있다. GS25가 특화 매장을 선보인 건 경쟁사 CU가 2018년 몽골 진출 뒤 점포 400여개를 열며 편의점 점유율 1위를 차지하자 현지 맞춤 전략을 짠 것이다. 2021년 몽골에 진출해 280여개 점포를 둔 GS25는 차별화된 특화 매장을 통해 격차를 좁히고 있다.
몽골에 마련된 GS25 카페형 특화 매장에서 휴식을 취하는 사람들. 사진=GS리테일 제공
몽골에 마련된 GS25 카페형 특화 매장에서 휴식을 취하는 사람들. 사진=GS리테일 제공
특히 시티타워점은 오피스 상권에 위치해 직장인들이 많이 찾는다. 유목 생활로 우유에 친숙한 몽골인들 덕분에 원두커피 카테고리 중 라테류 매출 비중만 70%에 달한다. GS리테일 관계자는 "특화 매장에선 스페셜 원두로 만들어진 아메리카노와 라테류 등 다양한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며 "매장 내 취식 공간이 넓어 현지 직장인들 사이 '사교 모임을 갖기에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업계는 몽골에 진출하는 K프랜차이즈가 더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이미 국내 여러 기업이 현지에 안착하면서 '테스트베드'로서 가치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앞서 뚜레쥬르는 2016년 몽골에 1호점을 오픈한 이래 현재 19호점까지 확대했고, 2017년 진출한 롯데리아는 현지 대형 쇼핑몰에 5호점을 냈다. 지난해 9월 몽골에 1호점을 연 맘스터치는 젊은 세대 호응에 힘입어 다음달 6호점 개점을 앞두고 있다. 연말까지 10호점을 낼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몽골은 한국형 유통 시스템이 정착하기 좋은 환경을 가졌다고 평가된다"고 말했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